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고 싶은 야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앤디 스탱키위츠)

앤디 스탱키위츠 감독의 ABCA 강연 앞부분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긴 강연영상을 우리말로 옮겨주신 김현성님 감사드립니다.강사 : 앤디 스탱키위츠

USC대학 감독
그랜드캐년대학 감독
(전) 2014 U18 미국대표팀 감독
(전) 2013 U17 미국대표팀 코치
(전) 2012 미국대학대표팀 코치
1986년 12라운드로 뉴욕 양키스에 드래프트
1992년 메이저리그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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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자기중심적인’ 사회에서 팀문화를 만드는 방법을 나누기 위해 무대에 섰습니다. 저는 지금의 젊은 세대를 깍아내리려는 뜻은 없습니다. 야단을 치려는 게 아님을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여기에는 소셜미디어같은 것들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야구 자체도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부추기는 속성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지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어왔던 현상입니다. 옛날에는 달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함께 뛴 선수들 중에도 매우 이기적인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대단한 선수들 중에도 팀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선수도 분명 있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네 자녀가 있는데 모두 스포츠를 즐기고 있습니다. 저는 코치니까 아무래도 집을 떠나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전화를 해서 물어보곤 하는데요. 저도 말하는 법을 조금 고치고 싶습니다. 저는 늘 이렇게 묻곤 하거든요.

“어땠니? 안타는 쳤어?”

그리고 나서야 팀은 어땠는지를 묻습니다.

“이겼어? 졌어?”

저 역시 아이들에게 묻는 법을 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팀에 대해 먼저 묻고 아이가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묻는게 올바른 순서입니다. 조금 죄책감을 느낍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겠죠. 아니라고 하신다면 거짓말입니다.^^ 우리는 다소간 이기적인 면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제가 2년전 바로 이 컨벤션 행사에서 토니 라룻사 감독님으로부터 들은 말씀이 있습니다.

“팀 케미스트리는 슈퍼스타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정말 멋있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분들은 갸우뚱하실 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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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야구팀을 한번 보세요. 그렇게 빼어난 선수들은 많이 없습니다. 고등학교도 마찬가지구요.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냥 자기 포지션을 그럭저럭 해내는 평범한 선수들role player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렇기에 팀 케미스트리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작업은 중요합니다. 대학이든, 고등학교든 2,3명의 정말 잘하는 선수가 있고 최고의 팀케미스트리를 만들었다면 특별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드 요스트 감독이 이끄는 캔자스시티 로열스팀의 경기를 보면 팀케미스트리가 정말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를 보는 게 참 즐겁습니다. 팀 안에 엄청난 에너지가 흐르는게 느껴집니다. 서로의 성공을 축하해주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구요. 그들의 바디랭귀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함께 승리하기 위해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캔자스시티는 긴 시간에 걸쳐 그런 문화를 만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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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라는 게임도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야구에는 많은 기록들이 생산됩니다. 요즘은 정말 다양한 숫자와 통계들이 등장합니다. 저희 때는 그저 타율이나 방어율, 출루율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저 역시 모든 것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저는 그저 두가지 관점에서만 바라봅니다. 우리가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 ^^

아무튼 이런 데이터들은 정말 유용합니다. 단장이나 감독들이 경기장에서 어떤 선수를 써야 하는지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되겠죠. 이 역시도 어찌보면 야구 초창기부터 있어왔습니다.

제가 더블A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가 있습니다. 굉장히 좋은 타자였죠. 우리는 그 선수를 자주 놀리곤 했는데, 그 선수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렇게 떠들곤 했습니다.

“내가 오늘 3타수 1안타를 치면 타율이 .321이 돼. 3타수 2안타를 치면 .326이 되는군. 4타수 3안타를 치면 .329가 될거야.”

그는 매경기마다 이렇게 자신의 타율을 정확히 계산하곤 했습니다. 그가 흥분하면 우리는 붙잡고 놀리곤 했습니다. 야구는 기록을 낳고 그런 숫자들에 마음을 사로잡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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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나는 ~~해야 해 got to get mine’ 사고방식입니다. 프로부터 고등학교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상위 리그로 올라가야 해. 타율을 올려야 해. 이닝을 먹어야 해. 드래프트를 받아야 해. 1학년 때부터 뛰어야 해. 장학금을 받아야 해.’

