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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나았을텐데” 이런 생각을 반복하면서 야구에 돌아오면 안됩니다 (듀이 로빈슨, 템파베이 레이스 투수코치)

텍사스 베이스볼랜치 론 월포스의 2020년 신간 <The Arms Race>에 소개된 듀이 로빈슨 코치 인터뷰입니다. 장문의 인터뷰를 옮겨주신 홍기훈님 감사드립니다.

듀이 로빈슨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마이너리그 피칭 코디네이터다. 같은 구단에서 8년간 마이너리그 피칭 인스트럭터로 일한 후 코디네이터 자리로 승진했다. 그전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메이저리그 구단의 투수 코치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불펜코치를 역임했다. 시카고 구단의 마이너리그 피칭 코디네이터 자리에도 있었으며, 같은 팀 산하의 마이너리그 두 팀에서 투수 코치도 했다. 탬파베이에 있으면서 듀이는 그가 키워낸 투수들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탬파베이는 지난 10년 동안 9번이나 팀 평균자책점이 4.00 이하를 기록했고, 2011년 드래프트에서 뽑힌 블레이크 스넬은 2018년에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프로 레벨에서 코치를 하기 전 듀이는 노스웨스턴 대학과 미주리 대학에서도 코치를 했다. 코치를 시작하기 전엔 화이트삭스에서 3년간 불펜투수로 30경기를 뛰기도 했다.

론: 듀이, 당신은 직접 투수로 선수 생활을 했고, 대학, 마이너리그, 메이저리그에서 코치를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이 있어요.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치를 하면서 이런저런 유행이 뜨고 지는 걸 봤을 텐데요. 그 얘기를 좀 해주시고요, 그 경험의 깊이가 지금 하는 일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도 얘기해주세요.

듀이: 얼마 전에 텍사스 베이스볼 랜치에서 발표를 했는데요, 아시다시피 컴퓨터와 카메라 얘기로 끝을 맺었습니다. 그 두 가지가 어떻게 발전하고, 야구, 그리고 다른 모든 스포츠를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코치를 시작했을 때는요, 시즌이 끝나면 계산기와 종이, 연필을 들고 성적을 합산하곤 했어요. 초구 스트라이크, 원볼 원스트라이크,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 불리한 카운트에서의 스트라이크의 비율 그런 걸 전부 손으로요.

그리고 예전에 우리가 쓰던 비디오카메라는 초당 30-40 프레임 정도였어요. 이제 컴퓨터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그런 수치들이 실시간으로 나오죠. 10년간의 기록을 바로 얻을 수 있어요. 지금 쓰는 카메라는 초당 950프레임 정도인데요, 모든 걸 볼 수 있고, 모든 걸 녹화할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얼마나 발전했는지 놀라울 뿐이에요.

영상을 활용한 피치디자인 프로세스

그동안 볼 수 없던 것들을 볼 수 있어서,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더 많은 것을 공부할수록 우리의 지도 철학이 계속 변합니다. 이제 공이 어떻게 회전을 하고 어떻게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지 볼 수 있어요. 20년 전에는 카메라의 성능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측만 할 뿐이었죠. 요즘 선수들을 보세요. 30년 전의 선수들보다 훨씬 좋은 선수들이죠. 그 선수들은 더 강하고, 더 빠른데, 이는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훈련 시켜야 하는가에 관해 공부가 더 많이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영양 상태, 수면 상태, 근력, 효율, 메카닉 등등 모두 연결되어 있죠.

90년대 초반에 제가 화이트 삭스에서 코디네이터를 할 때를 생각해 보세요. 100명의 투수 중에 시속 90마일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대여섯명 있으면, 그건 많은 거였어요. 이제 레이스 소속의 100명 선수 중에, 90마일 던질 수 없는 투수는 다섯 명도 안 됩니다. 다들 빠른 공을 던져요. 그 때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이 아마 84마일 정도였다면 지금은 94마일 정도에요. 카메라와 컴퓨터로 엄청 많은 것을 배웠기에 코치도 더 잘 할 수 있죠.

