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대로만 가르치는 것은 지도자들부터 생각을 스스로 하지 못하기 때문 (다카하시 히사노리)

야구친구 서영원씨의 칼럼입니다.

일본 前 메이저리거가 말하는 미일야구차이

다카하시 히사노리?

1975년생으로 2000년대 초중반 우에하라 고지와 함께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발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 우리나라에는 크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30대 중반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4시즌간 168등판 14승 12패 13홀드 10세이브를 남겼다. 평균자책점 3.99로 대체적인 평가로는 좌완 원포인트, 중간불펜으로서 쏠쏠하긴 했지만 임팩트를 남기지는 못했다는 평.

미국 야구는 문턱이 높을까?

다카하시는 일본에서만 개최되는 MLB컵 2016에 참가해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사로 나섰다.

‘우선 미국 야구는 그렇게 문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는걸 전해주고 싶습니다. 저 역시 더 젊은 시절에 갔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프로야구의 수준 차이를 떠나서 일본 어린이들도 미국식 운동, 멘탈 관리를 한다면 미국 야구라는 문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는 자질적으로 일본 어린이나 미국 어린이나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뜻. 그렇다면 자라나는 선수를 어떻게 관리해야 큰 선수가 되는 것일까?

티칭Teaching 보다 코칭Coaching

결국에는 어린이들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선수들이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자란다는 것이다.

‘높은 사람들이 들으면 매우 싫어할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말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해라, 그렇게 하지 마라 같은 이야기로 훈련을 정의하고 이행하는데 과연 그게 맞는 방법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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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초등학생들은 부모의 얼굴을 보고, 감독과 코치의 얼굴을 살피며 운동을 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기가 죽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르치는 티칭보다, 조언을 하는 코칭 시스템이 어떤가를 이야기해봅니다’

‘미국에서 원정 경기,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주변 구장에 어린이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일본이었다면 어린이들을 붙잡고 자세를 바꾸고, 그 자세만 반복 시킬 텐데, 코치는 ‘배트에 공을 잘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고 생각할 기회를 줬습니다. 그리고 코치가 어린이 선수에게 내가 너라면 이렇게 생각해봤을거 같아 라고 하는 훈련을 봤습니다. 정말 충격이었죠’

라며 메이저리그에서 지켜본 어린이 야구 훈련방법에 대해 세세한 소감을 남겼다.

그래서 미일야구의 차이는?

다카하시는 프로선수 레벨을 떠나 일본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은 젊은 선수들이 생각을 하는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국제대회 같은데에서 탁월한 재능이 없다면 세계 유수의 선수들과 대결이 힘들 정도라고 보는데요. 현재 메이저리그의 일본인 선수들도 대부분 타고난 선수들이 주류입니다. 결국 괴물 소리를 듣지 못한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 도전 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아울러 다카하시는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일본 야구계에 대한 직격탄을 날리는 말을 했다.

‘결국은 일본 야구계를 이끌어가는 유소년 지도자들부터 생각을 스스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배운대로 선수들에게 가르치는 것일 뿐입니다.’ 

미국야구를 이기고 싶다면 일본식 방법을 더더욱 파고들기 보다는 국적에 관계없이 좋은 야구를 받아들여야합니다. 공교롭게도 일본식 방법들은 미국에 비하면 안됩니다’

라고 일본야구계에 대한 일갈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식 훈련의 80프로는 보여주는 훈련입니다. 선수부터 감독까지 이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니까요. 일례로 코치가 공을 띄워주고 타격하는 토스배팅 같은 것은 필요 없습니다. 

‘공이 빠르게 날아오지 토스한 속도로 날아오나요? 경기에 필요한 것을 해야 합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시간낭비를 해왔습니다’

비단 일본야구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일본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 야구도 해당되는 일. 일본의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 붐이 일던 2000년대 중후반 선수들이 해설자, 코치진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이 같이 ‘일본야구의 방식은 잘못됐었다’라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구와타 마스미, 다카하시 히사노리, 다구치 소 등이 일본 야구계 신브레인으로 이 같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글 : 서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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