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야구를 설명하는가?
비경기인 출신으로 야구기술에 대한 이론서를 내고 보니 주변에서 제 책의 내용에 관한 질문보다는 “도대체 왜?”라거나, 더 단도직입적으로는 “도대체 네가 뭔데?”라는 식의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렇게 질문하시는 분 중 몇몇은 다행히도 책의 내용에 관한 질문들로 이어지곤 하는데, 십중 팔구 “내가 선수출신인데….”라거나 “내가 선수출신에게 물어보니…” 라며 문장을 시작하죠.
비경기인이 왜 야구기술에 대한 이론서를 썼는지 의아하신 분들, 나아가 비경기인의 야구기술 이론 이야기를 선수출신의 입을 통해 검증 또는 비판하려 하시는 분들(실은 상당히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재판, 3판으로 이어지며 더 나은 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은 마음 속에서 “야구기술에 대한 이론은 엘리트 경기인들이 가장 잘 알고있다”는 전제를 긍정하고 계신 분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전제가 과연 타당한 것일까요?
이하에서는 이 전제가 허상에 불과하며 때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을 정도로 그릇된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론이란?
일단 논의의 시작은 ‘이론’이란 무엇인가로 해보도록 하지요. 이론이라는 말을 정의내리는 데 있어서는 얼마든지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이 글에서 쓰이는 ‘이론’이란 ‘어떠한 현상을 설명하는 틀을 의미합니다. 그 틀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것이어서 그 틀을 바탕으로 하여 현재의 다양한 현상들을 해석할 수도, 미래 현상을 예측할 수도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이론은 반드시 근거가 충분한 설명의 형태로 나타나야 합니다.
‘나는 그렇게 했다’라거나 ‘설명은 못 하겠는데 감이 그렇다’라는 말은 이론가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지요. 오히려 제대로 된 이론이라면 ‘대충 느끼는 감은 이럴 수 있는데, 이것은 실은 이러이러한 이유에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고, 실질에 있어서는 이러저러하다.’는 식의 ‘설명’이 되어야 합니다. 설명의 근거라 함은 과학적 실험이나 측정이나 관찰을 통한 것일 수도 있고 보편적 이치나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일 수도 있지요. 순전히 개인 또는 주변의 경험 몇 조각을 이어붙여 만든 설명이라면 진정한 이론이라기보다는 시쳇말로 쓰이는 이론(예: 나의 이론에 따르면 남자형제만 있는 아이들이 여자형제가 있는 아이들보다 성격이 더 나쁘더라.), 즉 개인의 생각, 사상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위한 수식어로서의 이론에 불과할 것입니다.
엘리트 경기인 = 위대한 이론가?
엘리트 경기인이 야구 실력에 있어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엘리트 경기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 중 가장 공을 잘 던지고, 잘 때려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들이 과연 훌륭한 이론가일까요? 그들이 야구의 다양한 현상을 해석할 수 있는 자기만의 틀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 틀을 설명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요? 그 설명의 근거가 개인의 경험을 떠나 보편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만큼 객관적인 것일까요?
