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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역학 분석데이터”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 (변경석, 벡터바이오)

야구는 오래 전부터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경기에서 나타나는 데이터를 세밀하게 기록하고 분석하여 이를 기반으로 전술을 구사해왔다. 과거에는 타율, 출루율, 방어율 등과 같이 단순한 기록을 분석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기록(WAR, GPA, XR, ISOP, WHIP 등)을 활용하여 선수의 능력을 수치화하여 분석한다. 이렇게 분석한 기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고 연봉이 책정되며(프로선수에게 연봉이 곧 능력) 그 선수의 가치가 정해지고 있다. 이처럼 요즘 트렌드의 야구는 정량적으로 정리한 데이터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정량적 데이터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한 현대야구

이제 야구의 정량적인 기록 데이터는 야구 전문가들만 다루는 내용이 아니다. 야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열정적인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쉽게 야구 데이터에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이 구성되었다. 이러한 기록 데이터의 시발점은 선수의 동작 하나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야구 동작을 수행하는데 있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우수한 기록을 내기 위해 선수들은 어떠한 동작을 수행하는가?’
‘우수한 선수들의 동작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어떠한 훈련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나?’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근 다양한 측정 장비와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생체역학적인 분석을 야구에 접목하여 시도하고 있다. 야구 투구, 타격 동작에 대한 피드백을 눈으로 보고 평가(정성적 분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밀한 측정 장비를 활용하여 수치화(정량적 분석)한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생체역학적 측정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에는 경기력 향상 측면에서 정략적으로 수치화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스포츠 현장의 선수들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하여 훈련을 시도하고 있다.

개인 전문 트레이너를 고용하여 맞춤형 트레이닝을 수행하기도 하고,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할 때는 경기가 끝난 후 특별 타격 훈련을 새벽까지 수행하기도 한다. 스포츠 과학자들은 이러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마지막 1%의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1%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엘리트 스포츠에서는 이러한 마지막 1%로 인해 메달 색깔이 바뀌기도 한다.

야구라는 스포츠 종목은 다른 종목에 비해 부유한 프로스포츠이다. 하지만 야구는 스포츠과학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른 종목에 비해 비교적 투자를 하지 않는 종목 중 하나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그동안 수행해왔던 트레이닝 방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도와 노력을 통해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눈높이가 높아진 야구팬들이 떠나지 않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바이오메카닉 측정 (Proplayai)

야구 동작에 대한 생체역학적인 측정은 수치화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생체역학적 측정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은 생체역학적 측정으로 모든 정답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또한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야구 투구동작과 타격동작에 있어 정확한 정답은 없다. 생체역학적 측정은 수치화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생체역학 전문가와 코치가 함께 고민하여 보완해야 하는 동작을 하나씩 찾아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별 선수들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동작 분석

간혹 야구 종목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생체역학적 측정을 통해 나타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선수의 모든 동작을 수정하려고 하는 피드백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스포츠 현장에서 스포츠과학 적용을 경험해본 바로는 이러한 생각은 아주 위험하다. 예를 들어 과거 진행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선수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여 피드백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개개인의 선수들의 신체적 특성은 다르다. 키와 체중이 다르고, 팔, 다리 길이가 다르다. 그리고 근육의 형태와 양이 다르고 유연성도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선수들에게 일괄적인 데이터 피드백을 해주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동작이 수정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정량적으로 측정된 생체역학적 데이터라고 할지라도 상당히 조심히 다루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의 방식에 매몰되지 마세요.” (브렌트 스트롬)

그러면 지금부터 생체역학적 데이터를 야구 투구동작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한 가지 예를 들어 알아보자. 지금부터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은 ‘지면반력’에 대한 내용이다. 지면반력은 말 그대로 지면에 가하는 힘의 반대로 작용하는 힘이다(작용반작용의 법칙). 일상생활에서 걸어가거나 뛰어갈 때 우리가 앞으로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지면반력이다. 우리가 전방으로 추진력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반대 방향인 후방으로 힘을 가해야 하는데 이러한 힘을 측정하여 분석하는 것이 지면반력 분석이다.