전 그 두 가지에 늘 관심이 있었어요. 투수들에게 던지는 법이나, 카운트나 효율이 뭔지 등을 가르칠 때 저는 항상 통계를 공부해서 하나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비디오를 보고 잘 던지는 투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했어요. 그들이 더 빠르게 던지고, 스트라이크를 더 많이 던지고, 더 좋은 변화구를 던지게 할 수 있는 데에 뭔가 공통점이 있는가? 저에게는 이런 공부가 계속 컴퓨터와 카메라로 귀결되더라고요.

론: 그 얘기를 좀 더 해보죠. 훨씬 더 많은 정보량을 훨씬 더 빠르게 얻을 수 있는데요, 그걸 어떻게 쓰고 계시나요? 투수들을 가르치는 데에 실제로 쓰이고 진짜 차이점을 만들어 내는 것들이 있을까요?

듀이: 화이트삭스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 선수들의 근력을 기르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베른 감베타라는 분이 있었어요. 혁신적인 분이었는데 야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많은 훌륭한 일을 하셨죠.

그가 있어 운이 좋았어요. 그분뿐만 아니라 야구계 전반적으로 그런 부분을 받아들여서 투수들만을 위한 맞춤 훈련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을 더 세고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었고요, 이로 인해 투수들이 더 강하고 효율적으로 던질 수 있었죠.

그쪽 부분은 그런 점이 정말 좋았다고 할 수 있겠고요. 제 쪽 부분을 얘기해보면 이제 투수들의 메카닉이나 그런 것들을 공부하면, 제가 20-30년 전에 가르치던 걸 지금 보면 솔직히 부끄러운 것들도 좀 있어요. 처음으로 고백하는 건데요, 지난 시간을 계속 보고 계속 배워나가야 해요. 모든 일엔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니까요.

론: 공을 빠르게 던지는 거뿐 아니라 효율적으로 던지는 얘기를 하셨는데요. 저희도 수년간 이 얘기를 많이 해왔죠.

듀이: 회전 효율부터 얘기해볼까요. 그전에도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었지만, 지금 시대의 트랙맨이나 랩소도 같은 도구들로 회전의 효율을 높여서 더 좋은 무브먼트를 더할 수 있어요. 20, 30년은 커녕 10년 전에도 할 수 없었던 거죠. 그게 시작입니다. 투구 자세의 기본기 같은 메카닉 쪽을 보면요, 하이스피드 비디오로 실제 뭐가 일어나고 있는지, 이상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을 끊어서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제가 메카닉을 가르치는 철학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유효회전을 높여 구속을 끌어올린 사례

론: 그게 진짜 중요하네요, 과학을 더 깊이 연구할수록 공을 단순히 세게 잘 던지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내구성 있는 몸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투수들이 치명적인 부상을 피하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죠.

듀이: 예전에 그건 백만 불짜리 질문이었죠. 요즘 받는 돈을 생각하면 1억 불 혹은 그 이상의 질문이겠네요. 제가 언제나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건요, 언제나 최우선의 목표는 저희 팀의 투수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겁니다. 그 다음이 선수들을 빅리그에 올려보내는 거죠. 선수가 다쳐서 수술이라도 하게 되면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거고요,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다치기 전의 좋았던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는 보장도 없어요.

저는 닥터 앤드류스의 피칭 랩에서 근무하는 글렌 플라이식 박사랑 친한데요, 그와 이런 건강 문제에 대해서 항상 얘기를 나누곤 하죠. 그는 저에게 요즘 투수들이 던지는 구속을 고려하면 척골 신경에 걸리는 힘을 인대와 건이 버티지 못한다고, 그래서 늘 부상의 위험이 있는 거라고 누차 얘기합니다.

