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도 공부해야 한다고 쉽게 말씀하시는 분들에 대한 어느 부모님의 성토

운동선수도 공부해야 한다고 쉽게 말씀하시는 분들에 대한 어느 부모님의 성토입니다. 야구를 통해 ‘영향력’을 얻으신 야구 원로 선생님, 스타 선수들, 교수님과 기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그 ‘영향력’을 학생선수들을 ‘압박’하는 데 쓰지 마시고, 제도를 손보는 데 써주세요. 국회의원을 찾아가 훈련시간을 줄여달라고 입법청원을 할 수도 있고,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에게 간담회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불편한 일은 다들 미루면서 아이들한테 공부하라고 하면 부모들은 그냥 웃습니다. 11시에 집에 들어오는 아이한테 어떻게 공부를 하라고 합니까? (출처 : 우리 아이는 야구선수 카페)

중1봄
엄마왈- “아들~~!오늘 수업 들을만했어?”
아들-“네. 조금 어려운것도 있지만 괜찮아요.”
중2 초여름
“아들아~~그래도 수업 시간에 자지는 말쟈~^^”
“어차피 들어도 잘 몰라요. ㅜ자는게 나아요”
중3 3월
말은 못하고 속으로만 ‘ 아들아…피곤할텐데 푹 좀 재워서 느지막히 보내고싶다 ㅜ’
아들 ‘아…진짜 늦잠 좀 자고싶다 ㅠ.학교가도 어차피 쌤들이 자라고하는데…’

저는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간혹 올라오는 기사제목-공부 잘 하는 아이가 야구도 잘한다-

글의 내용을 보면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인 외국아이들을 가지고 비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글쓴이가 야구인 일땐 저는 화가 나더라구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이렇게 밖에 못 쓴건 진짜 속상하단 생각이 들어요. 글에서 예로든 미국이나 일본처럼 우리나라 교육환경이 아이들 누구나가 어린시절부터 안전하고 쉽게 다양한 스포츠를 부담없이 접하고 즐기면서 신체능력을 향상 시키고 공부도 하면서 생활하도록 배려하고 있나요? 스포츠를 접하고 즐기는 사회 인프라가 없으니 우연히 좋아하는 운동을 발견해도 값비싼 비용을 지불해가며 클럽을 찾거나 학교를 옮겨가며 어렵게 시작해야하잖아요. 학원 엘리트스포츠선수를 특기생으로 선발해서 중,고교 진학지도를 하고있는 것은 이러한 현실의 환경을 인정하고 그안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는것 아닌가요?
스포츠스타들의 플레이에 감탄하고 기뻐하고 때로는 거침없이 비난하면서 즐길때는 그들의 낮은 지식수준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않고 야구를 더 잘하려면 대학에 성적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할만큼의 학업능력까지 갖춰주기를 바라는것이 가당키나한가요?

아이가 야구를 하는동안 학업에 대한부분에 고민없는 부모는 없습니다. 수많은 벽에 부딪히면서 지금에야 하는 생각… 그들과 같은 환경은 바라지도 않아요. 그런환경 제공해주지도 못할거잖아요!!!
단지 초등과정은 보통 아이들과 똑같이 학교수업에 참여하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중학교를 특기생으로 진학하게 되는 학생들에게는 연령에 맞는 사회기본질서와 도덕의식을 함양하게하는 수업들과함께 독서를 통한 대화와 토론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수능고득점을 위한 영어,수학,과학이 아닌 특기생으로 살아가는 학생들 학습 여건에 맞는 기본지식습득의 기회를 줘야죠. 부모와 아이가 스스로 집에서 해야한다고 떠넘길것이 아니라 학교와 제도가 해줘야죠.
시합 없을때는 무조건 일반학생들과 같은 교실에 밀어넣어 아이들 스스로 공부와 더 멀어지게 만들고 시즌중 어쩔수 없었던 학습 공백은 학생탓 부모탓. 교육의 기회를 아이들 스스로 놓은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이들이 운동을 중도에 포기하더라도 학교와 교실로 돌아가는일이 두렵지 않도록 교육 당국이 선발해서 정한 특기생들에 현실에 맞는 내용으로 제대로된 교육 기회를 주는것이 당연하다는 말입니다. 아닌척 하고 있지만 교실에서 체육 특기생 아이들이 느끼는 이질감,상실감,박탈감이 더 공부를 외면하게 하고 오직 운동선수로서의 성공만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이들이 먼저 공부에 등돌린게 아닙니다. 그저 운동이 좋아서 꿈을 꾸기 시작했던것 뿐이죠. 진짜 무식한건 정작 그 긴 세월 수수방관하며 지금도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교육당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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