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느끼는 감정들
서점에 들러 영어reading을 위한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감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글을 우연히 접했습니다. 문장의 수준을 보니 미국 초등학교 2,3학년 정도가 대상인 것 같더군요. 그렇게 어릴 때부터 이런 개념을 접하고 생활에 적용시켜 나간다면 삶이 많이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것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궁금해 지더군요.
‘멘탈’이니 ‘정신력’이니 하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음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요? 정체를 모르는 대상을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번역글에 주제 넘게 몇 마디 주석도 달아보았습니다. (교재 출처 : Reading World 3)
인간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어떨 때는 슬프고, 어떨 때는 행복하다. 화나 짜증이 나거나, 흥분할 때도 있다. 이러한 감정들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구성하는 일부이다. 그리고 감정은 우리를 보호해 준다.
☞ 행복감, 즐거움, 만족감 등은 좋은 감정이고 슬픔, 분노, 짜증 등은 나쁜 감정이라고 나누지 않습니다. 모든 감정들이 삶의 일부라는 점, 그리고 우리가 통상 나쁜 감정이라고 말하는 것들도 우리를 보호해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말합니다. 어떤 대상에 대해 싫어하는 마음이 없을 때 우리는 그것들을 잘 다룰 수 있습니다. 어릴 수록 그런 인식을 심어주면 좋겠죠.
그런데 감정이 컨트롤되지 않을 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럴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슬픈 감정을 느끼는 것은 정상이라는 점이다. 행복, 흥분, 기쁨 등은 정말 환상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슬픔, 외로움, 의심 등의 감정도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제대로 경험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감정들은 그다지 좋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 온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도 삶의 중요한 일부다. 또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아무리 나쁜 감정을 느끼더라도 좋은 감정이 다시 찾아올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하면 힘든 상황 속에서도 더 나은 느낌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돌보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감정이 컨트롤되지 않을 때, 애를 써서 컨트롤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먼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다루기 위해서는 그 대상의 실체와 구조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잘 모르는 것을 잘 다룰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슬픔, 외로움, 의심 등 소위 말해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이라 분류한 것들도 기꺼이 경험하라고 합니다. 피하거나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꾸려 애를 쓰지 말라는 것이죠. 경험을 해야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이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주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죄악시하고 도망치며 살아왔기 때문에 그것들이 어떤 의미가 있고, 삶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은 종종 우리를 속이기도 한다. 때로 우리는 어떤 것을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감정이 우리를 붙잡고 가로막는다. 장기자랑에서 솜씨를 뽐내고 싶지만 너무 긴장된다. 긴장감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형이 체스 시합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지난번 시합에서 지고 동생은 정말 화가 났다. 그런 분노가 체스를 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로막는다. 우리를 붙잡고 있는 이런 감정들을 극복해 내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중요한 교훈이다.
☞ 감정이 인간을 속인다는 표현을 씁니다. 속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뜻이죠. 거짓말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데 두려움이나 불안감 등이 밀려온다면 ‘아. 감정이 또 나를 속이고 있다’고 탁 알아차리면 도움이 되겠죠. 조금 더 덧붙이자면 원치 않는 생각이나 감정에 끌려가지 않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먼저 그런 감정에 따라 습관적으로 하던 행동을 멈추는 것입니다. 불편함을 일으키는 감정에 자동반응하며 따라가지 않는 경험이 반복될 수록 나를 끌고 다닌 감정도 점차 힘을 잃게 됩니다. 훈련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또한 감정이 도저히 통제가 안되어 바닥으로 떨어질 때도 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도저히 사라질 것 같지 않은 슬픔을 겪는다. 오랜 시간 동안 겪는 슬픔의 감정은 우울이라고 부른다. 우울은 아무 이유 없이 올 수도 있고, 많은 이유로부터 생길 수도 있다. 우울이 생기게 된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수 있고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가까운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우울을 다루기 위해 특별한 훈련을 받은 의사일 수도 있다.
☞ 우울 역시도 병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의 한 형태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울이 아무 이유 없이도 찾아올 수 있다는 대목도 주목할 만합니다. 사실 이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우울을 겪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원인을 찾으려고 하기 보다는 해결에 초점을 맞출 것을 이야기합니다.
감정은 우리의 일부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인간은 감정을 느끼는 방식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어떤 감정에 완전히 압도당하더라도 우리는 도움을 구할 수 있고, 다시 본래의 나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이 있다. 감정 컨트롤을 통해 인간은 행복과 만족을 선택할 수 있다.
☞ 어떤 것이 전부처럼 여겨질 때 인간은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감정에 휩싸여 있을 때는 마치 그 감정이 전부인 듯이 느껴집니다. 감정이 나의 전부가 아닌 일부라는 이해는 감정에 휘말려 경솔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감정을 느끼는 방식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표현도 새겨둘 만 합니다.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고, 감정을 느끼는 방식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어나는 감정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만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몫이죠. 그리고 인간에게는 도움을 구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도움을 구하는 힘이라는 표현이 너무 좋습니다. 어쩌면 그 어떤 것보다 가장 강력한 힘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