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를 위한 티칭 가이드

실수를 예상하기 『코치를 위한 티칭 가이드』

희망, 기대, 믿음도 선수, 코치 모두에게 필요한 정신적 준비지만 코치는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를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선수의 성장을 위해서나, 선수와의 관계를 위해서나.

봄에 발간 예정인 『코치를 위한 티칭 가이드』에서 발췌.

‘이 연습을 할 때 나올 수 있는 실수나 문제가 무엇일까?’

​코치가 연습을 준비하며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떠오르는 답을 적어나가면 몇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첫째, 선수가 실수를 했을 때 그 실수를 발견할 가능성이 커진다. 둘째, 예상했던 실수가 실제로 나타났을 때 보다 쉽게 대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수를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면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도구를 디자인하기도 쉬워진다.

​실수를 하거나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가정하고 연습 계획을 세우면 선수가 실제로 실수를 했을 때 화를 낼 확률도 확연히 줄어든다. 선수가 겪는 어려움이나 실수를 정신력이나 태도의 문제로 쉽게 단정짓기 보다는 배움이라는 게 본래 어렵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계기로 삼게 된다. 선수의 실수나 실패를 코치 자신의 문제해결 과제로 여기게 된다. 섣불리 선수를 비난하며 신뢰와 믿음을 잃지 않게 된다.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잔소리를 선수들에게 쏟아붓지 않게 된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피드백은 피드백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가끔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피드백에 격한 감정이나 편견이 섞여 있으면 선수는 피드백의 내용보다 피드백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더 집중하게 된다. “더 넓게. 케빈”이라고 말을 하지만 목소리 톤에 따라 케빈은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맙소사. 케빈. 더 넓게 플레이하라고 했잖아!” “넓게 펼치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하니? 케빈!”

케빈의 마음 속 주의는 더 넓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내용에서 벗어나 코치가 자신에게 짜증을 내고 있다는 사실에 쏠리게 된다. 코치는 선수가 위치를 올바로 잡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리를 지르지만 많은 경우에 선수는 큰 목소리에 당황하며 주의가 산만해진다.

​연습이든 경기든 어느 정도 긴장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로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이 문제일 수도 있다. 가끔 선수들은 상황의 긴박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코치가 절대로 목소리를 높이거나 엄격한 태도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분명 그렇게 말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많은 코치들이 그런 방식을 과도하게 사용한다. 그 결과로 스스로 ‘양치기 소년’이 되어 버린다. 코치가 늘 소리를 지르면 선수들은 그 말이 ‘정말 중요한지’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일상적인 자극에서 벗어난 자극이 와닿는 법이다.

코치의 태도는 학습 환경의 결정적인 요소다. 선수들이 잘 배우려면 언제나 긴장감과 압박감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코치는 의외로 놀라운 결과와 만날 수 있다.

​지도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소리를 지르며 가르쳐 왔던 코치가 변화를 원한다면 가장 먼저 ‘감정적 일관성’을 키우는 훈련을 추천한다. 특히 경기에서의 ‘감정적 일관성’이다. 상대가 우리의 미드필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을 때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는 대신 차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떠올리는 훈련이다.

일부 코치들은 나의 이런 제안에 대해 불만과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절대로 목소리를 높여서는 안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선수들의 집중력과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내란 말인가? 나는 코치가 훈련이나 경기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일도 일종의 재능이고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선수가 몰입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일과 소리를 지르는 행동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감정 표현도 마찬가지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