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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니?”

선수의 잠재력을 깨우는 코치의 질문 #2 “알고 있니?”

코치가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개선해야 할 동작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코치가 선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동작과 관련한 ‘명령’ 또는 ‘지시’를 내리는 것입니다. 주로 원하는 결과에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엉덩이를 더 낮춰.”
“팔을 더 높여서 던져.”
“볼을 받기 전에 먼저 주변을 살펴.”

많은 코치분들이 이러한 ‘지시형 방식’에 의존해 기술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시형 방식’을 사용할 때 코치는 선수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좋아”, “아니지” 라는 추임새를 자연스럽게 곁들이게 됩니다. 이런 말을 계속 들으며 훈련을 하는 선수의 내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평가나 판단은 몸과 마음을 긴장시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방해합니다. 선수는 동작에 초점을 맞추고 몸의 감각에 집중하기보다 코치의 지시에 맞추려고 에너지를 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 하나는 코치가 선수의 동작에 대해 관찰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선수에게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원하는 결과보다 지금 현재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볼을 잡을 때 엉덩이가 들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니?”
“던질 때 보니 팔꿈치가 어깨보다 낮은 위치에 있던데 너는 알고 있니?”
“패스를 받기 전에 시선이 볼에만 가있더구나. 너도 알고 있니?”

이렇게 현재 자신의 움직임을 분명히 ‘자각’할 수 있도록 질문으로 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네비게이션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현재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듯, 기술이나 동작을 지도할 때 우선 해야할 작업은 선수가 자신의 움직임이 어떤지 스스로 느끼게끔 해주는 것입니다. 거울을 보며 움직이도록 하거나 비디오로 촬영을 해서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언어는 사람마다 다르게 인식되는 감각을 전달하기에는 완전치 못한 수단이니까요. 선수들은 자신이 하는 동작 하나하나에 대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이미지가 있는데 자신의 모습을 실제로 보거나, 코치의 질문을 받게 되면 자신이 생각했던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고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 제가 이렇게 팔이 낮았나요?”
“정말 앞으로 내딛을 때 무릎이 많이 구부러지네요. 몰랐어요.”

자신의 현재 동작을 분명히 확인한 선수는 코치의 기대가 아닌 자기 자신이 스스로 그려놓은 이미지에 따라 주도적으로 훈련을 해나가게 됩니다. 이는 상담자가 조언, 충고, 판단, 평가 등을 하지 않으며 피상담자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피상담자의 스토리를 해석하지 않고 거울이 되어 고스란히 비춰줄 때 피상담자는 어느 순간 자신의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고 스스로의 힘으로 얽혀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게 됩니다. 모든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타고난 학습능력을 믿는 것이죠. 코치가 자신의 동작을 아무런 평가없이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선수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어쩌면 코치에게 끊임없이 다가와 이것저것 물으며 귀찮게 할 수도 있겠네요.

“코치님. 이번 시합은 어땠나요? 제가 패스 받을 때 또 볼만 보던가요?”
“코치님. 자꾸 허리가 빨리 도는 느낌인데 좀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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