맬컴 글래드웰의 책 블링크(Blink)에 소개된 아래 이야기는 선수들의 ‘이론가’로서의 능력에 합리적인 의심을 품을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수 년에 걸쳐 프로 운동선수를 연구한 브레이든은 “자신의 동작을 정확히 알고 일관되게 설명하는 선수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때 그때 다른 대답을 하거나 의미 없는 답변을 할 뿐이었죠.”라고 말한다. 특히 그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프로들이 (테니스에서) 포핸드를 칠 때 손목으로 라켓을 틀어 공을 때린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들은 무엇을 본 것일까요? (정밀 분석화면을 가르치며) 공을 칠 때를 보십시오. 우리는 디지털 영상 덕에 손목이 8분의 1정도로 미세하게 돌아가는 것까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손목은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얼마나 미동이 없는지 보십시오. 공을 치고 나서 한참 뒤까지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신은 충격을 받을 때 손목을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만 실제로는 충격을 받고 난 후에도 한참동안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지금껏 속아 온 걸까요? 사람들은 코치들에게 수백달러씩을 내며 어떻게 손목을 틀어 공을 치는지를 배우는데 실력이 늘기는 커녕 오히려 팔부상이 급격히 늘고 있죠”라고 이야기한다. 덧붙여 그는 자신의 타격 순간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테드 윌리엄스(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 윌리엄스가 쓴 타격이론서The Science of Hitting은 불후의 명저로 꼽히고 있다)를 직접 만난 일화를 들려준다. 실제로 타자가 타격 순간을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그의 설명에 윌리엄스는 “그래. 내가 그렇게 말한 건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 것 뿐일거야”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블링크, 102~105페이지 내용을 축약함)
선수들의 ‘이론가’로서의 자질을 의심하는 사람이 비단 브레이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선수들을 오랜 기간 취재했던 기자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다만 그들은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현실(이론이건 뭐건 잘 모르지만 기능에 있어서는 최고인 선수들)을 이상(야구에 관해 모든것을 다 알고 이해하는 플레이어)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뿐이지요. 그게 바로 팔리는 기사일 테니까요. 팬들이 원하는 영웅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저 역시 피칭이론서를 집필하기 위하여 지역 클럽리그 자원코치부터 시작하여 수십년 간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선수출신 코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을 만나본 결과, 브레이든과 비슷한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엘리트 경기인 경력이 뛰어난 이론가로서의 능력과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그 반대로 엘리트 경기인 경력은 자신의 남다른 경험과 경력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과 자존심으로 인하여 뛰어난 이론가가 되는 데 큰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요.
제가 생각해 본 이유는 대충 이렇습니다.
일단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릅니다. 최고의 경기인들일수록 소싯적부터, 수천회의 반복을 통해 몸으로 익힌 기술이기에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잘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우리 모두 걷는데 전문가이지만 걸음걸이의 메카닉에 대하여 그럴싸하게 설명하실 수 있는 분은 매우 드문 것을 생각해 보시면 쉽습니다.
또, 이론을 위한 설명력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가사 설명을 시도한다고 해도 그 근거에 있어서 개인적인 경험에 기대게 되니 보편타당성도 부족하지요. 게다가 대부분의 엘리트 경기인들은 자신의 소중한 경험에 반하는 이론은 공부하지도 않습니다.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 특히 자신과 다른 생각을 먼저 잘 파악하고 자신의 의견을 전개하는 것과 정 반대이지요)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주로 그들의 공부란 자신의 경험을 뒷받침해줄 정도의 그럴싸한 지식 습득 수준에 그치게 됩니다. 그것도 파편적인 수준에서 말이지요. (이론서의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어가며 의미를 곱씹는 것이 아니라 몇몇 사진이나 몇몇 부분의 설명에만 치중하는 식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트 경기인들이 위대한 이론가처럼 비추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청자들의 태도를 들고 싶습니다. 비경기인 출신인 이론가의 합리적 설명에는 “실전경험이 없으니 어딘가 문제가 있을꺼야”라고 냉소적인 태도를 보내지만, 유명경기인 출신의 허술한 이론 이야기에는 모두가 (화자는 생각치도 않은) 행간을 읽어보려 노력합니다. (저 스스로도 미국에서 다양한 배경의 코치들을 만나며 위와 같은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였음을 고백합니다.^^)
언론 역시 여기에 일조를 하지요. 팬들이 원하는 것은 위대한 선수입니다. 위대한 선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의 과장과 수식이 필요하지요. 막상 취재 당시에는 도대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몰랐다 하더라도 기사에는 ‘최고의 선수라면 이정도 이야기는 알고 있겠지’라는 선해 하에 매끄럽고 유창한 표현들로 선수들의 이야기를 포장하다보면 읽는 이들은 ‘역시 이러한 사고과정을 거쳐 그런 플레이가 나오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선수들 역시 굳이 그러한 포장에 토를 달 이유가 없지요. 멋지게 보이는 일에 인색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 = integrated effort
다행히도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은 그 자체가 경험적 피칭이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또는 보편타당성을 확보해보려는 몸짓입니다. 제 책에 소개된 이론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골반장전(pelvic loading)과 견갑골장전(scapula loading) 개념을 도입하여 피칭을 가장 잘 설명해 낸 것으로 평가받는 폴 나이먼, 역W자형 백스윙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통하여 수면 위로 드러난 민완 피칭이론가 크리스 오리어리, 코칭 커뮤니티 webball.com의 운영자이자 야구이론서의 집필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리쳐드 토드는 모두 비선수출신 코치 또는 이론가입니다.