이 선수들은 너무 크고 힘이 센 데다가 여러 부분이 엄청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을 하죠. 몸이 장기적으로 버티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는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합니다. 얼마나 많은 공을 던졌는지, 메카닉은 괜찮은지, 투구는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지 등등이요. 마술과도 같은 답이 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지만,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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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좀 전에 더 많은 선수들이 시속 90마일이 넘는 강속구를 던진다고 얘기했어요. 프로 레벨에서 본다면 구속 상승이 제일 큰 변화일까요? 또 다른 게 있다면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듀이: 구속이 아무래도 제일 크죠. 거기에 하나 더하자면 트랙맨이나 랩소도 같은 기기와 카메라들을 이용해 공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던지는지, 회전수를 늘리는지, 무브먼트를 더하는지 등등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 5년 혹은 그보다도 최근 일이에요.

요샌 힘을 어떤 방식으로 주고 무브먼트를 어떻게 더하는지가 야구계에서 유행이에요. 제가 선수 생활을 하던 때나, 아니 10년, 15년 전만 하더라도 싱커를 던져서 땅볼 타구를 유도하는 뭐 그런 게 더 주목 받았는데요, 물론 요즘도 그건 중요하긴 하죠. 하지만 지난 4~5년간 저희에게 쏟아지는 데이터들로 인해 빠른공에 수직 무브먼트를 더하고,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에 공을 던져서 헛스윙을 잡아내는 쪽으로 많이 옮겨 갔어요.

20년 전에 저희는 그걸 착시라고 불렀습니다. 빠른 공이 치기 쉬워 보이는 높이로 들어오는데 왜 타자들이 헛스윙하는지 몰랐는데요, 사실 치기 쉬웠던 게 아니었던 거죠. 이제 카메라와 데이터들을 써서 보면, 회전이 다르게 걸리면 공이 똑같은 궤적으로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아낼 수 있었어요. 더 뻗어서 들어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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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텍사스 베이스볼 랜치나 플로리다 베이브볼 랜치에 자주 오시는데요, 여러 캠프에도 모습을 비추시고요. 코치들이 중심이 되는 이런 이벤트들에 대해서 좀 얘기해주시고요, 참여하시는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듀이: 배움은 정말 중요하죠. 전 당신과 랜디 그리고 다른 분들께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어요. 저는 선수가 저희 팀에 들어온 순간 그 선수의 커리어가 달려있기 때문에, 당신들처럼 그 선수를 데리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지는 못해요.

저희의 주목적은 이런저런 훈련을 통해 선수를 어떤 레벨까지 올리려는 노력보다는 그 투수를 보다 건강하게 유지하고 빅리그에 보내는 거죠. 저희가 수년간 맺은 관계들은 사실 주고 받는 거죠. 양측이 모두 배웁니다. 당신이 무얼 하는지, 왜 하는지에 대해 이해를 하고, 그중에서 제가 쓸 수 있는 것들을 골라내고요. 그리고 저는 제가 하는 일, 제가 본 것에 관해 얘기하는 것에 대해 늘 열려 있는데요, 이게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요. 이건 모두 배움에 관련된 거고요, 최신 유행을 따라가기 위한 노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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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그래서 제가 당신을 배움의 열정이 넘치는 평생 학생이라고 부르는 거죠. 프로 레벨 혹은 거기에 도전하려는 젊은 코치들에게 이런 부분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듀이: 제가 항상 젊은 코치들에게 제일 먼저 얘기하는 것은 손에 잡히는 대로 모두 읽으라는 것과, 존경하는 코치들 주위에 붙어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걸 배우라는 겁니다. 어떨 때는 고등학교 코치가 제 동료들보다 더 많은 걸 가르쳐 줄 수 있다고 믿어요. 그 고등학교 코치는 다른 환경과 상황을 겪어 왔으니까요. 밖에 나갈 수도 없이 시카고 한쪽의 체육관에 갇혀 있어야 할 수도 있죠. 그러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떠올려야 할 테고요. ‘자, 체육관을 한 시간 쓸 수 있는데 투수가 20명 있어. 내가 뭘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저는 꾸준히 배우고 있고 색다른 시도를 할 기회를 원합니다.

론: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꾸준히 배우는 게 젊은 코치들한테 최고라는 조언이시죠?

