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지이거 롱토스 프로그램 (조용빈)

야구사이트 여기저기에서 110미터 롱토스라고 해서 앨런 지이거(UCLA 코치였을꺼에요, 아마…)가 만들어 낸 프로그램 영상이 돌고 있습니다. 저도 이거 따라서 아이들 가르칠 때 써먹어 본 적이 있고요. 헌데, 이 롱토스 프로그램은 야구 훈련에 도움이 되는 굉장히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가 느낀 점 들을 간단히 써 보면요.

우리나 일본의 경우 신체 말단부(손, 발)의 기능을 매우 중시여기는 데 반해, 미국에서는 신체 중심부(몸통)의 역할을 매우 크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체 말단부 기술은 스타일에 맡기고 신체 중심부 단련에 힘을 쓰는 경향이 크지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다양한 스타일은 아마 여기서 기인했을겁니다.

지이거 프로그램은 그러한 미국적 코칭성향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프로그램 같아요. 이유인즉슨 지이거 프로그램의 구성이 신체 중심부를 활성화시킨 후에 말단부로 들어가는 흐름이기 때문이에요. 지이거 프로그램(제대로 하는 경우)의 순서를 잘 살펴보면,

1) 먼저 가볍게 포물선으로 가까운 거리부터 공을 던지며 서서히 거리를 늘려나간다.
2) 거리가 늘어나면 자유로이 도움닫기 스텝을 해도 좋다. 여전히 곡구를 유지한다.
3) 거리가 점점 늘어나면서 도움닫기 + 곡구로는 어려운 거리에 미치면 그 때부터 슬슬 공을 ‘던지기’ 시작한다.
4) 최고점을 돌아서면서부터는 공을 제대로 던진다. 도움닫기 스텝도 그대로 한 채로 말이다.
5) 거리를 본격적으로 줄여나가면서부터는 공을 세게 던진다. 투구동작이 아니라 캐치볼동작임을 명심해라.
6) 거리가 투구거리 근처에 다다르면 도움닫기 스텝을 없앤다.

이런식입니다.

영상 시작부분을 보세요. 90마일 넘게 던지는 선수들의 캐치볼 같아 보이나요? 공이 포물선으로 날라가지요? 해설에서도 처음에는 가벼운 곡구로 몸을 풀라고 하고 있습니다. 왜그럴까요?

제 생각에… 가까운 거리에서 공을 채서 던지려고 하다보면 몸을 제대로 쓰기도 전에 손목같은 신체 말단부 부분을 지나치게 사용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정작 신체 중심부를 제대로 활성화 시키기도 전에 공을 손목으로 던지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 경우 거리가 늘어나도 자꾸 팔로만 공을 던지게 되는 사태로 흐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곡구로 몸을 풀면서 도움닫기 스텝도 이용하고 해서 몸 전체를 움직여서 던지는 움직임을 몸에 먼저 배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거리가 충분히 벌어지고 최고점에 다다르면 멀리던지기 선수같이 공을 던지면 됩니다. 도움닫기 해서 하늘로 공을 쏘아올리는 거지요. 한 30도 각도? 대포쏘듯 해야합니다.^^

거리를 좁히기 시작하면 발사각을 낮추어나가겠지요? 여전히 도움닫기와 함께 하세요. 도움닫기 후 던지는 것은 충분한 전진력을 만들어줄 뿐더러 신체 중심부를 활성화시켜주니까요.

어느덧 서로간의 거리가 라이너를 던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싶으시면 힘껏 공을 던지세요. 도움닫기 없애지 마시고요.

투포수간 거리에 즈음할 정도로 가까워 오면 도움닫기 하며 나아가던 느낌 그대로 도움닫기 없이 던져보세요. 뒤쪽에 무얼 남기실 생각 하지 마시고 타겟 향해서 내 온 몸을 불사른다는 생각으로요. (영상의 피쳐 보세요. 가까운 거리에서 피칭을 하나요? 아니죠… 한 100미터 멀리던지기 하는 느낌으로 공을 던지잖아요?) 그렇게 몇 개 던지고 정리하신 다음에 그 느낌 그대로 살려서 피칭하세요.

손가락으로 공을 채고 손목 쓰고 팔꿈치 내밀고…. 이딴 것들은 적어도 지이거 프로그램 중에는 집에다 버리고 오세요. 지이거 프로그램을 제대로 수행하신다면 아마 위 5)~6) 사이 단계에 그러한 움직임들이 상당부분 만들어지게 될 겁니다. 몸통부위가 충분히 활성화된 후에 말이지요. (팔스윙의 문제도 실은 ‘피칭’을 하려니까, 또는 지나치게 팔스윙의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하니까 만들어지는 겁니다. 멀리던지기 못 하는 분은 없지요? 멀리던지기 리듬으로 가까이에서 공을 던지면 되는 거에요.)

“롱토스와 웨이티드볼 훈련을 ‘하지 않는 것’이 선수를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지이거 프로그램은 정말 몸통->신체 말단부로 가는 미국식 야구코칭을 잘 표현하는 프로그램 같아요. 우리처럼 가까이에서부터 공 팍팍 채서 라이너로 던지다가 멀리 갔다가 다시 오는 것이 아니라 곡구에서부터 도움닫기 활용하다가 나중에야 라이너로 공을 던지는…. (제 생각에는 미국식이 맞는 방법입니다. 타격도 마찬가지에요. 미국에서는 배트 잡기 전에 가벼운 코어 트레이닝하고 메디슨볼 던지기 같은 것으로 몸통의 회전에 충분히 익숙해진 후에 배트를 잡고 훈련을 하는데 우리는 일단 배트 잡고 휘두르면서 훈련을 하지요.^^)

첨언하자면… 대부분의 경우 몸통–>어깨–>팔꿈치–>손목의 활성화 순서가 엇나가게 되면 부상이 시작됩니다. 공 좀 채겠다고 가까운 거리에서부터 손목으로 팍팍 털듯이 공 던지면… 먼 거리가면 부담부터 느끼게 되지요? 손목으로 일이 될 리가 없으니까요. 그럼 그 때부터 팔꿈치로 도리깨질을 시작하는데… 이 때 팔꿈치 많이 다칩니다. 제가 그 대표적인 희생양이라 잘 알아요. 야구 공부하기 전에 참 고생을 많이했지요. 공부하고 나니 이젠 연습할 몸과 시간이 되질 않아서 문제지만요^^

여하간, 롱토스 하실 때 혹이라도 지이거 프로그램 식으로 하실 분들은 이 글 참고해 주세요.

그리고, 지이거 프로그램은 보통 투수들 훈련 프로그램&싸이클을 말합니다. 롱토스는 지이거 프로그램에 포함된 거지요. 일주일에 무슨무슨 요일은 저거 하고, 매일마다 뭐 몇 분씩 하고 불펜 세션(마운드 피칭)은 몇 번 하고 등등 투수의 종합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해놓은 것이 지이거 프로그램이고요, 저 롱토스도 여기에 포함된 겁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야구하시는 분들께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프로그램일 수도 있어요. (실은 대부분의 선수용 프로그램들이 다 그렇지요)

글 : 조용빈 (바이오메카닉 피칭이야기 저자)

Let’s Play Catch! – 캐치볼, 캐치볼, 그리고 캐치볼 (조용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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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원
김학원
7 years ago

정말 좋은 프로그램
꼭 투수만 이렇게 해야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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