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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나야 잘배운다는 미신

이현호 박사님의 글입니다. 화를 내면 애들이 정신을 차리고 잘 배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일 뿐입니다. 아래 글에 소개되고 있는 내용처럼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학습을 방해하는 부작용도 분명하구요.

뇌과학은 뇌가 받아들인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해마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과학자들이 발견한 사실은 해마를 통해 정보 뿐만 아니라 정보를 접할 당시의 감정도 장기기억으로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혼나거나 두드려 맞을 때의 두려움, 수치심 등이 무의식에 세팅이 되는 것이죠. 못하면 혼난다는 걱정 없이 최대한 편안한 마음상태에서 훈련을 해야 지금 하는 동작 하나하나가 제대로 온몸에 스며들게 됩니다.

운동학습과 언어학습은 여러가지면에서 상당히 비슷합니다. 지금 당장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이 길게 보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아래 공내아뇌 카페에 들어가시면 뇌과학과 신경과학 등에 기반해 학습과 훈련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화를 내도 상대는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상대방에게 화나 짜증을 낼 때는

1) 내 감정을 풀기 위한 목적과

2) 상대방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두가지 목적이 주요한 목적인 것 같습니다. 만약 화나 짜증을 낼 때 상대방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할 목적이 있다면, 화나 짜증이라는 도구가 효과적일까요?

화가 짜증이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었다면, 우리가 그렇게 많은 화나 짜증을 내었는데도 상대방에게 메세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다음의 내용들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60분 부모’라는 다큐에서는 ‘우리나라 상위 0.1%의 성적을 가진 학생의 부모는 아이에게 문제점만 지적할 뿐 감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서 “너, 어제 밤에 새벽 3시까지 게임하더라.”라고 감정을 싣지 않고 무심한 듯 말하는 것입니다.

2) 그리고 ‘brain story’라는 뇌과학 다큐에서는, 우리가 상대방의 화난 얼굴을 보게 되면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나의 얼굴에서는 화를 낼 때 필요한 근육들이 가장 먼저 반응하게 되고 나는 이유도 모른채 화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심지어는 화의 감정 속으로 빠지게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3) 그리고 뇌과학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간은 한 번에 한 곳에만 주의를 둘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군데에 주의를 보내는 multi-tasking 상태가 되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게 되고 그 결과로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합니다.


위의 내용들을 토대로 살펴보면,

1. 부모가 아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화(짜증 포함)를 내면,

1) 아이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부모의 화난 얼굴을 본 아이의 얼굴에서는 화를 내는데 필요한 근육들이 반응하게 되고,

2) 아이의 ‘주의’는 자기도 모르게 부모가 지적하는 ‘문제점의 내용’이 아닌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화의 느낌/감정’으로 향하게 되고,

3) 아이의 ‘주의’는 ‘화의 느낌이나 감정’에 제일 많이 두어지게 되고, 부모가 지적하는 ‘문제점의 내용’은 두번째 혹은 세번째로 ‘주의’를 두는 대상이 됩니다.

4) 이 상태에서 아이의 ‘주의’는 ‘화’와 ‘문제점의 내용’을 왔다 갔다 해야하는 multi-tasking 상태가 되고, 그 결과로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게 되고, 아이는 화에 추가하여 스트레스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5) 즉, 부모가 화나 짜증이라는 감정을 실어서 아이의 문제점을 지적하게 되면, 아이의 주의가 부모가 전달하고자 하는 ‘문제점의 내용’에 두어지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당초에 원했던 아이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는 결과로 나타나게 됩니다.

6) 만약 부모의 화나 짜증을 냈더니 아이가 바뀌었다면 그것은 화나 짜증 때문이 아니라 ‘힘’에 눌린 것입니다.

2. 반대로 부모가 아이의 문제점에 대하여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만 얘기하게 되면,

1) 아이의 ‘주의’는 부모가 얘기하는 ‘자신의(아이의) 문제점’으로 향하게 되고,

2) 아이의 무의식은 아이가 주의를 두는 만큼 부모가 얘기하는 ‘문제점의 내용’을 무의식에 깊이 저장하게 됩니다. 무의식의 특징은 저장된 정보는 반드시 다시 의식으로 나온다는 점입니다.

3) 그래서 부모가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만을 얘기하는 상태가 지속되다 보면(즉 아이의 무의식에 정보가 지속적으로 저장되다 보면) 언젠가는 아이의 무의식에 저장되던 정보가 아이의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다시 나오게 됩니다.

4) 이렇게 나오는 아이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아마도 부모가 원했던 아이의 변화된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상대방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할 목적으로 지금까지처럼 화나 짜증이라는 효과없는 도구를 계속해서 사용 하시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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