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코칭일본야구씽킹베이스볼

선수가 위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하려면 평소에 선수를 어른으로 대해야 한다. 『씽킹 베이스볼』

야구에서 유독 ‘시키는 대로만 해’ 스타일의 지도 방식이 많이 보이는데 내가 볼 때 이건 어른들의 아집이다. 이러한 지도 방식은 2~3년 안에 성과를 내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선수의 긴 인생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지도자 자신도 선수들을 지도하며 행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회에서 잘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뛰어나다. 자기 나름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자신의 강점을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키우려고 늘 노력한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저마다 다른 모습의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돈, 가족, 일의 보람 등 다양한 가치관 속에서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모르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집단 속에 있을 때만 만족을 느끼게 되면 함께 있을 때 생기는 상대적인 가치관만 따르게 된다. 자기 혼자서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게 된다. 이는 대학입시나 취업과 같은 인생의 전환점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우리 선수들이 그런 어른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고등학생 때부터 자기 나름대로 인생의 잣대를 세울 준비를 하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중략)

선수가 위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하려면 평소에 선수를 어른으로 대해야 한다. 평소에는 늘 어린 아이처럼 대하다가 위기가 닥칠 때만 “침착해.” “너희들 스스로 냉정하게 판단해.” 이런 주문을 하면 통할 리가 없다. 매일 마주하는 상황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각자가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하는 훈련을 하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경기에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에 나가서도 큰 도움이 된다.

감독과 선수는 상하관계가 아니다. 최종 결정을 하는 책임을 가진 자리이기는 하지만 선수와는 함께 팀을 만들어 가는 동료이자 동지라는 생각으로 나는 감독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한다. 어쩌다 내가 먼저 태어났을 뿐이고, 열심히 땀을 흘리는 사람도 선수들이지 내가 아니다. 내 말 대로 하면 고시엔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도 전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나를 제발 고시엔에 데려가 달라’고 자주 하소연한다. 이런 생각이 바탕이 되어야 선수를 하나의 인간으로 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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