듀이: 네, 그리고 읽기를 빼먹으면 안 됩니다. 저는 야구에 관련되었거나 코치 혹은 가르치는 일 자체에 관한 책을 언제나 구하고 있습니다. 언제 도움이 될지 모르는 일이죠. 불펜에서 어린 투수와 얘기를 하는데 1년 전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떠오를 수도 있고요. ‘난 이런 걸 겪었어. 이게 통할 수도 있어.’ 이런 식으로요. 제 발표 중엔 제 지도 철학이 얼마나 즉흥적인지, 결정을 내릴 때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있어요. 저는 제가 얘기하는 요점을 투수에게 전달할 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 투수에게 곧바로 도움이 될 수도, 혹은 나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죠.

론: 다른 코치들에게 배우는 부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여러 해 동안 다수의 코치 클리닉에서 발표를 많이 하셨는데요, 당신에게 배우는 코치들도 많았을 거라는 뜻이네요.

듀이: 우린 모두 정보를 공유합니다. 저는 다른 투수 코치들에게 ‘이 투수가 이걸 못할 때 어떤 걸 시도하셨습니까?’ 같은 질문을 항상 해요. 배우고 배움을 주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죠. 제가 발표할 때 전 관객들을 먼저 보고 그 발표가 어떤 관객들을 위한 것인지 파악합니다. ‘고등학교 코치인지, 대학교 코치인지, 프로 코치인지? 관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지? 어떤 얘기를 해줘야 그들이 이번 시즌에 투수들을 조련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왜냐면 저도 컨퍼런스 같은 데에 가면 뭔가를 배워와서 쓰려고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는, 제 중심 주제는 ‘그래 나는 경험이 좀 있어. 코칭을 하면서 이건 잘 되었고 이건 잘 안 되었어. 그런 걸 이 코치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이들이 앞으로 코칭을 하는 데 도움이 될까’입니다.

올해도 모인 6천여명의 야구코치들

론: 코치들에게 줄 수 있는 조언에 대해서 여쭤봤는데요, 투수들에게도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16-22살 정도 되는, 한창 자신을 발전시키고 있는 젊은 프로 투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빅리그에 도달하는 게 목표라고 하죠. 무슨 얘기를 해주실지 궁금하네요.

듀이: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프로에 오기까지 제가 한 방식인데요, 제 빅리그 경력은 길지 못했지만, 제가 하는 일을 가볍게 여기진 않았습니다. 제가 어떤 단계에 있든지 간에 그 직업을 훌륭히 끝내길 바랐고요, 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제 코치 경력이 고등학교에서 끝났든, 대학교, 혹은 마이너리그에서 끝났든, 저는 저다운 모습으로 제가 하는 일에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 수 있길 원했고요, 후회는 남기지 않았습니다.

어린 친구들에게도 같은 얘기를 해줘요.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라.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풀릴지 모르지만, 자신다운 모습으로 살 수 있게 학교 수업과 야구 양쪽 모두 진지하게 임하길 바란다고요. 학교를 거치면서 또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자부심을 느끼고 다음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요. 그냥 버티면서 ‘아 조금만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조금 더 나았을 텐데’ 이런 생각을 반복하면서 야구에 돌아오면 안 됩니다.

제가 프로 선수들에 관해 딱 한 번 하루만 방출해봤으면 좋겠다고 항상 얘기하곤 하는데요, 기회를 다시 얻게 된 어린 선수를 보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이거든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태도 같은 점에서 달라진 점이 확실히 있죠. 선수라면, 선수 생활이 계속될 거로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당장 내일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네요.

론: 지금까지 들었던 최고의 조언은 무엇인가요?

