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켓 레전드를 만든 지하실 보일러

『인간은 어떻게 움직임을 배우는가』에 소개된 돈 브래드먼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운동기술의 발달은 좋은 연습환경과 코치의 수준높은 지도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그것들이 오히려 선수의 잠재력 발산을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스포츠에서 창의적인 선수를 이야기할 때 언급되는 또 한명은 크리켓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배츠맨이라 불리는 돈 브래드먼이다. 브래드먼의 이닝당 99.94득점은 다른 배츠맨들과 어림잡아 비교를 하더라도 약 50% 정도 더 좋은 기록이다. 크리켓의 역사에서 드래드먼과 비슷한 기록을 남긴 선수조차 찾기가 어렵다. 야구에서 통산 타율이 가장 높은 타이 콥은 2위보다 단 2리 정도가 높을 뿐이다. 브래드먼이 크리켓 역사에서 얼마나 독보적인 존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이 브래드먼을 다른 어떤 선수도 범접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만들었을까? 군에 입대한 브래드먼은 시력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전역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시각기능이 좋지 않았다. 애들레이드 대학의 연구팀이 브래드먼의 신체능력을 테스트한 적이 있는데, 그의 반응 시간은 일반 대학생들보다도 느렸다. 불이 들어오는 버튼을 터치하는 단순한 테스트에서 브래드먼은 그다지 반응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그의 지각-인지 능력은 그야말로 평범한 수준이었다.

​많은 크리켓 전문가들은 브래드먼이 배츠맨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요인으로 그가 개발한 변칙적인 회전타격 기술을 꼽는다. 그는 일반적인 타격을 하는 선수들보다 빠르게 배트를 휘두를 수 있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타격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브래드먼은 어떤 과정을 통해 독창적인 움직임 솔루션을 개발한 것일까?

​브래드먼은 자신이 직접 개발한 연습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자신의 집 지하실에 있는 원형 모양의 보일러를 이용해 타격 연습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은 연습이라기보다 놀이나 게임에 가까웠다. 보일러를 맞고 튀어나오는 골프공을 때리면서 브래드먼은 다양한 타격기술을 연습할 수 있었다. 골프공은 크리켓공보다 작다. 정확히 때리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한 타격을 해야 한다. 브래드먼에게 골프공은 과제 제약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리고 원형 모양의 보일러에 맞고 튀어나온 골프공은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변동성이 추가된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이 직접 세팅한 제약과 변동성을 통해 브래드먼은 오랜 시간 자신만의 움직임 솔루션을 탐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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