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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이언 5) “정말요?”

한 고교야구팀 투수들을 대상으로 투구데이터를 측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수들과 나눈 대화 중에 기억에 남기고 싶은 장면들만 모아보았습니다.


D선수는 극단적인 오버핸드 유형의 투수다. 회전축은 정확히 12시-6시를 가르켰다. 하지만 어쩐지 좋은 체격과 동작에 비해 구속이 나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회전축에 살짝 변화를 주어 구속을 끌어올린 최근의 사례가 떠올랐다.

“팔각도에 변화를 주어서 던져본 적은 있습니까?”

“네. 있긴 한데 그냥 재미삼아 몇 번 해봤습니다.”

“그럼 이번에도 한번 재미삼아 한번 던져 볼까요? 쓰리쿼터 스타일로 던진다 생각하고 한번 던져보죠.”

D선수는 심호흡을 하고 힘차게 공을 뿌렸다. 하지만 내 눈에 그 폼은 전에 던지던 폼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데이터는 구속이 3km 정도 늘었다는 것을 나타내 주었다.

“정말요?”

“근데 폼은 제 눈에는 앞선 동작과 차이가 없었어요. 신기하네요. 아마 팔을 낮춰서 던지겠다는 의도가 몸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나만 더 던져볼래요?”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바닥을 확 긁는다 생각하고 완전 옆으로 던져볼랍니다.”

D선수는 이 작업이 재미있는 모양새였다. 다시 힘차게 미트를 향해 공을 던졌다. 내 눈은 이번에도 역시나 동작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다 같은 폼으로 보였다.

D선수는 테블릿에 데이터가 뜨기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기다렸다. 방금 전보다 또 2km가 늘어난 구속이 찍혔다. 선수는 환한 미소로 폴더인사를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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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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