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움직임을 배우는 방식
퍼팅 전문 아카데미를 운영하시는 최종환 프로님의 글입니다. 뇌과학에 기반해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많이 탐구하시는 분입니다.
인간의 몸이 참 희안합니다. 어떤 동작을 반복하면 그 동작의 달인이 되어야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울퉁불퉁한 운동장에서 땅볼을 잡는 연습을 하며 운동신경이 계발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남미쪽 선수들에게서 종종 듣곤합니다. 움직임을 제한하는 환경이 오히려 관련한 감각을 키우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Constraints led Learning(Coaching/Approach)’이라고 부르더군요.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 개념이 소개가 되지 않은 듯 합니다. 그래서 번역된 표현이 없습니다. ‘제약 기반 학습(코칭/접근)’ 정도가 무난해 보입니다.
그래서 선수의 운동감각을 키우기 위해 너무 어릴 때부터 조직화된 스포츠(딱 정해진 룰과 제대로 된 경기장에서 하는 방식)를 하지 않도록 말리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최근에 미국에서 많이 활용하는 웨이티드볼이나 웨이티드배트를 활용한 훈련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여집니다. 어떤 동작을 일관성 있게 잘 하기 위해 반드시 그 동작만 연습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환경이 기술을 만든다
세베 발레스테로스는 어린시절 집앞 백사장에서 3번 아이언으로 공을 치며 놀았고, 최경주도 완도의 백사장이 그의 놀이터라고 했다. 두선수 모두 감각적인 선수이고 최고의 볼스트라이킹 능력을 갖추었다. 세베는 91승, 최경주는 25승을 이루어냈다.
모래에서는 약간만 공의 뒤를 쳐도 거리의 손실이 크다. 그래서 공을 먼저 컨택하고 땅을 치는 동작을 모래사장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 모래가 잔디나 연습장 타석보다 몇배의 볼스트라이킹 학습효과를 가진 환경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 인간의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학습 방식이다. 우리는 너무 구체적이고 의식적으로 특정 기술이나 샷을 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이런식으로 움직임을 배우지 않는다. 좀더 학생 중심적이고 뇌친화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견고한 볼스트라이킹을 배우는데는 구체적인 이론이나 과학적인 설명보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모래위에서 공을 때리며 시간을 보내는게 더 좋은 방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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