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라운드 생각

“인성, 태도가 좋은 선수가 성공한다. 노력하는 선수가 결국 재능있는 선수를 이긴다”는 말에 대하여

“인성이 안 좋은 선수, 태도가 형편 없는 선수는 결국 한계를 넘지 못한다.” “재능보다 노력이다. 결국 노력하는 선수가 재능을 따라 잡는다.” 이런 말을 퍼나르는 코치들이 많이 보인다. 저런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코치들의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다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춘기만 지나도 선수들은 경기장과 세상의 복잡다단한 면을 조금씩 알아 가기 시작한다. 선수들은 재능, 인성, 노력에 관한 어른들의 가르침과 어긋나는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자기밖에 모르는 놈이 팀을 매번 승리로 이끄는 모습을 보게 되고, 자신이 볼 때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데 자신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는 많은 선수들을 보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3루에서 출발하는 사람과 경쟁해야 하는 부조리, 불공정은 경기장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부조리’라는 단어는 지극히 부정적이며 극복해야 할 대상처럼 느껴지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그런 부조리, 불합리 역시 삶의 일부이고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인성과 태도, 노력의 가치를 성공과 결부시켜 가르치는 교육에 반대한다. “인성이 좋은 선수가 결국 성공한다”, “노력하는 선수가 재능 있는 선수를 이긴다”고 말하며 삶의 귀한 가치를 도구화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위나 나이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는 태도, 주변에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는 마음,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의지, 어제보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향상심 등. 어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도구로서의 태도, 인성, 노력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삶을 아릅답고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에 마땅히 실천해야 하는 덕목으로 가르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가치들이 그저 성공을 위한 도구로 소비되지 않았으면 한다. 도구는 언제든지 필요 없으면 버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말이 의심할 여지 없는 신념으로 굳어지면 삶을 살아가는 데 과연 도움이 될지도 따져볼 일이다. 야구나 축구, 농구 등 일부 프로 선수들이 다른 종목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은 그들의 인성과 노력의 수준이 더 높기 때문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운 좋게 잘하면 더 많이 벌 수 있는 세계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대단한 재주를 가지고도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직업이 수두룩하다. 나는 일부 스타 레전드들의 언행에서 ‘이건 다 나의 노력 때문이야’라는 오만한 신념을 본다.

내가 코치라도 인성이 먼저고 노력이 중요하다고 가르칠 것이다. 다만 그 이유는 다르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온갖 불합리와 부조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야 성공한다고 허황된 믿음을 심어 주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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