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찾아온 가족
얼마 전 끝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캐머런 스미스 선수가 우승을 했다는 기사를 읽다가 호주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지난달에 와서 함께 지냈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왕래가 어려워서 캐머런 선수는 2년 간 가족들과 떨어져 지냈다고 합니다.
문득!! 그의 가족들은 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찾아왔을까 하는 쓸데없는 궁금증이 일어났습니다. 우리의 정서라면 ‘곧 중요한 시합이 있으니까 그것만 끝나고 가자’ 이랬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캐머런의 가족들은 마치 ‘대회보다 우리가 더 중요해!’라고 선언하듯 41억의 우승상금이 걸린 경기를 코앞에 두고 선수를 찾아갔습니다. 올라온 사진들을 보니까 플로리다 해변을 찾아 함께 가벼운 여행도 하며 지낸 것 같습니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감히(!!!) 말이죠.
우리의 문화는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는 가족이든 누구든 단절을 통해 마음을 모으는 방식을 주로 사용합니다. 단체로 합숙에 들어간다든지 하면서요. 다가올 중요한 시합 외에 다른 곳으로 관심을 보내는 것을 죄악시합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의 스포츠경기에서는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오히려 떨어져 있던 가족을 불러 모으곤 합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포스트시즌이 되면 가족들이 함께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경기라고 해서 준비하는 모든 순간에 힘을 쏟을 필요는 없을 겁니다. 과도한 긴장감이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경과학자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주의력과 집중력도 유한한 자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체력과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록 고갈되는 자원이라는 것이죠. 그러기에 경기 안에서 최대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연습과 경기 이외의 시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심신을 이완하는데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로지 경기 생각만!’ 이러면서 선수를 계속 긴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말이죠.
캐머런 선수에게는 가족과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몸과 마음을 쉬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 겁니다. 중요한 경기, 일생일대의 시합이라는 메시지를 선수에게 계속 입력하며 시종일관 전의를 다지며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접근인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뉴스레터 3호에 올라간 ‘코치라운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