또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의 선구자격인 마이크 마셜은 스스로가 사이영상 수상에 빛나는 훌륭한 최고의 메이저리그 투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현역시절 알고 있던 경험적 피칭이론을 완전히 부정하는 새로운 이론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지요. 물론 현실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순전히 이론을 위한 이론에 가까운 모델이라 평가받고 있지만요.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의 주류격인 톰 하우스, 그에 맞서는 롱토스 반대론자 딕 밀즈는 모두 메이저리그 투수출신이지만 자신의 현역시절 경험적 피칭이론을 벗어나서 과학에 근거한 이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톰 하우스는 톨앤폴(tall & fall) 형태의 투구동작을 옹호하다가 몇 년 전부터 그 주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요. 또 이들은 투구이론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의학이나 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을 포함시켜 일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이 해오던 느낌을 애써 설명하며 이론이라고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분석을 통해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론을 전개하는 것이지요. 이들에게 자신의 현역 시절 경험은 참고 포인트가 될 뿐입니다.
또, 엘리트 경기인에 미치지 못 하는 야구선수였던 론 월포스는 “과연 내가 해 온 훈련방법이 옳은 것이었을까? 투수를 길러내는 데 적합한 것이었을까?” 등을 고민하면서부터 더 나은 코치가 되고 더 좋은 투수 훈련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지요.
톰 하우스, 폴 나이먼, 딕 밀즈, 마이크 마셜, 론 월포스, 크리스 오리어리 등의 이론이 모두 완벽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야구기술 이론을 정립하는 데 있어 이들은 모두 경험의 영역을 전면 부정하거나 상당부분 축소함으로서 더 뛰어난 이론가로 이름을 날리게 된 점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또,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조언이나 자료를 적극 활용하였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 합니다.
정보화의 시대 – 활자에 익숙한 이들의 대약진
그리고, 또하나 중요한 것. 위에 열거된 여러 이론가들의 노력은 대부분 책이나 DVD 등을 통하여 문자화/자료화 되어있습니다. 부족하다면 이들이 운영하는 코칭 커뮤니티를 통하여 문답을 할 수도 있고 말이지요. 레슨이나 세미나를 통하여 이들이 케이스바이케이스 분석을 어떻게 가져가는 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엘리트 경기인들은 이와 같은 자원들에 접근하거나 그 자원들을 열심히 공부할 만한 능력 및 의지를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자신의 경험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지요. 팬들의 야구 전반(심지어는 세밀한 기술까지도)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요즘, 자연히 야구를 ‘공부’하는 능력에 있어 엘리트 경기인들과 저같은 심각한 야구팬간의 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엘리트 경기인들은 직접 경험의 우월성을 이야기할 지 모르나, 최근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난 사회인야구 인기에 힘입어 일반인과 엘리트 경기인들간의 경험적 갭 역시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종래 관중석의 팬에만 머물러 있던 이들이 필드에서 야구를 직접 경험해 봄으로써 선수들이 느끼는 느낌을 공유하기 시작했지요. 플레이 수준이 올라갈수록 경기를 통해 얻는 경험도 많아지고 선수들만이 느끼던 기분들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선수출신들의 사회인야구 진출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공을 치고 그들에게 공을 던지고 그들의 움직임을 배워 따라하면서 일반인들의 직접 경험의 질과 양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다만 선수들과 같은 수준으로 꾸준한 단련을 해 오지 않았기에 전반적인 플레이 레벨에서 현저히 떨어지고 머리로는 알아도 몸으로 잘 실현되지 않을 뿐이지요. (물론 다양한 경기 경험을 쌓아간 일정한 레벨 이상의 사회인야구인에 한하여 적용되는 이야기겠습니다만…)
