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체력이 막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잘 준비된 질문과 통찰이 가득한 답변으로 채워진, 정말 한줄도 그냥 넘기기 아까운 최고의 인터뷰 기사네요. 축구는 확실히 해외와 교류한 지도자들이 늘어나면서 훈련방식도 많이 변하고 있는 듯 합니다. (출처 :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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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팀과 연습 경기를 할 때 선수들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고교 팀은 우리 보다 약하다. 한 두 명 드리블로 제치고 공격 할 수 있다. 하지만 되도록 그렇게 하지 말아라. 연고대와 경기를 하면 그럴 수 있나. 못한다. 그럼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 고교 팀과 연습경기를 할 때부터 공격과 수비의 조직 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고교 팀과 할 때는 조직으로 상대를 이겨야 한다. 실제 공식 시합에 나갔을 때 개인 능력으로 제칠 수 있을 때 제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만들어준 대로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강팀과 경기에서 막힐 때 조직으로 풀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약한 팀을 상대로 하더라도 이런 플레이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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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운동을 해봤지만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체력이 막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각자 100이라는 맥시멈이 있다. 120은 없다. 어느 정도 하면 100에 이를 수 있다. 운동을 많이 하면 100에 빨리 올라갈 수는 있다. 다만 여기서 더 한다고 그 이상 올라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치고 부상이 생긴다. 그래서 100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다 보면 결국 100으로 올라온다. 그렇다고 아예 힘든 운동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볼을 가지고 하되 체력적으로 운동이 되도록 한다. 패스 게임과 슈팅 훈련 과정에서 볼을 가지고 필요한 운동 한다. 하루에 한번 해도 체력이 다른 팀보다 부족하지 않다. 우리가 지난 한 시즌 동안 하면서 선수들이 증명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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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미팅이 선수들에겐 아주 민감하다. 심리적으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거나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주기 싫다. 비디오를 편집할 때 조직적인 미스를 하는 장면 위주로 편집하는데 패스 미스나 크로스 미스 등은 보여주지 않는다. 조직적 부분 잘 안된 것 지적하기 위해 편집하는 데 그 상황에서도 다음 상황이 패스 미스나 슈팅 미스, 크로스 미스가 나오는 상황이면 딱 짜른다. 조직적 부분만 보여준다. 조직적 부분은 누가 들어와도 할 수 있는 것. 기술적 부분과 다르다. 기술적 실수는 지적도 안하고 안 보여준다.
나도 그런 부분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고 그게 선수들에게 안좋다는 것을 안다. 유럽에 있을 때도 어떤 감독은 90분 경기를 다 보여준다. 이긴 경기라도 선수들이 실수한 부분은 나온다. 아무리 잘한 경기도 실수는 있다. 선수들은 그런 실수를 보는 것이 싫다. 대신 조직적인 것은 확실히 지적한다. 빌드업을 할 때 골키퍼에게 공이 오면 수비수가 내려오고 윙이 들어오고 받아야 하는데 안된 것들에 대해 보여준다. 킥을 밖으로 차거나 잘린 것은 지적 안한다. 잘 하려다가 실수한 것이다. 방법을 아는 데 실수한 것이다. 실수한 것은 한 선수가 스스로 미안해하고 있고, 알고 있는 것이다. 내가 굳이 수 세번 지적하지 않아도 이미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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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적년 전반기에 3번 졌다. 동국대에 0-3으로 진 경기가 있다. 0-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한 명이 퇴장을 당했고, 프리킥을 줬다. 그 프리킥으로 실점한 뒤 내리 세 골을 먹었다. 퇴장 당한 선수에게 한 마디도 안했다. 나도 속상하지만 그 선수가 자신의 잘못을 제일 잘 알고 미안할텐데 거기에 대고 뭐라고 하면 충격이 더 클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잘못을 지적하면 반발심만 생긴다. 다만 놔두고 그 다음의 자세를 본다. 퇴장 당해서 두 경기 못 뛰니 미안한 마음으로 훈련을 더 열심히 하는지 아닌지 본다. 그리고 그 다음 경기에 이 선수를 내보낼지 그 자세를 보고 결정한다. 아무 말 안해도 저기가 열심히 하더라. 결국 이 선수가 결국 용인대와 체전 예선 결승전에서 두 골을 넣어서 이겼다. 그런 믿음이나 신뢰를 줬을 때 선수는 자기 역할을 하고 만회를 한다. 그때 너무 고마웠다. 이 선수가 정말 열심히해서 만든 것이다. 미안함을 모르고 열심히 안했다면 결과를 못 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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