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속에 희망이 느껴지는 야구영화 <슈가>
얼마 전 야구영화 <슈가>를 가족들과 함께 보았습니다. 도미니카 야구학교 출신 마이너리거의 삶을 그린 영화인데요. 주인공 슈가가 공을 던질 때마다 내뱉는 거친 숨소리가 선명히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배경음악도 별로 들은게 없을 정도로 건조하구요. 메이저리거가 되어 가족을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겠다는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지만 말도 통하지 않고 수많은 경쟁자가 버티고 있는 마이너리그 생활은 만만치 않습니다. 약물까지 사용하며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애를 쓰지만 결국 압박감을 견뎌내지 못하고 무단으로 팀을 이탈합니다. 함께 뛰었던 동료가 살고 있는 뉴욕으로 무작정 건너가 푸에르토리코 출신 목공가게 사장의 도움으로 슈가는 야구선수가 아닌 제2의 삶을 이어나갑니다. 그곳 사회인 야구팀에서 슈가가 공을 던진 후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짓는 것으로 영화는 끝나는데요, 한때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던 선수들이 자신이 어디서 뛰었는지 한명씩 돌아가며 소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네요. 스스로를 실패자로 여기기보다는 당당함이 묻어납니다. 영화를 보는 중간에 아들이 이 영화가 ‘해피엔딩’이냐고 물었습니다. 그건 아마 슈가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었을테죠. 저는 당연히 ‘해피엔딩’이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영화 중간에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경기를 망친 슈가에게 코치가 조언을 해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기억할만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감정이 너를 이겨버렸군. 운동선수의 자질에 대한 진정한 시험은 (일어난 감정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돌아오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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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엔딩장면이 인상적인데 보고 싶으신 분은 댓글로 메일 남겨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