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우울하고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우리 아이는 야구 선수> 카페지기님의 말씀을 접하며 아인슈타인이 했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The world is a dangerous place to live; not because of the people who are evil, but because of the people who don’t do anything about it. 세상이 위험해지는 것은 악한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이다.”
“SBS 뉴스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밤새 마음이 우울했습니다. 야구 관련 게시판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더군요. 그곳에 달린 댓글과 의견의 대다수는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였습니다. 야구팬들의 여론인 거죠.
저는 지도자, 학부모, 선수들이 모두 이런 야구팬들, 대다수 시민들의 눈높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론 속에는 결코 ‘운동하는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우리 땐 그보다 더했어’ ‘도대체 누가 제보한 거야 제보자부터 잡아내’ 이런 비상식적인 논리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말도 안 되는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때리면, 그것도 도구를 사용해 폭행하면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사회의 상식이자 공동체의 기준입니다. 누군가 싸가지없다고, 내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시키는데 빨리 안 움직인다고, 그냥 내 기분이 안 좋다고 때려도 되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상식이고 당연한 것입니다.
그 선수가, 올해 고교야구 최고의 투수가 후배를 처음 때렸다가 문제가 됐을까요? 아마도 중학교 때부터 강도는 약해도 후배를 때린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때 이를 안 지도자와 부모가 따끔하게 혼내고 그런 폭력적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범죄임을 주지시켰다면, 그리고 맞은 후배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도록 했다면 어땠을까요? 몇년 뒤 어제와 같은 참담한 뉴스의 주인공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그때 후배가 맞을 짓 했겠지, 뭐 그 정도 가지고 그래 우린 더 맞았어, 운동하는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이렇게 말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면서 아이에게 잘못된 가치와 인식을 심어주게 된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우리 어른들부터 속죄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내 아이와 관련이 없다고 다른 아이가 당하고 있는데도 폭력을 외면하게 한 것도 큰 죄입니다. 내 아이에게만 문제가 없으면 문제가 안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지도자 폭력, 선배 폭력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저는 이제라도 시민의 눈높이 상식에 맞는 가치와 인식을 우리 아이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조만간 우리 카페 차원에서라도 ‘폭력없는 야구부 만들기 위한 학부모 실천선언’을 조직해볼까 합니다.
지도자들이 해주기 전에, 협회가 대안을 만들기 전에, 정부 차원의 조치가 나오기 전에 필요하다면 학부모들이 먼저 고민한 것을 목소리로 내야겠죠. 왜냐하면 우리는 아빠,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만이 아니라 모든 야구하는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 부모들이기 때문입니다.
* 저는 그 선수와 부모님이 지금이라도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떠한 처벌도 다 받겠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야구팬이나 시민들의 격앙된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용서해주자는 여론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이런저런 변명이나 후배탓을 할 경우 정말 용서받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가해자 부모님의 현명한 처신을 기다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