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감의 숨겨진 이유
티모시 골웨이의 <The Inner Game of Golf>에 소개된 압박감의 숨겨진 이유에 관한 내용입니다.
나는 수년전 LPGA투어 상위랭커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그녀는 주요 토너먼트에서 여러 차례 우승했지만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몇 차례의 우승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나와의 만남에서 중요한 경기의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홀에서 퍼팅에 지나친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때로는 손이 떨리고 스트로크에 대한 감각을 잃을 때도 있다고 했다.
나는 “골프를 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녀는 가능한 적은 타수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이번에는 “왜 플레이를 합니까?” 하고 묻자 그녀는 “좋은 질문입니다. 첫째, 게임이 진행되는 분위기가 좋고, 둘째, 신이 주신 재능을 발휘하는게 좋고, 셋째는 경쟁이 좋습니다”고 답했다. 그녀의 대답은 직설적이었으며, 나 역시 그 같은 동기들이 압박감을 유발하는 잠재이유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당신이 지금 그렇게 이야기할 때는 손이 떨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재능을 표현하고 경쟁을 즐기면서 골프코스를 기쁜 마음으로 누비고 있다는데 동의합니다”라고 말하고 “당신이 플레이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 “있는 것 같네요. 나는 골프에 빚이 있어요. 골프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해주었습니다. 골프 덕분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많은 팬이 생겼고, 그들은 내가 경기를 잘 하기를 원합니다. 나는 그 분들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그녀는 손을 조금 떨면서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 것은 나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나는 “골프가 오늘날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는 그녀의 말에 특히 관심이 갔다. 나는 “골프가 당신을 의미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면, 골프가 다시 당신을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반문한 뒤, “타이틀이 걸린 경쟁에 처했을 때 당신의 손이 떨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당신의 능력이 저하되면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걱정하기 때문 아닐까요?”라고 분석해 주었다.
이 대화의 초점은 명예의 전당이 그녀에게 주는 의미가 아니라, 승리하지 못하면 팬들이 실망할 지도 모른다는데 있다. 골프는 그 자체일 뿐이며, 위기감은 다른 것으로부터 유발된다.
<사진 출처 : 하상욱 시인이 소치동계올림픽 기간 중에 올린 트위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