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말을 왜 ‘큐cue’라고 부를까?
책을 보다가 코칭언어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대목이 있어 나누고자 합니다. 야구 관련 기사를 보면 요즘 미국에서는 코치가 선수에게 하는 지시를 ‘큐cue’라고 많이들 표현하더군요. 그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찍을 때 보면 ‘큐’ 사인을 줍니다. 그러면 배우는 자신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시나리오는 정해져 있지만 극 안에서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지는 전적으로 배우의 몫입니다. 가끔은 시나리오에 없는 애드립을 하기도 하구요. 코치가 선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큐cue’라고 하는 데에도 같은 맥락이 작용하고 있을 거라고 추측해 봅니다. 어떤 절대적인 지침이 아니라 길잡이의 역할을 하는.
“이제 모든 주의를 호흡에 두라. 어떤 사람들은 ‘주의attention를 둔다’는 생각만 해도 뻣뻣해진다. 마치 군대의 교관이 “차렷attention, 주목!” 하고 외치는 소리를 듣기나 한 듯이 말이다. 이것은 1분 명상을 위해서는 좋은 태도가 아니다. 이것은 즉각 마음의 갈등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뿐, 평화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러니 좀더 부드럽게 표현하자면,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가 한 가지 있다. ‘호흡에 집중하라’는 말은 ‘일거리’와, 그리고 그것이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그리 좋은 표현이 아니다. 이것은 또 마음과 호흡을 떼놓아서 마음은 여기 있고 호흡은 저기 있는 것처럼 만들어 놓는다. 이런 가정하에서는 ‘당신의 전부’가 오롯이 한 순간 한 순간 있는 그런 체험을 결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호흡 속으로 마음을 떨어뜨리라’거나, ‘호흡 속에 마음이 머물게 하라’거나, ‘자신이 호흡 속으로 잠기게 하라’거나, 내가 좋아하는 표현으로는 ‘마음을 호흡 속으로 가라앉히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어느 쪽이든 당신에게 맞는 표현을 배우라.”
마틴 보로슨 <1분 명상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