엄마의 야구일기

<우리 아이는 야구선수> 카페에 올라온 어느 어머니의 글입니다. 신임 야구협회 회장님! 부디 이런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주셔서 아이들의 삶에서 ‘야구’가 축복이 될 수 있도록 힘써주십시요.

엄마의 야구 일기

11살 아이가 말도 안되는 곳에서 야구하며 힘들어 할때 엄마는 울지 않았습니다. 학교일기를 대신해서 쓰던 아이의 야구 일기를 훔쳐 보면서 엄마는 우는 대신 야구하는 아들을 주제로 일기를 썼습니다.

열정적인 지도자분들과 함께 고단했지만 행복했던 12~13살때는 좀 더 많이 썼습니다. 선착순을 수도 없이 뛰고 초재기를 하고 나서 초주검이 된 아이에게 해 줄 말을 찾지 못해서, 마지막 이닝에 실책성 플레이를 해서 팀이 졌을때도, 화난 코치님께 혼나고 울면서 토해가며 혼자서 세카트 넘게 티를 치던 날도,팔이 펴지지 않아 벌벌 떨며 병원을 찾아다니던 날에도… 엄마는 일기를 썼더군요.

그런데 첫홈런을 친날, 완투승을 한날, 상을 받은날 그런 날들도 있었는데 그날엔 일기를 쓰지 않았습니다. 일기는 맘을 쓰다듬어야 할때 더 쓰고싶어지나봐요.

중학생이 되고 난후로는 높아진 운동장 문턱을 넘지 못해 운동하는 아들을 볼수가 없어서 일기거리가 없기도 했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다 보니 좀 달라졌습니다. 아들 보라고 산 야구책을 엄마 혼자서 열심히 읽고, 선수들이나 지도자들의 인터뷰기사를 찾아보고 복사하거나 캡쳐해서 열심히 아들과 공유 했습니다. 근육 관리사님의 스킬을 잘 봐두었다가 직접해주며 효과?를 살피기도 하고~매일매일 눈으로 키를 재면서 아마야구 전문 기자님들의 블로그를 찾아 보면서…

엄마도 늘 야구안에서 살았고 한순간도 지루하거나 싫지 않았습니다. 아들 친구들을 아들이라 부르고 자주오는 녀석들 칫솔엔 이름 써놓고~ㅎ그냥 엄마는 아들이 하는것과 모습은 달라도 엄마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해왔습니다.

최근에 계기가 있어서 내가 썼던 엄마의 야구 일기를 3년만에 보게 됐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이렇게 했었구나. 너와 나의 야구가 이랬었구나. 그때 이렇게 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 그래도 꼼수부리거나 비겁하지 않고 잘해왔구나.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따스함도 나누고 때로는 경쟁심에 긴장하면서도 뜨거운 운동장보다 더 뜨겁게 몸을 달구며 땀흘리고, 얼어붙은 운동장보다 더 얼어붙은 온몸을 핫팩 한두개에 의지하며 목놓아 화이팅을 외치는 너와 너의 친구들을 언제까지나 응원할게~!!!!”

이제 엄마의 야구도 고교야구의 문턱에 섰습니다. 다시 일기를 쓰려구요. 3년이지나고 다시 또 3년이 지난후에도 그때가 생각나 울며 웃으며 읽어보게 될거라 생각하면서요.

어머님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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