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수의 육성계획을 분석가가 만듭니다” (앤디 맥케이, 시애틀 매리너스 선수육성 디렉터)

앤디 맥케이는 리그 최고의 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시애틀의 육성총괄인 그는 유기적 행동학 석사로서 스포츠 심리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해박하고 데이터와 기술을 다루는 것에도 일가견이 있다. 전직 대학교 코치인 그는 유망주를 키우는데 있어 결코 구시대적인 방법을 쓰지 않는다. 그 예로, 시애틀의 유망주들은 각자 정기적으로 선수 육성 계획을 코치가 아닌 분석원들에게서 제공받는다.

총 2편으로 나눠진 이번 인터뷰 중 1편에서는 맥케이의 철학과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된 와중에 시애틀이 어떻게 선수들을 성장시키는지 알아볼 수 있다.

필자: 현재(2020년 7월 26일) 시애틀의 팜 시스템 상황은 어떤가요?

맥케이: 우리는 우리가 고용한 인력 및 자체 제작한 프로세스, 그리고 우리 시스템에 있는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모두 매우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린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 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필자: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된 와중에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맥케이: 우린 택시 스쿼드를 특급 유망주들로 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제 타코마(시애틀의 트리플A팀)에서 4명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습니다. 우리 팀은 메이저리그 팀들 중 평균연령이 가장 어립니다. 그래서 우린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10주짜리 프로그램을 돌리고 그 후엔 선수마다 개별적으로 꼼꼼히 따로 봐줍니다.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매해 선수들은 경기가 없어도 비시즌동안 기량이 크게 향상된 채로 스프링 캠프에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야구는 경기를 치르지 않아도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스포츠에요.

그리고 우리 투수들에게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그들은 예전보다 더 빠르거나 예리한 공을 던지고 있어요. 각자 육성 계획의 목표점을 향해 가고 있는데 이것을 경기 없이도 해내고 있습니다.

시애틀 유망주 캠프에서 벌어지는 일들

필자: 그렇게 발전한 기량이 실전에서도 나타나야 하지 않을까요.

맥케이: 물론입니다. 실전 경기는 시험장과 같아요. 그곳에서 선수들은 본인들의 실질적인 기량을 보여주죠. 실전이 중요하다는 말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어요.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비시즌엔 경기가 없어요. 현재의 경우 펜데믹으로 인하여 경기가 없지만 그것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막지는 못해요. 현재 경기가 열리고 있지 않으니 당연히 그동안의 성과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요.

필자: 그렇기는 하지만, 실전 경험이 특히 중요한 연령대 또는 수준대가 따로 있지 않나요?

맥케이: 제 생각엔 다양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로건 길버트의 경우 결정구가 빅리그에서도 통할 수준이에요. 그러나 그가 ‘첫 이닝엔 체인지업의 감이 좋지 않은데 어떻게 던져야 좋을까?’ 또는 ‘무사만루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내 페이스를 되찾고 다음 투구를 할 수 있을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실전 경험이 중요하죠. 이러한 문제들은 경험이 필수로 따라줘야 해결된답니다.

반대로 새로 지명된 어린 선수를 맡는다면, 그 선수의 육성 계획은 기술 향상에 더 중점을 둬요.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를 더하거나 슬라이더의 변화각을 수정하는 등의 시도를 해 볼 수 있죠. 그들의 육성 계획의 핵심 요소는 상대팀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더 큰 기량 발전을 기대할 수 있어요. 그러므로 실전 경험이 중요한 경우는 다양해요.

필자: 실전 경기의 부재는 어떻게 보완하고 있나요?

맥케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서 딱히 안 하고 있어요. 그저 여름 시범 경기 때 어린 선수들이 난생 처음으로 빅리그 경기장에서 뛰어보며 메이저리거들을 상대해보도록 한 것뿐이죠. 가능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맞지만, 145경기를 치르며 겪게 될 우여곡절과 멘탈적인 요소를 시뮬레이션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딱히 실전 경기를 대체하려 하진 않아요. 기술적인 부분과 개개인의 신체적 발전에 초점을 두는 것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에요.

시애틀 매리너스 투수코치의 이력

필자: 너무 기술에 치우친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요.

맥케이: 그렇긴 해요.

필자: 시애틀에선 스카우팅과 선수의 성장 간에 어떤 관계가 있나요? 둘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나요?

