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호랑이 작전’ 오리올스가 마이너리그 타자를 유기적으로 육성하는 방식

캠프가 시작하기 전에 코치들간의 협업을 위한 훈련을 먼저 진행했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코치의 각자 영역을 존중하면서 참견하지 않는게 미덕이라는 생각도 어쩌면 선수보다는 코치가 중심이 된 사고방식일 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팜디렉터 맷 블러드Matt Blood에 의해 이번 오프시즌에 고용된 마이너리그 타격코치들은 선수들의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조율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타자를 육성하기 위한 협력적, 도전적 환경을 만들 책임을 지니고 있다.

“이곳은 하얀 백지상태다. 모든 선수들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고등학교 코치에서 로우싱글A 코치가 된 라이언 풀러 Ryan Fuller가 말했다.

“모든 선수들은 조금 더 도전적인 연습, 랜덤연습(random practice, 무작위 연습, 예측이 쉽지 않은 연습)을 원한다, 연습 때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자신에게서 최상을 것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운동 환경을 원한다. 우리도 그런 선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이것을 ‘정글의 호랑이’라고 부른다.”

코치들의 작업은 얼리 스프링캠프(스프링캠프 시작 전에 일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훈련)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팜디렉터인 맷 블러드가 지난 9월 이 자리를 받아들였을 때 추구했던 것을 정확히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선수들을 발전시키려는 코치들의 열의와 열정, 아이디어들과 코치와 선수간의 협력이 좋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유기적으로 타자를 성장시키기

이번 시즌 오리올스의 타격코치들은 매우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UConn에서 뛰었던 풀러 코치는 오리올스에 합류하기 전 영어를 가르치며 고등학교에서 코치를 했다. 타격아카데미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싱글A팀의 앤써니 빌라 Anthony Villa 타격코치는 2019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선수 겸 코치로 뛰었다. 루키팀 타격코치 패트릭 존스 Patrick Jones는 오하이오에서 고등학교 코치를 했다.

최근 합류한 하이싱글A팀 톰 엘러 Tom Eller 타격코치는 하포드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2019년 싱글A팀 코치로 영입되었다. 시카고에 있는 Be Elite Sports Training academy에서 영입된 더블A팀의 팀 기븐스 Tim Gibbons 코치와 트리플A팀의 션 베리 Sean Berry 코치는 대부분의 시간을 메이저리그에서 보내고 있다.

맷 블러드 디렉터는 다양한 배경과 마인드셋을 가진 코치들을 원한다. 겸손하고 배우려는 열망과 협력적인 태도를 가진 코치를 원한다. 오리올스는 타격 코디네이터를 이용한 수직적 명령체계를 만들지 않고 있다. 이것은 맷 블러드 팜디렉터가 매일 선수들의 플레이를 살펴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맷 블러드 디렉터는 지난 11월에 볼티모어에서 열린 모임에서 코치들이 에고가 없고, 단지 선수들의 향상을 돕기만을 원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코치들은 1월에 야구코칭 기관인 OnBaseU와 함께 3일간의 트레이닝을 했다. 코치들 모두 같은 언어로 말하기 위함이었다.

그 훈련은 선수들과의 미니캠프로 이어졌다. 이 캠프에서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새로운 방법들을 소개했다. 이 시간을 통해 코치들은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코치마다 다른 코치들이 배울만한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코치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 지냈다. 코치들 모두가 이 과정에 참여했고 서로의 관점을 존중했다. 토론과 논쟁의 시간들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 토론에는 존중이 있었고 생산적이었다. 결국 코치들은 멋진 플랜을 가지고 세션을 마무리했다.”

“코치들이 자주 사용한 말은 ‘유기적’이라는 표현이다. ‘유기적으로 타자를 성장시킨다’”

엘러 코치가 말했다.

“이런 프로세스는 많은 스트레스를 우리에게서 덜어준다. 만일 우리가 어떤 것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다면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그냥 목록에서 그것을 제거하면 된다. 더이상 그 훈련은 진행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이건 정말 멋진 일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정말로 효과있는 것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도전을 할 자유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앞서나갈 수 있다.”

자율성을 부여받아 창의적으로

그렇다고 이런 시스템이 아무런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맷 블러드 디렉터는 코치들이 각자 다른 수준에서 했던 경험과 선수의 타격에 대해 책임져야 할 객관적인 기준을 강조한다.