투수의 투구동작에서도 최초로 추진력이 발현되는 것은 투구판을 차고 앞으로 나가는힘, 즉 지면반력이다. 그래서 현장의 코치들은 지면 반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말로 설명한 ‘효율적’이라는 것은 애매모호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면반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면반력을 측정하여 얻을 수 있는 자료는 무엇일까?

(장비소개) 스마트 마운드

지면반력 데이터와 알 수 있는 정보들

(1) 세 가지 방향(전후, 좌우, 수직)으로 분해된 힘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2) 최대 지면반력이 발현된 타이밍은 올바른가?
(3) 지면반력을 활용한 추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먼저 (1)번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흔히 생체역학전공자가 아니라면 지면반력은 하나의 힘 값으로만 측정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면반력을 생체역학적으로 측정하면 세 가지 방향의 힘으로 벡터(물리량의 단위, 힘의 크기와 방향을 포함한 개념)를 분해할 수 있다. 따라서 지면반력 측정으로 투구판을 차고 추진력을 발현할 때 수직, 전후, 좌우로 힘이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엘리트 투수를 대상으로 측정한 데이터로서 투구 시 나타난 추진발(오른손 투수일 경우 오른발)에 대한 지면반력 값이다. 우선 그래프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면 그림 중 위 그림은 전후로 발현된 지면반력 값이고, 아래 그림은 수직으로 발현된 지면반력 값이다.

그리고 빨간색으로 표시된 그래프는 구속이 빨랐을 때 나타난 지면반력 값이고 파란색으로 나타난 지면반력은 구속이 느렸을 때 나타난 지면반력 값이다.

<투구 동작 시 나타난 지면 반력>

*파란색 : 빠른 구속, 빨간색 : 느린 구속

우선 수직으로 발현된 지면반력 값으로 살펴보자. 구속이 빨랐을 때(파란색)와 느렸을 때(빨간색)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전후로 발현된 지면반력 값의 차이를 보면 구속이 빨랐을 때 더 큰 값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구속이 빨랐을 때 약 700N, 구속이 느렸을 때 약 600N).

이렇게 수치화된 결과 값으로 구속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직 방향으로 힘을 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방으로 발현되는 지면반력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보를 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측정은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측정하면서 전후 지면반력을 활용하는 느낌을 스스로 터득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동작을 보다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적용시켜 준다면 선수들이 보다 향상된 투구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2)번의 경우는 어떠한 정보로 알 수 있을까? 효율적인 투구동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면 반력으로부터 시작된 추진력을 볼이 릴리즈 되는 손까지 힘을 순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추진발이 지면반력으로부터 발현된 힘을, 골반의 회전, 몸통의 회전, 어깨의 회전, 팔꿈치의 회전, 손목의 회전의 순서로 연결해서 발현해야 역학적으로 효율적인 투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생체역학적 변인들에 대한 시간 정보를 정량화하여 분석하여 피드백 함으로써 트레이닝에 적용할 수 있다.

(3)번에 대한 정보도 다양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엘리트 선수의 투구 시 지면반력을 측정해보면 추진발로부터 발현된 지면반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몸을 최대한 앞으로 전진시킨 이후에 디딤발(오른손 투수의 경우 왼발)을 지면에 닿게 하도록 컨트롤한다. 반면 생활체육인들의 지면반력을 분석해보면 투구 시 추진발의 최대 지면반력 값이 발현된 이후 짧은 시간 내에 디딤발이 지면에 닿으면서 추진력이 제어되어 전방으로의 힘이 줄어들게 되어 효율적으로 투구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내용들을 측정하여 수치화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앞에 설명한 내용은 투구동작에서 측정할 수 있는 생체역학적 정보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훨씬 더 다양한 생체역학적 변인들을 상호연결하여 분석하여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여기서는 단순히 생체역학적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정보를 스포츠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 한 포인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포츠 현장의 코치와 선수들은 이와 관련한 내용을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생체역학 전문가들은 스포츠 현장에서 생체역학적 데이터를 보다 쉽게 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글 : 변경석 (벡터바이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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