또, 가사 경기인 출신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야구의 모든 현상을 경험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실제로 경기인들도 자신의 경험이 한정되어 있는 이상 그들 역시 상당부분의 지식을 간접경험(주로 덕아웃 토킹)을 통하여 습득하고 전파하게 되어 있습니다. 1) 포크볼을 던진 적 없는 투수가 포크볼로 타자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2) 포크볼 전문투수의 회고록에서 그가 타자를 잡아내는 법이 상술된 부분을 읽어 이를 알게 된 야구팬, 또는 3) pitch f/x 등의 통계 분석을 통하여 어떤 형태의 포크볼이 타자를 잡아내는 데 유리하다고 이야기하는 분석적 야구팬은 모두 간접경험자라는 점에서 공통됩니다. 1)의 간접경험이 2)나 3)보다 특별히 더 우월하다고 보기도 어렵지요. 물론 1)의 선수는 “내가 선출이라 아는데…”라고 말하며 타인에게 있어 훨씬 더 큰 권위를 갖게 되겠지만 말이지요.
여하간 별 것도 아닌 이야기가 괜히 길어지기만 했습니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이겁니다. 누가 야구를 설명해야 하는가…. 종래 또는 현존의 이론에 대한 이해 및 검토능력, 보편적인 자연법칙에 바탕을 둔 직관력이사고가 뛰어난 이들이 야구를 설명하는 것이 옳습니다. 실기 능력과는 관계 없이 말이지요.4 다만 현장의 느낌이나 감 등은 보다 철저히 모니터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론과 실전을 잇는 굉장히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결론: 최고의 실전실력을 보인 선수라 하여 그것이 바로 최고의 야구이론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과학과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야구기술 이론은 보다 integrated한 노력이 요구되는 영역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이 엘리트 경기인들의 우수한 기술적 능력을 폄하하는 글로 비추어지지 않기 바랍니다. 엘리트 경기인들은 누가 뭐래도 기능적인 면에 있어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행동이나 자신의 동작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일관되지 못하고 부족하다 할지라도 말이지요.
다만 엘리트 경기인들의 경험 진술은 이론가에게 중요한 참고 포인트는 될 수 있습니다. 그 점을 참고하지 않고서는 실전과는 동떨어진 이론을 위한 이론에 그치게 되니까요.
조용빈
매우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저는 사회인야구 선수 2년, 감독 2년을 경험한 열혈야구팬입니다.
오래전부터 야구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은 주변 사람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었지만, 사회인야구 감독이라는 직책을 맡은 후로는 스스로 지도자를 자임하고 나름대로 야구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조용빈님이 쓰신 도 읽어보았고, 부족한 이해를 깊이하기 위해 구글을 검색하기도 하고 미국의 많은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며 지식을 쌓고 있지요. 물론, 주변에 야구 좀 한다는 사야인들, 선출들, 또는 레슨코치들도 많이 접해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사야인들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또는 경제적 이유 같은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그런 분들로부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가르치는 게 다르기도 하고, 제가 공부한 내용들과도 다른 점이 많더라고요. 더욱 혼란스러운 건 가르치는 내용들이 실제 경기에서 전문엘리트선수들이 하는 동작과도 다른 점이 많다는 겁니다. “왜 다르냐?” 고 물어봐도 그저 과거에 야구를 배우면서 들었던 것들을 재반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몸으로 배운 것을 아무런 의문없이 전달할 뿐이지요.
