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구치 소가 전하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의 냉혹함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다구치 소 오릭스 2군 감독이 메이저리그의 스프링 캠프 풍경을 말해주는데 무척이나 살벌하네요. 혹시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하는 분 계시면 참고하세요.^^ 일본야구 칼럼을 쓰고 계신 서영원씨께서 보내주셨습니다. 감사감사!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는 여러 면에서 격차가 큽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세계가 천국이냐고 물으면 대접받는 것을 생각하면 맞습니다만 체감되는 압박감은 마이너리그와는 비할 바 없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 몸, 기술 모두 진짜 싸움은 메이저에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닿을 때까지의 경쟁도 일본 야구에서는 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합니다.

또 메이저라는 천국과 마이너라는 지옥은 캠프 때는 바로 옆에 있어서 서로의 ‘삶’이 보이게 된다는 점도 미국다운 현실주의를 보여줍니다. “억울하면 여기까지 올라와라”, “여기에 오면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어.” 이렇게 구체적인 목표를 보여줍니다.

2002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세인트루이스에 도착한 저는 메이저와 마이너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 때 참여한 캠프는 바로 메이저와 마이너의 격차를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훈련을 시작할 때의 워밍업도 다릅니다. 메이저는 메이저리거만이 모여서 차분히 시작하지만, 마이너는 루키리그와 트리플A 선수들이 모두 함께 훈련을 시작합니다. 나이로 치면 고교생 정도부터 40세 가까운 선수가 경쟁자로 함께 연습하는 것입니다.

마이너 캠프에서는 선수를 대하는 것에도 위아래가 없습니다. 트리플A니까 더블A보다 조금 더 챙겨주는 것도 없습니다. 4~5팀은 만들 수 있는 160~170명 가량의 선수가 같은 그라운드에서 일제히 몸을 풉니다.

메이저도 옆에 있는 경기장에서 동시에 연습을 시작합니다. 우르르 몰려 있는 마이너리그 훈련장에서 보면 여유있는 메이저 캠프의 모습은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메이저리거로서 마이너 캠프를 보면 “우와, 절대 저기서 훈련하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메이저 캠프는 주전급 선수들과 소위 말해 1.5군 선수들, 그리고 기량을 살펴보고 싶은 초청 선수 등 60명 정도로 시작합니다. 거기서 로스터 25명이 압축되어 갑니다.

메이저에는 40명 정원이라는 것이 있으므로 우선 20명 정도가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마이너리그로 떨어집니다. 나머지 40명 중에는 미래의 유망주라고 판단해서 한번 메이저 캠프를 경험시켜 보자는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파견된 선수가 10명 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선수들도 ‘경험’이 끝나면 결국은 예정대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갑니다. 이제 나머지는 30명 안팎.

원래 잔류하는 25명 정원은 선수 각각의 계약 등에 의해서 거의 굳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캠프에서의 경쟁에 의해서 정해지는 자리는 1~2개에 불과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 자리를 놓고 최종적으로는 4~5명이 경쟁을 하게 됩니다.

경쟁 사회라고는 해도 ‘준비! 시작!’ 이런 식의 포지션 경쟁은 기본적으로 없습니다. 라커의 배치가 그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세인트루이스의 경우에는 왼쪽부터 차례로 주전 선수들이 배정을 받고 오른쪽으로 갈 수록 곧 내려갈 선수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시카고 컵스의 경우에는 25명 정원에 들어갈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가 번갈아 라커를 제공받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도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자신이 팀에서 어느 정도 기대를 받고 있는지’ 한눈에 들어오는 잔혹한 라커 배치였습니다. 메이저가 정해진 선수들의 라커는 하나씩 사이를 두고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사이에 ‘지금 단계에서는 즉시전력감으로는 기대하지 않는 선수’, ‘아마도 중간에 마이너로 내려갈 선수’ 등이 들어갑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미래가 불확실한’ 선수들은 빠지게 되고 결국에는 마치 처음부터 거기에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메이저 선수들은 양 옆이 뚫린 공간을 느긋하게 쓰게 됩니다. 자신의 라커가 유명 선수의 바로 옆에 있으면 ‘아. 결국 나는 내려가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유명 선수와 한다리 건너 있으면 ‘뭔가 기대하고 있는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셈입니다. 물론 모든 것이 예상대로 되지는 않지만 너무나 노골적인 배치였습니다.

이렇게 두개의 극단적인 세계가 펜스 1장 사이에 두고 진행되면서 메이저의 캠프와 시범 경기는 시작됩니다. 메이저 캠프에서 마이너 강등을 알려주는 것은 대개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입니다. 미국에 넘어간 이후 몇년간 와이프는 그 시간이 되면 일체의 집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10시까지 저의 전화가 없으면 ‘오늘도 살아남아 준 것’에 안도하면서 다시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메이저에서 트리플A로 떨어지는 선수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트리플A에서 더블A로 밀리는 선수가 있습니다. 메이저의 훈련 캠프에는 넓은 부지에 5~6면의 구장이 있는데, 내일 내가 그 중 어느 구장에 있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게 마이너 선수의 비애입니다.

캠프에서는 메이저 선수와 마이너 선수라는 구별이 있을 뿐이므로,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120~130명의 선수가 좁은 그라운드에서 함께 워밍업을 합니다. 그것을 마이너 담당 30명 정도의 코치가 지켜보는광경은 옆에서 보면 꽤 이상하게 보일 겁니다.

마이너 선수로 열심히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돌아가면서 경기를 나설 수 밖에 없다는 허망함이 시범 경기에는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리를 확보한 주전선수들은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몇 경기 연속 무안타라도 크게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계약상 마이너로 떨어지는 걱정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올라가야 하는 선수는 시범경기 한 타석 한 타석이 승부입니다. 매경기 안타냐 아웃이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며 배트를 휘두르는 것과 ‘무안타라도 괜찮아’ 하면서 힘을 빼고 휘두르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메이저의 지위를 확고히 한 선수는 점점 유리해지고, 마이너 선수는 점점 몰리게 됩니다.

 

(원문기사 읽기)

日米プロ野球・キャンプに見る違い<プロ野球・二軍の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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