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과 김용달 세션 후기 (신동윤)

2020 우리야구 컨벤션의 ‘박용택과 김용달’ 세션에 참여해 주신 신동윤 이사님의 짧은 후기입니다.

요약은 아닙니다. 두분 말씀 들으며 기억에 남는 것들(에 더해서 그날 세션 말고 다른 자리 포함해서 두 분께 들은 것들도 약간 종합)

1. “누구나 레그킥을 한다”

​레그킥이나 힙턴 등등의 개념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중심이동]을 어떻게 잘 할 것인가를 위한 수단. 또는 중심이동의 감각을 선수가 깨닫기 위해 시도해볼만한 자기개발방법이라고 이해하는게 맞겠다.

세션 중에 “고민하지 말고 그게 뭐든 생각나면 당장 해봐야한다”라는게 있었는데, 이게 맞냐 저게 맞냐, 나한테 맞는게 뭐냐 이런 고민을 아무리 해봐야 어차피 답이 안나온다. 문제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문제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다.

힙턴이든 레그킷이든 스트라이드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이것을,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아라”라는 말과도 전혀 다른 것이, 얻어야 하는 것은 [중심이동의 감각]인 것이지 뭐가 맞고 안맞고라는 개념 자체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정도.

또 힙턴이든 레그킥이든 그게 별다른게 아니라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고 선수 스스로 인식하고 표현하는게 다를 뿐 결국 누구의 타격에든 힙턴도 있고 레그킥도 있기 때문.

2. “꾸준히 타이밍이 빠른 슬럼프란건 야구하면서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중심이동은 기술적인 문제기도 하지만 심리적 요인도 많이 작용한다. 중심이동은 성격탓도 많이 있다고 했는데, 한 선수의 기본적 성향도 성향이지만 당시 상태 역시 마찬가지. 잘 안풀릴수록 공에 반응해서 치는게 아니라 공을 보고 치려고 하게 된다. 따라서 타이밍이 늦는다. 타이밍이 늦다는 것은 중심이동이 안된다는 것이겠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몸과 머리가 따로 움직일 수 없다. 심리적 요인의 영향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선수 스스로 타격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인지하는 지적 기반이 굉장히 중요하겠다. 상황에 따라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어려움은 누구나 겪는 것이지만 이론적으로 단단하게 무장되어 있을때 아마 그걸 빨리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어려운 상황일수록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기 어렵고 자기확신이 많이 작용할 것이라서.

3. “속구와 변화구를 구분하는 방법 같은건 야구에 없다.”

​타자는 공을 보고 치지 않는다. 보고 칠 수 없다. 수준낮은 공은 혹시 이렇게 칠 수 있을지 몰라도 프로에서 밥먹는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속구와 변화구를 구분하는 방법 같은 것은 없다. 대신, 속구와 변화구에 대한 [반응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타격어프로치가 있을 뿐이다. 예를들어 투수 손끝에서 홈플레트 까지 연속선상 중에서 특정한 어느 지점을 주시할 것인가, 타격존을 9개든 16개든 나눴을때 그중 어느어느 부분에 포커스를 둘 것인가 같은.

4. “손목 힘이 좋다라는 코멘트는 매우 이상하다”

​손목은 타격에서 쓰는 근육 중 가장 약하다. 이걸로 힘을 쓴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손목은 대신 가장 반응이 빠른 부위다.

손목의 본질은 반응이지 힘이 아니다. 손을 가장 마지막까지 남겨둬야 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5. “2S가 되면 속구에 맞추고 변화구는 대응한다? 진짜?”

​소위 야구 전문가들이 많이 말하는 방법이다. 변화구에 맞추다가 속구가 오면 늦어서 못하니까 속구에 맞추고 변화구를 잡는다는 논리인데 그럴듯하게 들린다. 근데 정말 그럴까? 나는 프로레벨 타석 근처에도 못가봤으니 타격기술 관점으로 이 말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논리적 사고실험을 해볼 수는 있다.

​타자는 공을 보고 치나 아니면 반응해서 치나? 즉 [판단]이라는 과정을 거치나 안거치나?

만약 [판단해서 친다]가 성립하면 “속구에 맞추다가 변화구면 바꾼다”는 접근이 말이 된다. 하지만 만약 아니라면? 즉 판단이라는 과정은 없으며 그저 반응이다 라고 해야 한다면? 속구에 맞추다가 변화구로 바꾼다는 진술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게 된다.

​(선수마다 다를 수 있지만) A급 타자들의 경우 대체로 반대로 말한다는 것이다. 즉 “변화구에 맞추다가 속구면 순간반응으로 버틴다”는 것. 타격이 판단이 아니라 반응이라면, 논리적으로는 이쪽이 자연스럽다.

기타.

​김용달-박용택 두분 모셔놓고 [타격이란 무엇인가] 대담을 한 후 정리해놓으면, 테드 윌리엄즈 [타격이란 무엇인가] 수준을 휠씬 상회하는 [명저] 한권이 탄생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음.

​이 책의 [부제] 쯤을 짓는다면 “타격은 판단이 아니라 반응이다” 위의 모든 인사이트 저변에 그게 있기 때문이다.

박용택과 김용달 강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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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만
아르만
1 year ago

후기를 보고 강좌를 다시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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