맥케이: 네 맞아요, 그 부분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어요. 우리의 선수 발전 시스템은 우리 팀과 분석원들에게 잘 맞고 있어요. 그 예로, 우리팀 분석원들은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육성 계획을 만듭니다. 그들이 바로 선수들의 진로를 제시하는 사람들이고 우리 코치진은 그것을 직접 수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죠. 제 생각엔 이렇게 하는게 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스카우트 팀의 경우 최근 5년간 두 부서 간의 협력에 큰 공을 세웠어요. 제가 다른 단체들을 대변하지 못하지만, 제 생각엔 우리 스카우트 팀이 임무를 가장 착실히 수행하는 것 같아요.

필자: 분석원들이 선수들의 육성 계획을 만든다는 것을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요?

맥케이: 우리의 분석원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접하고 있어요. 그들은 선수를 가장 객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은 선수나 코치와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니라서 각종 편견들에 방해받지 않아요. 그들은 그저 숫자만 바라볼 뿐이죠.

그들은 데이터를 확인한 후, ‘모데스토(시애틀의 싱글A팀)의 3루수는 공을 강하게 치지 못해요. 이 자료는 그의 타구 속도를 보여주고, 다음 자료는 그가 경쟁해야 할 선수들의 목록이에요. 그 다음 자료는 빅리그 선수들의 훈련 방식을 보여줘요. 이제 당신들은 그가 어떻게 해야 공을 강하게 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해요.’라고 말할 수 있어요.

아니면 ‘더블A의 유격수는 좋지 않은 땅볼 비율을 가지고 있어요. 그 이유는 이 선수만큼 땅볼 비율이 높은 선수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당신들은 그가 공을 더 많이 띄워 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라고도 할 수 있죠.

최고의 데이터 분석가를 현장 코치로 보낸 휴스턴의 실험

결국 그들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므로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봐요. 그 결과, 바로 그들이 육성 계획을 제시하게 되는거죠. 물론 그 계획엔 많은 협조가 필요해요.

반대로 코치진이 ‘불가능합니다. 당신들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이해하고 논쟁을 벌이자는 의도는 아니지만, 이 선수만큼은 그렇게 하는 것이 힘드니까 다른 경로를 찾아봐야 해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어요. 궁극적으로 선수 육성 계획이 선수에게 전달되기까지, 분석원들로부터 시작해 멘탈 코치, 스트렝스 코치, 그리고 트레이너와도 대화가 필요해요.

가령 한 선수의 엉덩이의 가동범위가 부족할 경우, 코치진이 그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영향을 끼칠 거예요. 코치진은 엉덩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엉덩이의 작용을 수정하여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도록 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냥 받아들이고 또다른 해결책을 찾아봐야 하는지 등, 다른 분들에게 협조를 청해야 해요. 이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서 궁극적으로 육성 계획이 완성되는 거예요. 다시 말하지만 이 모든 것은 분석원들 로부터 시작돼요.

필자: 새로운 선수가 들어오면 그 선수의 육성 계획이 제작되고 실행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맥케이: 올해는 분명 조금 다르지만, 보통 선수가 들어오는 즉시 시작해요. 디비전1 시절의 기록들을 필두로 실전 경기보다 훨씬 일찍 시작하죠. 그리고 육성 계획도 유동적으로 변하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작성되고 수정되어 선수에게 전달돼요.

한 타자의 최우선적인 과제가 공을 띄우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그것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야 좋을까요? 그 경우 선구안, 타이밍, 스윙 궤도, 컨택트 등의 옵션들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이걸 우린 매달 체크하고 있어요. 예전보다 공을 더 강하게 때려내고 있지만 여전히 땅볼이 많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맞을 수도 있어요. 이 모든 것은 선수가 자신의 최적의 진로를 명확히 찾도록 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돼요.

‘정글의 호랑이 작전’ 오리올스가 마이너리그 타자를 유기적으로 육성하는 방식

필자: 다시 스카우팅과 선수의 성장의 연관성으로 돌아가보자면, 당신도 드래프트 때 맡는 역할이 있나요?

맥케이: 네 있어요. 저의 경력과 수많은 선수들을 만나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년도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전화를 돌렸어요.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고 훗날 우리 팀에 들어올 선수들을 포함해서 많은 선수들을 알게 되었죠.

필자: 사실상 당신이 스카우터의 역할을 자처하며 선수들에게 찾아가 컨택을 시도한거네요.

맥케이: 맞아요. 그 중 1라운드 픽 에머슨 핸콕과의 통화만큼 확신에 찼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우린 실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를 지명해요. 동시에 우린 경쟁, 준비성,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는 선수를 지명해요. 에반 화이트나 카일 루이스처럼 통화의 내용이 매우 긍정적으로 흘러가서 자신 있게 지명하는 경우가 있어요. 에머슨 핸콕도 이와 같은 경우로 지명됐어요.

