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부타 카즈키와 어머니의 눈물
서태웅씨와 함께 데쓰리포트를 진행하는 박명표씨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히로시마 카프의 야부타 카즈키 선수와 그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어머니께서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각종 외판원, 택시 기사 등을 하며 고생을 많이 하셨나 봅니다.
작년 NPB 드래프트는 잘 나가다가 갑자기 히로시마의 2라운드 지명선수가 발표되는 순간 장내가 술렁거렸다.
“아시아대의 야부타 카즈키”
그 이름이 누구인지 기자들과 관계자들이 생각해내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도 그럴것이 고교 시절에 알아주는 유망주였던 야부타는 고교 2학년 말 팔꿈치 피로 골절로 이탈한 뒤 대학에서 똑같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대학 4년 동안 그가 공식전에서 던진건 단 1이닝에 불과했던 것이다. 고교 시절 최고 구속 146Km의 패스트볼을 구사하면서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피로 골절은 그의 가치를 떨어뜨렸고 감독의 권유로 아시아대로 진학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 후에 재활로서 재기해보려던 야부타의 꿈은 그저 꿈으로 끝났다. 결국 두번째 피로 골절을 당한 끝에 수술을 택했고 그는 3학년 춘계리그에서 단 한 번 공을 던진것을 끝으로 대학 무대에서 볼수 없었다. 그러나 히로시마는 그를 지명했고 모두가 이해할 수 없는 지명이라고 했다. 2라운드면 1라운드 다음. 즉시 전력감 또는 특급 유망주의 자리였기 때문. 아무도 모르는, 스카우팅 책자조차 언급되지 않은 선수가 불릴 자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히로시마는 확신이 있었다. 히로시마 출신인 야부타를 고교 시절부터 관찰한 스카우트들은 – NPB의 스카우트 편성 부장은 상당히 장기간동안 재직하기 때문에 스카우트의 연속성에 있어선 잇점을 가진다 – 야부타의 4학년 추계에서의 불펜 투구를 보고 그가 완벽하게 부상에서 회복했다는 확신을 가졌던것이다. 거기에 야부타의 어머니는 일명 ‘카프 죠시’라고 불리우는 열성 팬. 야부타의 입단은 가족의 참석과 함께 순조롭게 이루어졌고 부상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표현처럼 대학 시절의 ‘사이버 투수’였던 야부타는 언제 자기가 부상을 당했냐는듯이 2군 데뷔 시즌에서 8경기 4승 1패 1.70에 37이닝 42삼진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17개의 볼넷이 걸리는 부분이었지만 19개의 피안타가 말하듯 그의 구위는 2군에서 압도적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Tqy240nD2o
그리고 오늘. 도쿄돔에서 요미우리를 상대로 야부타 카즈키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관중석에서 어머니가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첫 타자 쵸노 히사요시에게 WELCOME TO NPB 포를 얻어맞긴 했지만 쵸노를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을 잘 막아내면서 최고 구속 153Km, 평균 147Km 내외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포크볼, 커브등을 앞세워 5안타 4삼진 2볼넷 2실점의 투구로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 투수가 되었다. 덤덤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데뷔전 승리의 기쁨과 지금까지 고생을 헤쳐온 회한이 담겨 있었다.
모두가 포기했던 투수가 다시 마운드에 섰다. 야구란 드라마가 있어서 더 멋있는것인지도 모른다.
드래프트되던 날 어머니와 눈물을 흘리는 모습(12분5초부터)
https://www.youtube.com/watch?v=zxc0l_b4Q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