“코치들은 창의적, 혁신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다. 그런 방향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무모하거나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향하는 문화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다고 일을 처리함에 독단적이지 않다. 단지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 것을 훈련하길 원한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정한 주요 퍼포먼스 지표(KPI : Key Performance Indicators)를 달성하고자 한다. 모든 선수는 각자 차이가 있고 필요한 것도 다르다. 모든 선수들이 해야만 하는 단 하나의 것을 꼭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의 타격 철학은 컨텍에 초점을 맞추는 짧은 스윙과 밀어치는 타격을 선호하지 않는다. 공을 띄우는 것을 강조한다. 마이너리그에서 볼넷 출루를 많이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팀에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타격접근법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또 다른 우선적인 철학은 선수들이 그들만의 플랜을 만들도록 참여시키는 것이다.

“뇌를 새롭게 세팅하는 것이다. 스윙을 할 때 그냥 맞춰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게 아니라 상대팀에 데미지를 크게 준다는 생각으로 한다. 그렇게 마인드셋을 완전히 새로 구성하는 것은 흥미롭다.”

지난해 더블A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포수 브렛 컴버랜드 Brett Cumberland는 올해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분명한 차이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

“모든 코칭 스태프와 함께 한 일들은 정말 대단했다. 다른 타격코치와 솔직하게 터놓고 대화할 수 있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좋았다. 지난 수년간 선수들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코치와 팀에 따라왔었다. 지금은 서로 협력하고 함께 일을 한다고 느낀다. 코치들은 매우 열려 있고 이 부분은 고무적이다.”

선수가 물으면 코치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문화


‘문제를 만들기’

이제 일요일이 다가온다. 오리올스의 마이너리거들은 컴버랜드와 얼리 캠프의 유망주들이 했던 경험을 하게 된다. 도착을 하면 스트렝쓰 & 컨디셔닝 코치가 몸을 측정하게 된다. 잘 기능하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K-Motion사에서 만든 K-Vest(웨어러블 측정장비)를 이용해 키네틱 시퀀싱kinetic sequencing 검사도 하게 된다.

타격코치들은 측정 결과 자료를 받게 된다. 선수들에게 지금 할 수 없는 운동이 무엇인지 물어볼 필요가 없다.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매일, 해야 할 드릴을 설명하는 미팅이 있다. 선수들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타석에서 공을 어떻게 골라낼지와 같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타석에서의 목적은 빠른 구속의 피칭 내지는 급격하게 꺾이는 변화구에 대처하는 것이다. 풀러는 그것을 ‘문제 만들기’라 부른다. 풀어야 할 문제를 만들고, 어떤 것이 가장 골치아픈지 알아내서 그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과제는 주지만 방법을 가르치지는 않는 코칭

플라이오케어볼을 치는 연습을 하고, 선수들은 다른 각도에서 날아오는 공을 때리는 연습도 했다. 떨어진 두 곳에 있는 두 명의 투수가 공을 던진다. 날아오는 공에 적절한 스윙궤도를 만들기 위한 훈련이다. 게임처럼 재밌어 보이기도 하면서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플라이오케어볼은 모래로 가득 차있고 부드러운 코팅막이 있다. 그래서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면 공중에서 프리스비처럼 돌다가 툭 떨어지게 된다. 만약 배트의 배럴이 정확히 공에 닿지 않으면 공은 멀리 가지 못한다. 만약 배럴에는 제대로 맞혔는데 타자의 손이 몸 앞에서 벗어나면 스윙파워를 약화시키는 문제가 나타난다.

모든 마이너리그 타자들은 또다시 스윙과 무브먼트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블라스트모션 센서를 배트에 부착할 것이다. 어느 시점에서는 K-Vests 역시 실제 경기 중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사용될 것이다.

코치들이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것 뿐만 아니라 그것을 분석하고 대화하는 일에도 익숙해져 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에 기반해 새로운 이론이나 철학을 발전시키려고 한다.

“우리의 일은 그것이 데이터를 통해서든, 기술이든, 동작분석이든, 투구인식이든 최대한 선수들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선수를 발전시킨다면 우리는 해야 한다.”

번역 : 권이정

(원문기사 읽기)

Creating jungle tigers: How the Orioles are ‘organically’ building their minor league hitting depar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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