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 대신 ‘나눈다’

지금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각 나라의 야구코치, 트레이너, 선수가 모여 트레이닝과 영양, 멘탈훈련 등의 최신 정보를 나누는 ‘KinetIQ Konnect XL’ 캠프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SPOSA 피트니스의 김병곤 원장(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코치), 이종열, 최원호 SBS 해설위원과 장혁기 서울여대 체육학과 교수 등이 참여하여 세계 곳곳에서 저마다의 경험을 쌓아 나가고 있는 야구인들과 교류중입니다. 첫날 풍경을 사진과 함께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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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원장은 선수와 트레이너의 관계를 정글 속에 갇힌 두 명의 조난자로 묘사합니다. 정글을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변수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빠져나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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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의 Strength and Conditioning 코치로 일하고 있는 료스케 나이토씨는 자신의 철학이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알려달라는 말을 전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배울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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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 코치는 우리나라가 리틀야구는 세계챔피언이 될 정도로 강한데 왜 메이저리그 수준의 선수는 많지 않은지 늘 의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궁금증을 품고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하게 된 과정을 소개하셨습니다. 훈련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자신만의 코칭 철학을 세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볼티모어팀의 료스케 코치에게 김현수선수 좀 잘 봐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에서 청중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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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니치 드래곤스의 유타카 하세베 포수 코치는 자신이 경험한 여러 감독님들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선수들이 엄한 지도자에게 야단을 맞아가며 배웠던 과거의 훈련방식 속에서는 선수가 스스로 발전하려고 노력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합니다. 코치의 역할은 선수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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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위원은 갑작스럽게 코치가 되면서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공부를 했던 시간을 돌아보며 선수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육아서적도 읽었다고 합니다. 기술적인 코칭 이전에 선수와의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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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를 기획한 스티브 홍 KinetIQ 대표(오른쪽 사진)는 참가자들에게 ‘가르친다teach’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지식과 경험을 나눈다’는 표현을 사용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저마다의 배경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누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눔을 위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이번 캠프는 7박8일의 일정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치, 피지컬 트레이너, 멘탈 트레이너 등이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들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스티브 홍 대표가 소개해준 마야 안젤로(얼마전 타계한 미국의 시인)의 시 <나는 배웠다>의 일부 구절이 이 캠프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말해주는 듯 합니다.

“나는 배웠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 당신이 한 행동은 잊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떻게 느끼게 했는가는
결코 잊지 않는다는 것을”

– 마야 안젤루 <나는 배웠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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