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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이 한계를 넘게 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이와무라 아키노리)

일본야구 칼럼니스트 서영원씨가 이와무라 아키노리씨(전 메이저리거, 현재 독립구단 후쿠시마 호프스 감독)에게 운동과 학업 병행에 대해 의견을 물었습니다. 늘 친절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해주시는 이와무라 감독님 언젠가 꼭 한번 모시고 싶습니다.


얼마전 세미나에서 학부모로부터 받은 질문이 하나 있다.

“학창 시절에 어떻게 하면 야구와 공부, 그리고 노는 것 사이의 밸런스를 가질 수 있습니까?”

나는 야구에 전념하며 자랐다. 그것이 좋았냐고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아니오’다. 성장과정에서 겪어야 할 일들을 겪지 않으면 인생에 큰 반동이 생길지 모른다. 이것을 모르는 부모나 지도자가 많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그 부분에서는 반성하고 있다. 그 어떤 영역이라도 억압이 한계를 넘게 되면 사람은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학창시절 공부만 강요하고, 만화나 게임은 나쁘다고 교육 받은 학생들은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냥 빈둥대거나 대학교 수업에 가지 않는 사례들도 있다. 또 20대 시절에는 일절 술과 도박을 하지 않던 사람이 30대나 40대에 이르러 터져버리는 경우도 있다. 오랜 억압의 결과로 역효과가 난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공부든 야구든 뭔가 하나의 카테고리에 넣어 다른 것들을 소홀히 하도록 하면 그 사람의 인생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크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라면 야구와 공부, 그리고 노는 것, 때에 따라서는 연애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경험시켜 줄 필요가 있다. 금지가 결국은 억압으로 전개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 사이에서 제대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사람이 부모와 지도자다. ‘공부만 잘 하는 인간, 야구 로봇’ 이런 것들이 목표인 사람에게는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 하지만 정서가 풍부하고 깊이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면 분명 이런저런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야구이야기를 해보자. 아침부터 밤까지 하는 연습이 정말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일까? 수없이 많은 경기를 뛰는 소년야구팀들이 일본 전역에 많다. 경기만 하면 야구가 능숙해지는 것일까? 물론 경기에서 과제를 찾아내고, 그것을 다시 연습하면서 개선해 나간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팀들의 목표는 ‘대회에서의 우승’이다. 그것은 승리지상주의일 뿐이고, 과제와 개선 등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성장할 수 없다. 그런 지도자라면 공식전이 아니라 연습경기에서도 승리를 강요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베스트 멤버를 기용하려 들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남는 것은 무엇인가?

회사나 조직도 마찬가지지만 한 가지의 조직 목표, 이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학부모나 지도자라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자신의 자녀나 지도하는 선수가 풍부한 인간성을 가진 인간이 되길 바라는가? 아니면 야구로봇을 원하는가? 어느 쪽인가? 야구에 대한 사랑과 공부에 대한 관심, 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 모두가 필요하다. 어린 친구들의 미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와 지도자다. 그런 어른들이 옛날옛적의 비효율적인 상식에 물들어 있다면, 아이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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