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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보고 눈에 익히다 보면 몸이 알게 된다.”

근래 본 야구기사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데이터에 대한 kt 코치님의 견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꾸 보고 눈에 익히다 보면 몸이 알게 된다.” 지난 겨울, 이 기사에 소개된 코치님께서 제가 진행하는 코끼리야동클럽에 오셔서 데이터 기반 훈련에 대해 함께 공부하며 진지한 토론을 주고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분위기가 학교야구부 지도자분들께도 부디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몇 차례 일본과 미국의 관련 사례를 소개해 드렸듯이 이런 류의 접근이 꼭 프로선수에게나 필요한 방식은 아닙니다. 선수들은 나이에 관계 없이 자신의 동작과 기술에 대해 좋은 피드백을 받고 싶어합니다. 모르고 있거나 낯설다는 이유로 선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그런거 애들은 필요없어’라고 단정짓고 차단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스포츠경향)

야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머리를 맞댄 고민과 노력이다. 한때 야구 바깥으로 여겨졌던 ‘데이터’와 ‘비선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조직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내부 결속이 아니라 외부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성과 유연성이다.

KT 박정환 수비코치는 “데이터 팀과 여러차례 논의한 결과 내야수가 잡을 수 있는 타구 방향에 집중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내야를 지나는 수많은 타구 중 내야수가 처리할 수 있는 타구는 타구 초속 150㎞이하, 발사각 11도 이하라는데 합의했다. 이 범위에 들어가는 타구만 추렸고, 이를 바탕으로 시프트를 조정했다. 데이터는 ‘선택’과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주권의 투구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지나치게 구종이 많았다. 6가지 공을 너무 골고루 던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투구 궤적을 살펴보면 직구와 체인지업이 상당히 긴 거리까지 같은 궤적을 유지하며 날아왔다”고 말했다. 이른바 ‘피칭 터널’이다. 한 투수가 던지는 서로 다른 구종이 최대한 타자 가까이 까지 똑같이 보이게 만들면 당연히 효과적이다. 주권의 체인지업은 상당한 거리를 속구와 똑같이 움직였다. 박 코치와 데이터팀은 주권의 변화 가능성에 합의했다. 구종을 속구와 체인지업 2개로 줄일 것, 투구수를 15개 이내로 제한할 것. 주권은 어중간한 선발 후보에서 확실한 불펜 셋업맨으로 재탄생했다.

KT 데이터팀은 매일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한다. 전날 등판한 투수들의 투구 데이터를 분석하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능한 긍정적 메시지를 포함한다. 결과가 안 좋았지만 상대 타구 속도를 억제했다든지, 회전수가 유효했다든지 하는 내용이다. 전희훈씨는 “타자들 역시 4타수 무안타였더라도 타구 속도가 좋았다는 내용 등을 넣는다”고 말했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전희훈씨는 “우리 팀이 여전히 실책이 많다. 이 때문에 코치님, 감독님들이 스트레스가 많았다. 사실 우리 팀 마운드의 삼진 능력이 무척 낮은 편이다. 인플레이 상황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 타구 대비 실책을 따지면 우리 팀 실책이 많지 않다. 수비를 잘 하고 있다는 내용을 설명해드렸고, 덕분에 조금 마음이 편해지신 것 같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기사 읽기)

[이용균의 야구멘터리] 만년꼴찌 KT를 춤추게 한 ‘데이터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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