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고 있는 투수의 회복과 강화 기법
달라지고 있는 투수의 회복과 강화 기법
The changing landscape of arm care, arm strength, and recovery
Dan Weigel (Sporting News contributor/pitching coach)
*2016년 1월 28일자 Sporting News에 올라온 <The changing landscape of arm care, arm strength, and recovery> 기사를 번역한 글입니다.
래드번이 1884년에 거둔 기록은 야구 역사상 최고의 시즌으로 불릴 만 하다. 678.2이닝, 59승 12패, 그리고 1.38의 평균자책점. 래드번의 내구성(사실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고통을 견뎌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과 게임 지배력은 전무후무한 것이었다.
물론 래드번의 성적은 변화된 투수 기용방식에 따라 운영되는 현대야구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지금의 선발투수들은 35게임 정도를 던지고, 대개 5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투구수와 투구이닝도 제한된다. 200이닝만 던져 주어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년간 250이닝을 던진 투수는 한 명도 없다.
투수의 구속이 상승하는 것이 이러한 새로운 기준의 영향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히 투구수를 제한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공을 몇 개를 던지든 투수의 팔을 어떻게 컨디셔닝conditioning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질문이 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피칭 코치이자 롱토스long toss의 구루인 앨런 지이거Alan Jaeger와 쉬펀스버그 대학의 피칭 코치인 마크 치멀Mark Chimel을 만났다. 앨런 지이거는 투수를 위한 훈련도구로 유명한 제이밴드 J-Bands의 생산자이기도 하다. 그들은 최근의 이런 투수 케어 관행을 지지하는 것은 물론 그에 바탕을 둔 훈련의 결과를 직접 지켜봐온 사람들이다. 선수 출신인 치멀은 “최근까지 피칭 후에는 폴대폴을 몇 차례 뛰고 나서 아이싱을 하곤 했다면 지금은 보다 적극적으로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한다.
재활Rehab 프로그램을 평상시의 훈련Prehab 프로그램으로
1974년, 성공적인 토미 존 수술이 있은 후, 의사들과 피지컬 테라피스트들은 수술을 받은 선수를 위한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만 했다. 재활 프로그램은 토미 존을 성공적으로 복귀시켰고, 많은 투수들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한 팔로 무장해 돌아오는 경우도 생겼다. 토미 존 수술이 투수를 더욱 경쟁력있게 만든다는 오해도 불러일으켰다. 실제 투수가 이전보다 더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수술 이후의 재활 프로그램이었다. 70년대 후반에는 그렇게 팔을 강화시키는 훈련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수술 후의 재활 프로그램은 이전에 약했던 부위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고, 재활을 마친 선수가 더 강하고 빠른 공을 뿌리는 것이 어찌보면 놀랄 일은 아니었다.
보다 주도적으로 접근한 투수들은 그러한 재활 프로그램을 일상의 훈련 루틴에 포함시켜 활용했다. 앨런 지이거가 바로 재활 프로그램을 일상의 훈련 프로그램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이거 외에도 재활 프로그램을 워밍업과 회복, 그리고 강화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피칭을 위한 워밍업? 워밍업을 위한 피칭?
그 이후로 밴드에 대한 수요는 폭발했다. 지이거는 분명 그 흐름을 주도한 리더였다. 지이거의 말을 빌리면, 던지기 전에 밴드를 사용하는 것은 “팔의 가동범위를 넓혀 주고, 피의 흐름과 산소 공급을 원할하게 해주며, 작은 근육small muscles의 균형과 내구성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은 피칭에 필요한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밴드의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공을 이미 50개쯤 던진 것 같아요.”
워밍업을 할 때 밴드는 종종 단순한 팔 회전 루틴arm circle routine과 더불어 사용된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루틴을 통해 근육을 준비시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게끔 해준다. 어떤 기법들은 지극히 하이테크적이지만 때로는 지극히 단순하다. 지속적인 연습이 효과를 가져온다.
클리블랜드의 트레버 바우어 선수는 수없이 많은 새롭고 혁신적인 트레이닝 기법들을 마스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하는 여러 훈련 기법 중 하나가 어깨 튜브다. 길쭉하고 탄력있는 튜브의 가운데를 잡고 흔들며 어깨를 강화한다. 튜브를 움직이면 양 끝에서 생긴 힘이 튜브의 가운데를 지나 결국 어깨에 전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운동을 통해 근육 전반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바우어의 이런 훈련 루틴은 워밍업 방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어깨 튜브는 회복을 위한 도구로도 유용하다.
