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있는 자뻑에 이르는 길
한국스포츠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아레떼>에 실린 서강대학교 스포츠심리학과 정용철교수님의 글입니다. 가볍게 아이와 읽고 이야기나누면 좋을 것 같아서 퍼왔습니다. (출처: 한국스포츠심리학회지 <아레떼>)
근거 있는 자뻑에 이르는 길
이번 호에서는 어떻게 자신감을 기를 수 있을 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름 하야 근거 있는 자뻑에 이르는 길!
자신을 믿는다는 것.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일생일대의 시합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다스리며 스스로에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되뇌며 최고의 기량을 펼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수 있을까요? 혹 자신보다 월등한 기량의 상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면 흔들거리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까요?
* 가장 강력한 자뻑은 이미 달성한 과거의 성공
며칠 후면 일본 프로야구 재팬시리즈가 시작됩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4번 타자 이대호 선수와 한신 타이거스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 선수가 만나게 되지요. 창과 방패가 맞붙은 격입니다. 이 두 선수의 공통점이 뭘까요? 물론 두 선수 모두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선수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공통점은 바로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탁월함(excellence)’을 이루었다는 점입니다.
이대호 선수는 퍼시픽리그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4할을 쳤고 오승환 선수는 올 시즌 2승 4패 39세이브로 일본 진출 첫 해에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지요. 혹시 두 선수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이야길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요? 아니 그렇게 잘 던지고 잘 치는데 자신감이 충만한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요? 네, 그렇지요. 그게 핵심입니다. 자신감의 가장 큰 원천이 바로 탁월함이라는 거지요. 근거 있는 자뻑에서 근거란 이미 달성한 탁월함을 뜻합니다.
아니, 이렇게 싱거운 답이 어디 있느냐고 도끼눈을 뜨는 독자들을 위해 조금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자신감을 가져다주는 여러 가지 요소 중 가장 강력한 것이 과거의 성공입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과거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면 선수들이 그럴만한 근거를 가지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거지요. 이대호 선수나 오승환 선수나 과거 수많은 성공을 경험했고 이런 경험들은 현재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충만한 자신감의 강력한 근거로 작동하게 됩니다.
이대호 선수는 퍼시픽리그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4할을 쳤고 오승환 선수는 올 시즌 2승 4패 39세이브로 일본 진출 첫 해에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지요. 혹시 두 선수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이야길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요? 아니 그렇게 잘 던지고 잘 치는데 자신감이 충만한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요? 네, 그렇지요. 그게 핵심입니다. 자신감의 가장 큰 원천이 바로 탁월함이라는 거지요. 근거 있는 자뻑에서 근거란 이미 달성한 탁월함을 뜻합니다.
아니, 이렇게 싱거운 답이 어디 있느냐고 도끼눈을 뜨는 독자들을 위해 조금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자신감을 가져다주는 여러 가지 요소 중 가장 강력한 것이 과거의 성공입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과거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면 선수들이 그럴만한 근거를 가지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거지요. 이대호 선수나 오승환 선수나 과거 수많은 성공을 경험했고 이런 경험들은 현재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충만한 자신감의 강력한 근거로 작동하게 됩니다.
* 자신감이 충만한 것처럼 행동하라
이것 말고 없냐고요? 탁월함을 이룩하기 전에 직면하게 되는 수많은 경쟁상황에서 어떻게 자신감을 키울 수 있을까요? 오늘은 세 가지만 말씀드리지요. 먼저 자신감이 충만한 것처럼 행동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진짜 탁월함을 갖고 있을 때 보다는 좀 덜 강력하지만 그래도 실전에서 꽤 유용한 방법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죠. 지난 번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억울한(?) 은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 평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으로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탁월함을 입증했던 퀸 연아가 그녀의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은메달로 결정이 난 후에도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후련하다는 표정을 짓던 그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연아 선수는 경기 전 몸을 풀 때 너무 긴장해서 점프를 전혀할 수 없었다는 고백을 합니다. 왜 그렇게 긴장했냐고 묻는 기자에게 자신도 왜 그렇게 평소보다 더 긴장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하지요(영어로^^). 중요한 건 그녀가 그렇게 긴장하고 자신감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는 사실. 그녀는 수많은 관중 앞에서 예의 그 도도한 자신감으로 완벽한 경기를 소화해 냅니다. 이렇듯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자신감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가 자신감이 있는 듯 행동하는 겁니다.
예전에 주니어 테니스 선수들을 컨설팅할 때 주어진 서브 두 번을 다 실패하는 실책을 하고나서 바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지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떨어지려는 찰나 바로 자신감이 가득한 행동을 의도적으로 하게 해서 떨어진 자신감을 끌어 올리려는 전략이었지요. 가슴을 쫙 펴고, 고개를 들고 마치 이미 승리한 듯한 표정으로 경기를 이어가게 했습니다. 물론효과 있습니다.
* 심상을 이용한 트레이닝과 설득력 있는 격려로 자신감 회복
자신감을 끌어 올리는 두 번째 방법은 마음속에 자신감 가득 찬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겁니다. 지난 6월호에서 다루었던 심상을 이용하는 거지요. 무엇보다 평소 훈련을 통해 자신감 향상을 위한 긍정적 모습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기 어려울 때, 코치나 부모가 보내는 격려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됩니다. 좀 어려운 말로 언어적 설득(verbal persuation)이라고 하는데 간단히 이야기하면 자신감이 떨어진 선수에게 말로 잘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는 겁니다. 설득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평소 신뢰를 쌓아야 함은 물론이고 때때로 논리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상대편 선수가 너보다 신체적으로 우월하지만 빠르고 민첩하게 치고 빠지면 승산이 있다’는 식의 설득은 덮어 놓고 그냥 ‘잘 될꺼야’라는 식의 하나마나한 격려보다 자신감 회복에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