이런 사고방식이 그들이 하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소셜미디어가 이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자신의 사진을 찍습니다. ‘셀카selfie’라고 하지요. 자신의 모습을 찍어서 세상사람들이 보라고 페이스북 등에 올립니다. 그런 행동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나를 좀 봐줘” 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선수들이 높은 자존감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존감은 무척 중요하죠. 저는 그저 “나를 좀 봐줘” 하는 지금 선수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수들이 팀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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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생활을 마치고 저는 양키스 구단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산하의 마이너리그팀인 걸프 코스트에서 지도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 선수들과 함께 코칭법을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곳에는 빅리그 선수들이 재활을 위해 잠시 내려오곤 했습니다. 3~4게임 정도 뛰며 컨디션을 조절하거나 투수라면 몇이닝 던지고 다시 올라가곤 했죠. 마리아노 리베라도 잠시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벤치에서 경기를 준비하는데 양말을 올리더군요.

“마리아노, 그럴 필요 없어. 너는 메이저리거잖아.”

지금도 양키스 마이너리그팀은 양말을 올려서 신어야 하는 룰이 있습니다.

“스탱, 나는 메이저리그에 있는게 아니잖아요. 나는 지금 마이너리그 선수에요. 다른 선수들이랑 똑같이 해야죠.”

마리아노 리베라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일화입니다. 제가 2년간 걸프 코스트에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잠시 내려온 10~15명의 선수들을 지켜봤는데 그 중 양말을 그렇게 올려 신은 선수는 마리아노가 유일했습니다.

이런 태도를 선수들에게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요? 쉽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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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무엇보다 코치가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야구에 대해 잘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요즘 젊은 선수들은 다양한 채널로 야구를 공부합니다. 유튜브도 있구요. 저희 팀에 한 신입생 선수가 있는데 매우 재능이 넘칩니다. 그 선수는 저에게 수많은 것들에 대해 물어봅니다. 다른 선수가 말해주더군요. 온종일 유튜브에서 야구 동영상을 본다구요. 수업에도 충실한 매우 훌륭한 선수입니다. 전혀 불손하지도 않고 사려깊습니다.

그런 친구들이 저에게는 도전이 됩니다. 그런 탐구심 넘치는 선수들을 위해 야구를 잘 이해하고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저마다 자신만의 타격코치, 투수코치, 트레이닝 코치, 심지어는 구속을 늘려주기 위한 코치들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대의 선수들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야구에 대해 알기 위해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가 여기 이렇게 함께 모인 이유이기도 하지요. 전국 곳곳에서 모여 함께 듣고 배우고 있습니다. 선수는 코치가 야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믿을 때 주변으로 몰려듭니다. 코치가 공부도 안하고 아는 것도 별로 없다고 느끼게 되면 자기들끼리 이렇게 떠들어 댑니다.

“도대체 이건 왜 하는거야? 왜 코치는 이런 걸 시켜?”

코치가 야구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계속 공부하고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존중을 받게 되면 팀이 하나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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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이세요.

다른 생각들에 귀를 열어야 합니다.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저는 번트를 가르치는 저만의 방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선수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와서 제가 지도하는 방식이 자신에게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수에게 말했습니다.

“좋다.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다만 우리의 목표는 1루에 있는 주자를 어떻게든 2루로 보내는거야. 그것만 명심하고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 해봐.”

양키스의 마이너팀 감독 첫 해에 저는 꼴등을 했습니다. 누구도 꼴등을 하고 싶지는 않죠. 특히 양키스 같은 팀에서는요. 저는 어린 코치였고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선수를 끌고 가려고만 했습니다. 선수를 개인적으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가 했던 대로 하면 된다고 믿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 코치는 선수 각자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어떤 해는 주력이 엄청난 선수들로 팀이 채워질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해는 발이 느린 선수들로 채워질 수도 있습니다. 2루에 보내봤자 안타로도 홈에 들어올 수 없는 선수들 뿐이라면 번트같은 것은 소용이 없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야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을 잘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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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축하해주라는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축하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매우 작은 것들입니다. 훈련 중에 이룬 작은 성취에 축하를 해주세요. 솔직히 대부분의 선수들은 대단한 선수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고교야구선수는 대학야구선수가 되지 못합니다. 대학선수의 극히 일부만이 프로구단에 입단을 합니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 수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은 극소수입니다. 요즘은 도미니카 등의 중남미 선수들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저 로스터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치고 맙니다.

우리가 그런 선수들, 즉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지만 노력하는 선수들의 작은 성취에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 주지 않으면 선수들은 막막한 미래를 걱정하게 됩니다. 자신이 왜 운동을 하는지, 왜 이 팀에 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팀의 일부라는 자부심도 느낄 수 없습니다.

훈련이나 경기 중에 선수가 이룬 작은 성공들을 축하해줄 때 선수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기꺼이 팀의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오늘날의 ‘자기중심’ 사회에서 팀문화 만들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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