팔의 회복과 강화
치멀코치는 자신의 접근방법에 대해 기본적으로 피칭으로 인한 팔의 염증을 없애기 위한 모든 것을 진행하며, 연조직 작업soft tissue work을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젖산을 없애기 위해 런닝을 뛰고 아이싱을 하는 수준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명 트레이너이자 <서플 레퍼드 되기Becoming a Supple Leopard>의 저자인 켈리 스타렛씨는 전통적인 RICE 회복방식(휴식Rest/아이싱Ice/압박compression/엘리베이션elevation)을 MCE 방식(무브먼트Movement/림프관과 연조직의 압박compression/엘리베이션elevation)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칭 코치인 치멀과 회복과 기동성mobily 전문가인 스타렛 트레이너는 새로운 방식의 회복 프로그램이 투수들에게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많은 투수들이 상처가 난 특정 근육의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가벼운 밴드 훈련을 한다. 지이거에 따르면 선수들이 밴드를 사용할 때의 가장 큰 이점은 엄청나게 빠른 회복 기간이다. 그리고 부상을 예방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보다 구체적인 접근을 위해 메이저리그의 팀들은 소상된 조직을 케어하기 위한 마사지 테라피스트를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아마츄어팀들은 라크로스 볼과 같은 도구를 사용해 딥 티슈deep tissue(지압을 하거나 두들겨서 근육 조직의 긴장을 풀어 주는 마사지)를 하고 손상된 부위의 치유를 도모한다.
특정 근육에 초점을 맞춘 회복기법으로 새롭게 등장한 효과적인 방법은 플로스 밴드floss band를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강화 밴드와는 달리 플로스 밴드는 2.13m 길이와 5cm의 넓이를 가진 다소 두꺼운 밴드다. 공을 던진 후 팔꿈치나 어깨 주변을 타이트하게 감는다. 그리고는 일련의 저항운동을 통해 팔에 압박을 주어 손상된 근육 주변을 자극한다. 밴드를 걷어내면 피가 압박한 부분으로 빠르게 흘러 들어가며 치유과정이 촉진된다. 플로스 밴드를 사용한 회복 방법은 팔뚝과 팔꿈치, 그리고 어깨의 일부에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만 등 부위에 사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때는 폼롤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이 테크 옵션으로 전기근육자극요법도 종종 사용된다. EMS(electrical muscle stimulation) 머신에서 나온 전기펄스가 패드를 통해 피부와 몸으로 전해지고, 이는 근육을 활성화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찌꺼기 등을 제거해 림프관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한때 재활과정에서만 쓰이던 EMS 요법은 점차 일상적인 회복활동에서도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피로해진 팔의 젖산을 제거한다고 알려진 유산소 운동 이론의 실체를 드러내는 연구결과들이 등장하면서 런닝의 회복 효과에 대해서 논쟁이 계속 되고 있지만, 스프린트(단거리 전력질주) 훈련은 장거리 런닝을 자연스럽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피칭을 할 때 요구되는 폭발적인 파워는 무산소 운동을 할 때 일어나는 파워와 유사하다. 이는 유산소 운동인 장거리 런닝을 통해 얻어지는 지구력으로부터는 전환될 수 없다는 것을 많은 코치들도 인정하고 있다.
팔에 대한 케어와 관련한 퍼즐에서 마지막 핵심적인 조각은 팔의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하나의 기사로 다루기에는 너무나 심오한 주제다. 하지만 강한 팔을 만들기 위한 흐름에도 유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벼운 덤벨과 밴드를 활용한 훈련은 여전히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도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손목 웨이트wrist weights, 로프rope, 저항운동manual resistance exercises, 충격흡수(?)force absorption, 플리오케어볼(?)plyocare balls thrown both forwards and backwards, 무거운 공 던지고 받기weighted baseballs thrown and held, 롱토스long toss
릴리스가 이루어지고 난 후 팔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근육decelerator muscles을 강화시키는 것은 투수들에게 아주 중요한 과제다. 위에 언급한 훈련의 대부분은 주로 어깨와 등에 있는 이러한 근육들에 초점을 맞춘다. 팔의 브레이크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몸은 어깨가 감속 과정에서 빠져 나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없이 자신있게 팔에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된다.
정리
치멀코치는 이런 훈련을 통해 투수들이 더 많은 공을 던질 수 있으며, 더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진 후에도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송구나 피칭 동작에서 사용하는 근육을 보다 많이 단련할 수록 근육의 힘은 더 좋아지고 당연히 피칭도 더 나아진다는 것이다. 회복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단순히 보다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회복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투수들은 고강도의 피칭을 통해 팔을 단련하고, 변화구를 익히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실제 경기와 유사한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메이저리그의 패스트볼 구속은 2002년 144.6km에서 지난 시즌에는 148.2km로 늘어났다. 트레이닝 기법이 발전하고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에 따라 훈련을 하는 어린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하면서 장기적으로 타자들은 암울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듯 하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이 구속 향상의 유일한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래드번이 사용한 방법(여자, 술, 몰핀)에 비하면 확실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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