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으로 찾아가는 일본의 야구스타들
2013년까지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뛰었으며 일본 대표팀 주장도 지낸 미야모토 신야가 말하는 일본 야구의 미래입니다. 우리나라의 사정과 상당히 비슷하네요. 야구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야구교실을 여는 이유 등이 의미심장합니다. (출처 : 사무라이재팬 홈페이지)
야구가 아이들의 선택지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아이들이 기운이 넘치는군요. 이렇게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야구 교실을 생각하신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현역에서 은퇴하면 일본의 야구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현저하게 드러납니다. 표현이 안좋을지 모르겠지만 축구를 비롯한 다른 스포츠에 잡히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10년이나 20년 후에는 일본의 야구 수준이 낮아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할 수 있는게 없을까 생각하고 있던 차에 <머니 스퀘어 재팬>의 도움으로 올해부터 이러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야구를 접하는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입니다. 축구도 그렇고, 테니스와 골프도 인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년은 럭비가 인기를 끌더니 올해는 새롭게 농구의 B리그도 시작됐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어린이는 야구를 하게 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야구는 룰도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일단 야구의 즐거움을 순수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려고 합니다. 우선은 공을 치고 던지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야구라는 스포츠를 친근감있게 느끼도록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야구를 시작하기에는 이른 나이인 보육원이나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야구 교실을 하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보통 야구 교실은 이미 야구를 시작해서 하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구를 정말 잘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기술이나, 훈련 방법 등을 가르치는 것이죠. 그 전에 야구에 흥미를 가지고 야구를 시작하지 않으면 야구 교실에는 오지 않게 됩니다. 오늘도 아이들이 즐거워했는데요. 이런 시간을 계기로 아이들이 야구라는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야구를 하고 싶다’라는 말을 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올라가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 중에 ‘야구를 하는 것’도 포함되었으면 합니다.
미야모토씨는 어떤 계기로 야구를 시작하셨나요?
저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처음에는 캐치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빠와 캐치볼을 하는 아이들이 너무 적어졌습니다. 소년 야구팀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고요. 야구를 할 수 있는 운동장도 매주 사용하려면 추첨을 해야 합니다. 추첨에서 탈락하면 근처 공원에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가끔은 야구가 통제되기도 하고요.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옛날보다 줄어들면서 야구에 흥미가 있어도 다른 스포츠를 선택하는 아이들도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어린이라면 모두 한번 정도는 야구를 경험했고 반에서 가장 운동신경이 좋은 아이는 야구를 했었습니다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아이들과 부모, 그리고 사무라이 재팬
야구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지만, 한편으로 프로야구 구장들은 올 시즌도 연일 많은 팬들이 찾아왔습니다. 인기 면에서는 그다지 떨어진 것 같지 않은 느낌인데요.
확실히 야구장 자체에는 팬들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열기도 뜨겁구요. 아직도 인기 면에서는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것은 ‘보는 스포츠”의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하는 스포츠’의 측면에서는 축구라든지 다른 스포츠에 역전당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신경을 써서 지금부터 힘을 쓰지 않으면 머지 않아 경기 수준이 낮아지고, 자연스럽게 종목의 매력도 없어질 겁니다.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고 다루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이들이 야구를 하려면 부모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리같은 선수들을 모릅니다. 그래서 엄마들을 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들이라면 저같은 선수는 알고 계시는 분도 많을테니까요. 그런 의미로 현역 선수들도 여러가지 활동을 해주길 바랍니다. 야구 교실에서 기술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근처의 학교를 방문해서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만나는 것도 좋을 겁니다. 예를 들어 사카모토 선수가 “어머니. 아이에게 야구를 시켜보세요.” 라고 직접 말하면, ‘그럴까요?’ 이렇게 되겠죠(웃음). 반복해서 말하지만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야구를 시작하게 만들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전보다 맞벌이 가구도 늘었고, 그런 가운데 어려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의 문제로 시니어팀 등에서 부모의 과도한 도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훈련을 보조한다든지 당번같은 것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아이가 소속된 팀에 대한 어느 정도의 도움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너무 힘들고 부담이 되어 버리면 안됩니다. 실제로 그런 측면을 싫어해서 야구를 시키지 않는 부모도 많고요. 그것이 야구 인구를 줄어들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츄어 야구계의 지도자분들께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아마추어 야구계를 포함하여 새롭게 출범한 ‘사무라이 재팬'(일본의 연령별 국가대표 운영 시스템)의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아이들에게 새로운 목표가 되고 동기부여가 분명히 생길 것 같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인만큼 일본 대표라는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단순히 이기는 모습 뿐만 아니라 평소의 말이나 행동, 훈련 태도 등에서 아이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면 좋겠습니다. 좋든 나쁘든 관계 없이 아이들은 바로 따라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영향력을 생각하고, 아이들의 롤모델이라는 의식을 갖고 뛰지 않으면 안됩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가 다시 정식종목이 되었는데요. 일본 야구의 미래는 밝을까요?
밝지는 않다고 봅니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다시 들어갔습니다만 다음 올림픽에서는 다시 제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쿄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이어나가는지가 중요합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야구계가 합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사무라이 재팬이 주로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야구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활동해 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