듀이: 꼭 야구에만 해당하는 얘긴 아닌데요, 야구에도 잘 맞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되라는 거에요. 저는 선수가 하는 얘기를 귀 기울여 듣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늘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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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샌 애들을 이끄는 게 쉽지가 않아요. 그들의 여정과 고통을 마치 함께 겪는 것처럼 옆에서 나란히 걸어야 해요. 누군가가 같이 있다고 느낄 수 있게요. 30년 전에는 그냥 앞에서 이끌기만 하면 됐어요. 이제는 함께 해야 합니다. 솔직하게 숨기는 거 없이, 그리고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어린 친구들에게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을 자주 해서 그들의 얘기를 들으려고 합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얘의 배경은 어떻지? 가정환경은? 이 선수의 훈련 태도는 어떻지?’ 이런 부분을 제가 알 수 있게요.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제가 연구하고, 읽고, 다른 코치들과 얘기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게 그거에요. ‘일단 들어라.’ 그래야 더 많이 배웁니다.

론: 이때까지 야구에서 보고 겪으신 변화에 대해 여쭤봤는데요, 이제 미래 얘기를 해보죠. 미래가 보이는 수정구슬을 보고 계신다고 해요. 프로야구에서 앞으로 몇 년간 발전하고 개선될 굵직한 사안들을 몇 가지 짚어주실래요?

듀이: 사실 그 생각을 하면 무섭습니다. 지난 5년간 바뀐 걸 생각해보세요. 그것과 비교하면 그 전 30년 동안은 정체기였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예요. 하나 들자면 트랙맨, 랩소도, 키나트랙스, 그리고 수많은 고속카메라들을 써서 무브먼트를 수직으로 똑바로 세우는 노력을 꼽을 수 있겠네요. 시프트나, 투수들이 공을 어떻게 던지는지, 어깨 근력이나 뭐 그런 모든 게 지난 5년간 야구는 참 많이 바뀌었어요. 그럼 앞으로 5년, 10년 동안 뭐가 바뀔까요? 타자 쪽을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투수들의 바뀐 점에 맞춰 적응하려고 할 거에요. 요즘 삼진 비율은 말도 안 되게 높으니까요.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론: 야구라는 스포츠엔 늘 유행이 돌고 돌죠. 지금 시대에는 기록적인 숫자의 홈런과 삼진의 시대입니다. 지금부터 몇 년후에 큰 변화가 딱 한 가지 생긴다면 어떤 걸까요?

듀이: 이렇게 얘기하고 싶네요. 저는 좀 더 야구의 기본이 중시되는 시대를 보고 싶습니다. 저는 언제나 소소한 것들이 야구의 핵심이고, 야구를 재밌게 만든다고 생각해왔어요. 번트라든가, 히트 앤드 런, 스몰볼, 뭐 그렇게 부르는 그런 것들 있잖아요. 인플레이 타구가 더 많이 나오고 이런저런 일이 많이 발생하는 4대 3이나 5대 4 경기가 더 재밌지 않나요? 홈런이 하나 정도 나오고 9이닝당 삼진이 7, 8 정도 되는 경기를 두 개의 홈런과 15개의 삼진이 나오는 경기보다 좋아해요.

저는 투수를 하고 투수 코치지만 경기의 재미 면에서 얘기를 하자면요, 시프트와 삼진의 증가로 볼데드 상태인 시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사무국이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어요. 인플레이 타구가 너무 적어요.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할 거예요.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부분들이 다시 유행했으면 좋겠네요. 도루나 번트처럼 필드 위에서 더 많은 움직임이 생겨서 야구를 좀 더 흥미롭게 만드는 그런 거요.

론: 더 흥미롭다라. 좋은 답이었어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요. 제일 좋아하는 야구 영화는 뭐에요?

듀이: 19번째 남자 Bull Durham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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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도 제가 프로에서 처음 코치를 할 때 캐롤라이나 리그에 있었어요. 더램은 아니었지만, 거기에서 뛰었죠. 그리고 그해 겨울에 그 영화를 찍었어요. 마이너리그에 직접 있었기에 그 영화에 담긴 얘기가 얼마나 실제에 가까운지 알 수 있죠. 공감할 수 있는 얘기에요.

론: 거기에 공감하는 야구인들이 많을 거 같네요. 로빈슨 씨 오늘 많은 재밌는 이야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번역 : 홍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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