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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구속, 제구가 아니라 정체성!!

경향신문 이용균기자님의 글을 옮겨왔습니다. 선수의 성장에는 코치와의 궁합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기사를 읽고 시어리지 코치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서 관련 기사들을 조금 찾아보았습니다. 피츠버그의 허들감독이 시어리지 코치를 커뮤니케이션 장인Master Communicator으로 부르더군요. 공감능력이 탁월한 코치가 선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여겨집니다. 공감능력을 아버지로부터 배웠다는 내용도 나오네요.

“새로 가는 팀마다 투구폼 수정을 요구받았고 그때마다 새로 제구를 가다듬어야 했다. 자신의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 시어리지는 코치가 된 뒤 2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투수에게는 각자 다른 스윙의 길이 있다. 둘째, 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구속, 구위, 제구가 아니라 스스로의 정체성(Identity)이다.

피츠버그 투수 찰리 모튼은 데뷔 3번째 시즌이었던 2010년 2승12패, 7.57을 기록했다. 모튼은 다른 투수들처럼 ‘보다 높은 데서 던질 것’을 요구받고 있었다. 속구의 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리꽂는 속구’는 물론, 타자들에게 까다로울 수 있다. 그러나 시어리지 코치는 모튼의 몸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를 ‘낮지만 보다 편안한 동작’으로 바꾸도록 권했다. 모튼은 자신이 갖고 있던 스윙의 길을 찾았다.

모튼의 정체성은 ‘투심 패스트볼’에서 나왔다. 모튼은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었다. 땅볼이 주무기였다. 투심 패스트볼과 땅볼은 모튼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았다. 모튼은 2011시즌 10승10패, 3.83의 투수로 변신했다.

넥센 투수 문성현이 시어리지 코치의 말대로 자신의 길,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문성현은 지난 5일 KIA전에서 5이닝 2실점, 15일 롯데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변화가 있었다. 손혁 코치의 조언대로 투구 동작을 낮췄다. 문성현은 “키가 작다는 생각에 어릴 때부터 위에서 던지려고만 했다. 그 바람에 왼쪽 옆구리에도 무리가 갔다”면서 “지금은 마치 사이드암스로로 던지는 느낌으로 가고 있다. 이게 내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체성’도 만들어가는 중이다. 문성현은 “이제 힘에 의존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타자가 정확하게 때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야구공 실밥의 좁은 부분에 손가락을 모아 붙여 던지는 ‘무심 패스트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투심 패스트볼’의 변형이다. 15일 등판에서 땅볼아웃 6개를 잡아냈다. 외야 뜬공 아웃은 3개밖에 되지 않았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을 찾고, 그 길 안에서 자기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 비단 야구의 일만은 아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끝없이 물어야 할 질문. 나는 누구, 지금 여기는 어디.”

(기사읽기)
(베이스볼 라운지) 투수의 길… 정체성

자신의 피칭에 대한 분명한 인식, 그리고 투구전략 (임찬규, 노석기, 신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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