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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에서만 통하는 상식은 가르칠 생각이 없다 (모리바야시 다카히코)

2023년 고시엔 여름 대회 우승팀 게이오기쥬쿠 고등학교 모리바야시 다카히코 감독의 인터뷰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이단의 지도론 : 고교야구를 바꾸고 싶다

Q 감독으로 선수를 지도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 원래 게이오의 야구는 전통적으로 엔조이 베이스볼Enjoy Baseball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로서의 야구를 얼마나 즐길 수 있는가’가 첫 번째입니다. 그런데 엔조이 베이스볼이라고 하면 그냥 싱글벙글 즐겁게 하는게 전부라고 오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엔조이 베이스볼에 대한 나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야구를 즐기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레벨을 올려서 보다 높은 레벨에서 야구를 즐기자! 이번에 고시엔을 나갔는데요. 그런 무대에서 대단한 상대와 시합을 할 수 있다는 건 승패는 둘째 치고라도 엄청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것이 진정 ‘야구를 즐기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선수 스스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야구에는 아무래도 감독의 지시나 사인이 있기 때문에 그걸 충실히 수행하는 선수가 좋은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자신의 생각으로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지가 고교 야구 선수로서의 눈 앞의 승패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을 고교 야구 3년 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Q 게이오는 두발 자유 주의입니다. 현대에 들어와 바뀐 것이 아니라 정말 오랜 옛날부터의 원칙인데요. 역시 엔조이 베이스볼을 바탕으로 틀에 갇히지 않고 즐기자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A 거슬러 올라가자면 몇 십 년 전,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의 룰입니다. 제가 고안한 게 아닌 일종의 전통같은 룰인데요. 사실 머리카락으로 야구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도 삭발을 강요하지 않는데 삭발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선수 개인적으로 머리를 자르는 것은 괜찮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주장이 삭발을 해서 ‘게이오 무슨일 있냐’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아무튼 머리는 자유입니다. 가끔은 장발이라는 말도 듣는데 삭발에 비하면 장발이지만 제가 볼 때 장발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지 어느 정도 학생다운 스타일 시원하고 청결한 길이로 하자는 정도는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 말고는 머리 길이 같은 것은 전혀 단속하고 있지 않습니다. 삭발은 고교야구가 갖고 있는 이미지인데요. 그런 인식도 점점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인식의 전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Q 감독님은 교육이란 높은 위치에서 하는 강요가 아닌 함께 하는 성장을 중요시하고, ‘승리지상주의’보다 같이 성장해 나가자는 ‘성장지상주의’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신다고 들었습니다.

A 아무래도 고교 야구는 승리로서 평가를 받거나 우승 감독이 명장이라고 불리곤 합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겉으로는 말하지만 미디어의 취재 방식, 동문회, 학부모 등 여러 사람들의 평가 척도는 이기냐 지냐에 쏠리고 있습니다. 스포츠이기 때문에 승리를 지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승리지상주의’가 되어 버리면 결국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오직 승리만을! 승리 말고는 가치가 없다’는 방향으로 가버립니다. 육성의 책임을 맡고 있는 지도자로선 다소 무책임하다고 해야 할까요. 선수들의 앞으로의 인생을 항상 염두해 두고 눈앞의 선수들을 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승리지상주의’가 아닌 무언가를 지상 과제로 이름을 붙여야 한다면 저는 ‘성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팀으로서의 성장, 야구 선수로서 개인의 성장, 인간으로서의 개인의 성장 등 여러가지 성장이 있습니다. 이걸 가장 명심해서 해나가자는 것이 지금의 생각입니다.

Q 선수를 대하는 방식도 비록 미성년자이지만 어른처럼 대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교 3년을 인생의 피크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지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야구를 하는 학생들 자신은 ‘고시엔에만 출전하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라든가, ‘당장 이 시합을 이길 수만 있으면 나는 어떻게 되든 좋다’ 이런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학생들의 그런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 주변의 지도자나 어른들이 같은 눈높이를 가져서는 안됩니다. “그렇지 않다. 너에게는 미래가 많이 남아 있다. 앞으로 야구만 하는 것이 아니고, 야구 이외의 것으로 자신을 책임져야만 한다. 앞으로 네가 더 활약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이렇게 말해주며 항상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내지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는 주변의 어른들이 의식하지 않으면 고등학생이 스스로 마주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방금 그런 이야기는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계신가요?

A 그렇습니다. 여러가지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교 야구에서만 통하는 상식은 가르칠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고교 야구 특유의 인사법이라던가 고교 야구의 상식 같은 것은 사회에 나갔을 때 비상식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만 통하는 상식이 아닌 사회에 나갔을 때도 그대로 통용되는 것을 전달하려고 최대한 신경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좋다. 인사는 이런 타이밍에 하는 것이다. 목소리의 크기는 이 정도가 좋겠다. 이럴 때는 ‘실례합니다’를 쓰면 된다.” 이렇게 말이죠.

Q 야구부원의 수가 1,2,3학년 합쳐 총 100명 이상이 있고, 선수 한 명 한 명의 성격도 다양할텐데요. 올해 봄 대회를 포함해서 고시엔에 3회 출전하셨습니다. 지금 고시엔에 출전하는 세대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비교를 해달라는 부탁은 죄송하지만 교육을 하시는 입장에서 다른 세대와는 다른 장점이라던가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이신지요?

A 먼저 전제하고 싶은 것은 ‘고시엔에 올라갔기 때문에 훌륭하고 고시엔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무언가 부족했다’ 이런 건 거의 없습니다. 매년 모두 열심히 해주고 있고 사실 승패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겼기 때문에 이렇다. 졌기 때문에 저렇다’ 이런 생각은 별로 하지 않습니다. 단지 되돌아보면, 자신들의 방식과 게이오의 스타일에 자긍심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던가, 그것을 관철해 나가자는 생각을 주장 중심으로 강하게 갖고 있는 학년은 결과가 조금 더 따라오기 쉽지 않나 하는 느낌은 듭니다. 물론 저도 감독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말은 할 수 없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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