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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후 신체 회복을 위한 숨은 병기

코치라운드 뉴스레터 7호에 소개된 허재혁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사이언스팀장님의 글입니다.

강도 높은 시합 후에 회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도자 뿐만 아니라 선수 모두 잘 알고 있다. 회복을 잘 할수록 훈련의 효과는 배가 되고 신체는 강해지는 반면 부상률은 현저하게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필드 위에서의 경기력은 향상될 것이다. (적어도 당신의 타율을 떨어트리지는 않는다)

회복의 3대 요소는 영양 섭취, 수분 섭취, 그리고 수면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외에 운동 후 회복 측면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EMS 혹은 NMES로 불리는 ‘전기 치료기’다.

전기 치료기는 근육 위에 붙인 전극을 통해 전기 자극을 전달하여,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하는 디바이스다. 물론, 이때 근육에 전달되는 전기 자극은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을 정도이며, 근육의 반복되는 수축과 이완도 근육이 피로해지지 않을 정도의 편안한 강도에서 이루어진다.

전기 치료기의 효능은 다양하지만 전기 치료기가 운동 후 회복에 효과적인 이유를 뽑자면 단연코 ‘혈액순환(blood flow, circulation)’이다. 전기 치료기는 근육으로의 혈액순환을 증가시켜 운동 과정에서 우리 몸에 만들어진 대사 노폐물과 염증 등을 제거하고, 근육에 산소를 공급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학교(근육)에서 선생님(혈액순환)이 불량 학생(노폐물, 염증)을 쫓아내고 착한 학생(산소)을 데려오는 것이다. 이런 학교는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겠는가. 강도 높은 운동 후 지친 몸도 전기 치료기를 통해 혈액순환을 유도한다면 신체 회복이 빨라져 다음날 기상 시 가벼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피칭 후 아이싱’이 투수들 사이에서 인기를 점점 잃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싱은 혈관을 수축해 해당 근육으로의 혈액 공급을 줄어들게 한다. 산소와 영양분을 가득 실은 혈액이 운동 후 지친 근육에 원활히 공급될 수 없으니 우리 몸의 회복이 더디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과거에는 피칭 후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바로 어깨와 팔꿈치에 아이싱을 했다면 현재는 피칭 후 보강운동을 하고 Marc Pro나 Compex와 같은 전기 치료기를 15분 이상 어깨와 팔꿈치에 붙이고 편하게 쉬는 투수들이 늘고 있다.

전기 치료기는 분명 운동 후 회복에 매우 탁월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은 전기 치료기가 회복의 절대 1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들어 운동선수 사이에서 스포츠영양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과 시합 후 회복에 도움되는 건강한 식단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아미노산과 부스터 등 각종 보충제 섭취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건강한 식단 관리가 스포츠영양의 1순위가 되어야 하는 것처럼 격렬한 운동과 시합 후 지칠 대로 지친 몸을 가장 효과적으로 회복하는 방법은 바로 잘 먹고(영양 섭취), 잘 마시고(수분 섭취), 잘 쉬는(수면)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지키지 않은 체 고가의 전기 치료기를 구매해 사용하는 것은 알파벳과 영문법 등 기초 공부는 다 건너뛰고 뉴욕타임지로 쿨하게(?) 영어를 배우려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이다.

운동선수에게 영양 섭취, 수분 섭취, 수면을 통한 회복은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 면에서 매우 중요하므로 미래의 올스타를 꿈꾸고 있는 어린 아마추어 선수라면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외에 전기 치료기를 적절하게 잘 활용한다면 회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는 시합 후 어깨와 팔꿈치 등 온몸에 아이싱을 대느라 추위에 떨지 말고, 전기 치료기로 편하게 회복하면서 몸을 떨어보면 어떨까.

허재혁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사이언스팀장

달라지고 있는 투수의 회복과 강화 기법

운동 후 신체 회복을 위한 숨은 병기” 에 달린 1개 의견

  • 좋은 정보입니다.
    단 학교 학생 비유는 부적절해보입니다.
    학생은 정리할 수도 있는 대상이 아니라
    애정을 갖고 이끌어야할 대상이 아닐까요? 프로의 세계하곤 다른, 성장중인 미성년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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