필자: 카일 루이스는 올시즌 출발이 좋아요. 2016년 드래프트 때 11순위로 지명된 이래로 그가 어떤 발전을 이루어 냈는지 얘기해 줄 수 있나요?

맥케이: 카일은 확실히 재능이 뛰어난 선수 에요. 그는 무릎 부상을 거치면서 그의 삶에 대한 관점 뿐만 아니라 경기를 대하는 태도 또한 바뀌었어요. 바로 여기서 우리가 경기가 없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어요. 카일은 입단 첫해에 무릎 재건 수술을 받았고 2년내지 3년동안 재활에 시간을 쏟았어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실력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어요.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퍼포먼스에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는데, 그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선에서 모두 해내고 있어요. 당신이 한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저는 카일이 갖고 있는 타석 접근법을 이해하고 있다 확신하고, 그의 타격 실력은 남들보다 훨씬 뛰어나요. 그가 타격감을 잃으면 얼마나 빨리 타격감을 되찾느냐가 관건이에요. 제 생각에 카일은 타격 메커니즘보단 타석 접근법 그 자체에 훨씬 더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그런 태도를 고수할수록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요.

https://coachround.com/%ed%83%80%ec%9e%90%ec%9d%98-%ed%88%ac%ec%8a%a4%ed%8a%b8%eb%9d%bc%ec%9d%b4%ed%81%ac-%ec%a0%84%eb%9e%b5/

필자: 선구안은 직접 가르칠 수 있는 게 맞나요?

맥케이: 맞긴 해요. 하지만 선구안이 중요히 여겨지고 있고 만약 그에 맞게 선구안 향상을 위한 제품이 출시되어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준다면, 리그의 모든 팀들이 그것을 사용할 거예요. 그러므로 가르칠 수 있긴 하지만 이게 올바르게 시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에요.

투수들이 예전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고 변화구 구사율도 늘어나다 보니 타격은 점점 더 어려운 기술이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그 부분은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따로 없고, 선구안은 타고나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해결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필자: 많은 타자들이 공격적이고 자유롭게 스윙하는 방식을 채택하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고, 이유가 어찌됐든 간에 그 방식이 그들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이런 선수와 당신이 직접 고쳐줘야 하는 선수는 어떻게 구별하나요?

맥케이: 그런 경우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워요. 미세한 변화 하나가 모든 걸 바꿀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타자의 노림수를 높은 코스로 설정해주면 낮게 바운드되는 슬라이더에 속지 않고 골라내도록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걸로 타자의 선구안이 발전됐다고 할 수 있을까요?

https://coachround.com/%ec%9e%90%ec%8b%a0%ec%9d%b4-%ec%bb%a8%ed%8a%b8%eb%a1%a4-%ed%95%a0-%ec%88%98-%ec%97%86%eb%8a%94-%ea%b2%83%ec%9d%84-%ea%b3%84%ed%9a%8dplan%ec%9c%bc%eb%a1%9c-%ec%82%bc%ec%a7%80-%eb%a7%90%eb%9d%bc/

오늘날의 야구에서 타자는 가운데 코스만 주시 하는게 최선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구석 코스에서 선구안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정말 빠르고 변화무쌍한 공들이 날아오는 걸 골라 내기 쉽지 않아요. 그러므로 가운데 코스만 노리면, 최소한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에는 스윙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하면 공을 쫓아가는 듯한 스윙도 고쳐질 거에요. 왜냐하면 몸 쪽이나 바깥 쪽을 노리면 그 방향으로 쫓아가듯이 스윙하게 되기 때문이죠.

필자: 많은 타자들이 바깥 쪽에 타겟을 두고 몸 쪽 공을 노린다고 알고 있는데요.

맥케이: 말도 안 되는 소리 에요. 오늘날의 투구는 바깥 쪽을 보면서 공을 맞출 수 있다는 논리를 깨뜨리는 수준에 이르러요. 정말 잘 치는 타자들 중에서 제 말을 듣고 헛웃음 치는 이도 있겠지만 최소한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계속 이어집니다)

글(인터뷰) : David Laurila
번역 : 양재석 (야구공작소)

A Conversation with Andy McKay, Mariners Director of Player Development (Part One)

(영상) 피칭과 피칭 사이 15초 (앤디 맥케이 시애틀 매리너스 선수육성 디렉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