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존중하면서 솔직한 이야기를! (앤디 스탱키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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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하고 싶은 야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앤디 스탱키위츠)

다음은 학업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프로팀에서 24년 가까이 있다가 대학팀으로 가니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언제든 훈련하는데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선수들의 학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올A를 받은 선수는 장비를 선물로 준다든지 하면서 학생으로서 거둔 성취를 인정해 줬습니다. 작은 성공들을 축하해 주는 것에는 학업도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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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말해볼까요. 코치로서 선수들에 대해 가지는 기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훈련 시간에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지 소통해야 합니다. 저는 개방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감독실로 와서 이야기를 해도 좋다. 언제든지 문은 열려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어. 나는 정말 솔직하게 너희들에게 이야기할거다. 사탕발림같은 말을 듣지는 못할거야.”

이렇게 말하고 선수 한명한명에게 바라는 것, 팀 전체로서 기대하는 것들을 솔직하게 터놓곤 합니다. 그래야 선수들도 주인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 그랜드캐년대학 경기장은 꽤 오래되어 낡긴 했지만 굉장히 깨끗합니다. 덕아웃도 말끔합니다. 늘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는 경기를 마치고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훈련이나 경기가 끝나고 볼이 경기장에 남아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저의 기대를 말해줍니다. 어디든 공이 남아있으면 1마일 런닝을 뛰어야 합니다. 그래서 훈련이나 경기를 마치면 숨바꼭질을 하듯 공을 찾습니다. 가끔은 코치들이 놀리려고 공을 숨겨놓기도 합니다. (웃음) 팀 전체가 부지런히 공을 찾습니다. 1마일 런닝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이니까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자부심을 가지고 잘 돌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것이고 선수들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휴가 즈음이면 선수들 각자와 상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한 해 동안 무엇이 늘었는지, 코치로서 어떤 점을 발견했는지, 더 노력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지난 해보다 더 나아진 것들은 무언인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상담을 마치고 나갈 때 선수가 ‘오케이’ 하는 느낌을 가져야 합니다. ‘감독님이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이런 기분이 들면 안됩니다.

다음 시즌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선수들과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한 선수에게 다음 시즌에 1루수나 유틸리티 내야수, 아니면 지명타자를 맡게 될 것 같다고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선수는 그다지 반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하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다지 내켜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이해한다.” 그 선수는 이야기를 듣고 이틀 후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전학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좋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선수는 다음 해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이해를 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 선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선수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피닉스에 있는 쥬니어 컬리지로 전학을 갔고 디비젼1 리그에서 뛸 기회도 얻었습니다. 잘 된 것이죠. 저는 축하한다는 문자를 보냈고 고맙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저는 솔직하고자 했고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며 대했습니다. 코치로서 이런 역할을 분명하게 해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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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자신만의 일관성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감독이든 보조 코치든 관계없습니다. 자신만의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4명의 코치들이 모였습니다. 한 분은 굉장히 느긋했습니다. 조용하신 분이었습니다. 20명의 선수들을 잘 이끌었습니다. 한 분은 유쾌한 싸움닭 같았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재밌는 분이어서 선수들이 많이 따랐습니다. 이렇듯 각자 다른 스타일들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되면 됩니다. 제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두 분도 완전 다른 캐릭터의 소유자였습니다.

한분은 벅 쇼월터 감독입니다. 제가 아주 어릴 때 만난 분입니다. 쇼월터 감독은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에 강한 분입니다. 당시에는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하기를 좋아하셨습니다. 스트레칭도 함께 해야 했습니다. 나이키를 계속 신고 오던 선수가 어느날 리복을 신고 나타나면 기가 막히게 알아챘습니다. 신발끈이 바뀐 것도 눈치챌 정도로 대단한 주의력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 알고 계셨습니다.

또 한분은 필리페 알루 감독입니다. 늘 여유가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함께 뛰었던 2년 동안 감독이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는 모습을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미팅도 했던 기억이 없습니다. 그냥 선수들에게 맡기는 분이었습니다. 스트레칭도 그렇고 배팅연습도 그렇고 선수들이 알아서 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냥 바닷가에서 한가하게 낚시하는 할아버지같았습니다. 당시 몬트리올에는 모이세스 알루나 페드로 마르티네스같은 중남미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클럽하우스 한쪽에서는 살사음악이 흘러나오고 또 다른 쪽에서는 메탈음악이 울려퍼지는 다이나믹한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감독은 그런 선수들을 제대로 관리했습니다. 저는 젊은 선수로서 그런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행운이었죠.

두 감독 모두 성공한 분들입니다. 두분 모두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두 분의 중간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경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야구에서 중요한 여러 구체적인 내용들을 이해하길 원합니다.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을 일관성있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규율을 말하고 싶습니다. 선수들은 다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감독, 코치가 팀의 슈퍼스타 선수들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와 다르게 대하면 팀의 규율이 무너집니다.

한번은 팀의 에이스 투수가 원정경기를 나서는데 공항 근처에서 일을 보고 공항으로 바로 오겠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규칙은 정해진 시간에 학교 버스에 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 선수가 빠지면 팀의 전력손실이 너무 컸고, 개막경기였으며 저는 디비젼1 리그의 첫 해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갈등 끝에 저는 그 선수를 남기고 원정경기를 떠났습니다. 영화에서는 보통 이런 장면에서 팀이 단합을 하며 경기에서 극적으로 이기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3경기 중에 2경기를 지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저의 선택은 옳은 것이었습니다. 선수들은 어느 누구도 팀의 규칙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 감독은 가혹하지만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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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선수에게 관심을care 가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선수에 대해서는 덕아웃 안에서보다 경기장 바깥에서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경기장에서 선수는 많은 압박감 속에 있습니다. 부모님도 지켜보고 있구요. 경기장 바깥에서 선수들은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을 벗어던지곤 합니다. 선수들이 다시 아이처럼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경기장을 벗어나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면 선수가 하는 행동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 선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깨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선수는 코치가 자신을 돌보고 있다는 것을 알 때까지 코치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팀의 일원이 되도록 하십시요. 우리 팀에는 청소를 해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성실하게 경기장 곳곳을 청소해 주는 친구였죠. 선수들 모두 그 친구를 좋아했습니다. 저도 그 모습이 좋았습니다. 한번은 그래서 경기의 시구를 부탁하기도 했지요. 유니폼도 주었구요. “우리 팀의 일원이에요”라고 하니 눈물을 흘리더군요. 언젠가 시리즈를 끝내는 끝내기 홈런을 우리 선수가 쳤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달려갔죠. 나중에 찍은 사진을 보니 가장 먼저 하이파이브를 한 사람이 바로 그 친구더군요. 선수들 모두 함께 얼싸안고 좋아했습니다.

마티 쇼텐하이머 감독이 한 말을 소개합니다. “선수는 선수로서 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느낄 때 행복하다.” 선수들이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득점을 올리든 삼진을 잡든 상관없이 말이죠. 선수들에게 그들을 사랑한다고 얼마나 자주 말하십니까? 저는 코치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주로 혼이 났었죠. 저는 늘 선수들에게 내가 얼마나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는지, 사랑하고 있는지 전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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