초고속카메라 등 영상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눈으로는 포착할 수 없었던 동작의 구분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테크닉에 관한 기존의 통념들이 하나둘씩 바뀌어 가고 있음을 공부하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더우기 바이오메카닉이라는 학문적 수준에서는 서로 배워가며 같이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은 제 주변에는 아직 없네요. 그렇다 보니, 기본적인 히팅메카닉이나 피칭메카닉에 대해 제 팀원이나 주변분들과 얘기할 때 common sense를 이루어 나가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혼자만의 관념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느낄 때도 많습니다.
하여튼 조용빈님이 비선출이면서도 (혹은, 그렇기 때문에…) 대단히 깊이있는 주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저도 무척이나 고무되고 있긴 합니다. 건승하십시요. ~^^*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올려주신 글에서 고민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모든 선수들이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고 똑같은 교육을 받더라도 피칭 메카니즘이 다른것은 그들의 인체가 가지고 있는 자가 조직화(self organization)가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던지는게 대한 정확한 교육을 받더라도 그것이 실제 게임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 아닌가는 전적으로 선수 본인 신체 스스로 패턴을 만드는 것에 달려 있는 거 같습니다.
가령 투수를 잘 키워내는 코치님들을 보면 전반적인 패턴에 대해서 고지식하게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상황에 맞춰 개개인에게 처방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피칭 코치님들 께서는 시작 자세에 대해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시작 자세가 끝자세의 명료성을 제공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닝 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시작자세는 골반과 어깨를 이루고 있는 근육들이 등척성(isometric)적으로 동시수축(co-contraction)을 준비하고 있는 자세 즉 근섬유의 탄성이 가장 활발해 질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 실시 합니다. 비단 이것은 골반의 위치 뿐만이 아니라 어깨의 위치도 나타내는 보통 어깨 주변의 근육들이 가장 동시수축 할 수 있는 위치를 찾는 것이죠
볼트가 뛰는 동작을 관찰해 보면 골반이 좌우로 굉장히 크게 움직입니다. 골반의 움직임에 따라 주변 근육들이 탄성을 발하게 되고 동시수축을 강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죠
이 칼럼은 경영학 분야 중 ‘지식경영’이 말해주는 원리와도 상통한다고 보입니다. 바로 암묵지와 형식지의 관계입니다. 현장 전문가의 경험적 지식을 암묵지라고 합니다. 전문가는 자신의 분야에 대해 깊은 지식을 습득하고 있지만 자신이 어떻게 그 지식을 얻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표현하는지는 모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암묵지를 객관화하여 남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지식을 형식지라고 합니다. 지식경영에서는 암묵지와 형식지가 상호작용하여 선순환을 이룰 때 어떤 분야의 발전이 가속화된다고 말합니다.
아. 그렇군요. 새로운 개념을 덕분에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야구광의 한 사람으로서, 님과 같은 분들의 노력으로 한국 야구 선진화의 초석이 놓이는 것 같아 기쁩니다.^^
본문 중에서 반가운 이름이 보이네요.
톰 하우스(Tom House) 코치님…
늦은 나이에 수영을 시작한 저는 한 삼년 전쯤… 어깨 부상(Swimmer’s Shoulder)을 입었습니다.
일반 정형외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긴 했으나… 회복/완치는 아주 어려워 보였습니다.
인터넷/유튜브를 뒤져가면서 공부해보니,
수영 선수의 어깨 부상과 유사한 것이 야구 투수의 어깨 부상이더군요.
톰 하우스 코치님이 유튜브에 공개하신 동영상들에 한글 자막을 입혀보았습니다.
어깨 강화 운동과 워밍업 운동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JgvtGHXMbo&list=PLrBuxtsANnuo1ixVwQiwKvzkgse4tnrbR
(유튜브 플레이어에서 “설정 => 자막 => 한국어”를 선택하시면 한국어 자막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와. 자막 다는 일이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인데 애쓰셨네요. 감사합니다.
이 글이 쓰인지 몇년이 지났는데..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책 꼭 한번 읽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