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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나게코미 문화와 유심론적 세계관

이번 주 야구친구 칼럼입니다. 세상사를 글에 적은 것처럼 유물론과 유심론의 관점으로 단순하게 구분하는 것은 위험하죠. 이해의 편의를 위해 단어를 사용했음을 이해해주시기 합니다.^^

“일본의 나게코미 문화와 유심론적 세계관”
(야구친구 http://www.yachin.co.kr/w/73/25)

운동역학, 생리학 등의 과학적 지식에 기반해 투수를 관리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어깨는 소모품’이라는 명제를 헌법 1조 1항처럼 받아들인다. 반면 투수의 팔은 던지면 던질 수록 단련된다고 믿으며 반복적인 투구를 통해 자신만의 메카닉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과학이 지배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여전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하루 2~3백개 씩 던지는 불펜투구 훈련을 ‘나게코미’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신성시하기도 한다. 나게코미의 신봉자인 김성근 감독도 겨울마다 선수들에게 2000개 이상의 투구를 통해 ‘자기 안으로 들어가 틀을 깨뜨릴 것’을 주문한다. 야구선수로서의 성장이 아닌 흡사 구도(求道)의 과정처럼 느껴진다.

지난 주에도 세이부 라이온즈의 노가미 료마 투수가 실전 시합을 포함해 하루 402개의 공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작년에도 하루 333개의 불펜 피칭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바 롯데의 와쿠이 히데아키 선수도 205개, 오릭스의 도메이 다이키 선수와 사토 다쓰야 선수가 각각 210개, 201개의 공을 하루에 뿌렸다는 내용도 함께 소개되었다. (관련기사 : Japan Times <Marathon bullpen sessions remain question of culture> http://goo.gl/46kAfS )

이와 관련해 미국과 일본 야구를 모두 경험했던 크리스 아놀드 선수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킨테쓰 버팔로스에서 뛰며 두 나라의 야구문화를 직접 경험한 그는 단순히 훈련방법의 차이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사고틀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미국에서는 선수가 저마다 타고나는 능력이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훈련을 통해 그 능력의 최대치를 찍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아무리 훈련을 하더라도 더 나아질 수 없다고 보는 것이죠. 태생적인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달라요. 일본 사람들은 정해진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죠.”

그의 견해를 접하며 나는 투수의 육성과 관련한 접근 방법의 차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질 세계를 지배하는 자연법칙에 따라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유물론(唯物論)과 눈에 보이는 현상들은 인간의 마음의 표현이며, 따라서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고 믿는 유심론(唯心論)의 다툼이 야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펼쳐지는 듯 했다.

지금은 일단 과학에 기반을 둔 유물론적인 관점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듯 보인다. ‘아프다고 하는 것은 정신력이 약하다는 증거’라는 무사도정신과 결합해 극단적인 유심론으로 무장했던 일본도 최근에는 원리를 탐구하는 미국식 접근법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Strength & Conditioning 코치이면서 일본에서 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Robert Palka씨(지난 1월 오키나와에서 있었던 한미일 야구세미나에 참여)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말한다.

“전통도 중요하고 화이팅도 중요합니다. 모두 아름다운 것이지요. 그것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야구는 예술이 아닌 스포츠입니다. 과학이 있고, 증거가 있으며, 생리학, 해부학, 역학 등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훈련방식은 미친거에요. 어리석은 접근방법입니다.” 

https://coachround.com/%ea%b5%ac%ec%99%80%ed%83%80-%ec%84%a0%ec%88%98%ec%9d%98-%ec%9d%bc%eb%b3%b8%ec%95%bc%ea%b5%ac-%eb%b9%84%ed%8c%90/

어린 투수가 훈련을 너무 열심히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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