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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으로 경기장을 순회하라 (더그 레모프)

이것은 교사로서 ‘나’의 위치, 즉 교사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교사들은 학생들과의 근접성-예를 들어 학생들 앞에 가서 책임감을 강조하고 문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지도하는 것-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교사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학생과의 근접성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한다. 그러므로 교사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자리를 어떻게 돌아보아야 하는지에 더 많이 알아야 한다.

교실의 경계를 깨뜨려라

교실에서 ‘경계’는 교사가 학생의 참여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상상의 한계선으로, 칠판 앞이나 책상의 첫 줄이 시작되는 곳에서 대략 1.5미터 이내가 해당된다. 많은 교사들은 이 경계를 깨뜨리려고 시도할 때 머뭇거린다. 그리고 책상 사이로 지나가면서도 이 상상의 경계를 잘 넘어가지 못한다.

수업 시작 5분 안에 이 경계를 깨뜨리려고 시도하라.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학습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면 교사는 언제든지 교실 어느 곳이나 갈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학생들의 행동을 수정해 주기 위해서라도 교실의 경계를 깨뜨려야 한다.

교실에서 교사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학생의 행동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교수 행위에 대한 스스로의 결정에 따른 결과이다. 만약 수업 초반에 이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학습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경계를 허무는 일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단, 교사의 필요에 따라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교실을 순회하면 문제가 된다. 교사의 이런 의도를 학생들은 금방 파악하며, 당신이 수업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상황이 된다. 경계를 깨뜨리려고 할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이 있는 주의력이 필요하다. 최고의 교사가 되고자 한다면 가르치는 방식은 물론 교실을 순회하는 방법부터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공간 전체를 활용하라

교사는 교실에 경계를 깨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교실 전체를 완벽하게 활용해야 한다. 교사는 언제든지 학생 옆에 자유자재로 서 있어야 하며 교수 행위를 단절시키지 않으면서 교실 어디든지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교실을 장악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학생들은 재빨리 교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고요한 공간’을 만든다.

학생들의 책가방 사이로 움직이고 학생들의 책상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지나가는 그 순간 교사는 교실을 이미 장악한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잠깐만”이라고 말한다면, 지나갈 공간을 열어달라고 학생들에게 요청하는 것이 된다. 이는 교사가 교실을 장악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교사가 걸어다닐 공간을 넓게 확보하라. 이를 위해 학생들의 책상 사이 공간을 넓히고, 쉽게 지나다닐 수 있도록 가능한 2명씩 짝을 지어서 앉히는 것이 좋다.

순회할 때 무엇을 할지 정하라

정해진 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열정적으로 가르치려고 한다면, 순회하는 동시에 언어적이든 비언어적이든 수시로 학생의 활동에 개입하라. 예를 들어 학생의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공책에 적힌 내용을 보면서 “절차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렴” 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교실을 순회할 때, 언어적이든 비언어적이든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동의를 표현하거나 학생의 공책을 지긋이 바라보거나 긍정적인 강화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때도 단지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다가가는 행동을 하거나 학생들 사이로 걸어다니는 것은 곤란하다.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동하라

체계적으로 순회하는 방법을 찾아보라. 만약 소란한 교실에서 “나는 여러분이 모두 선생님을 주목하길 원해’라고 하면서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걸어간다면, 교사가 그 학생을 통제하지 못해 걱정스럽다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다. 이 경우에 그 학생은 교사의 요구를 무시하고, 여전히 마음대로 행동할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 줄을 따라 이동하면서 학생들과 순서대로 눈을 맞추면서 눈이 마주치는 학생들을 조용히 시켜야 한다. 이때 교사는 그 학생에게 화가 났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반드시 직접 학생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물론 과제를 하지 않은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 쪽으로 곧장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교사가 상황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순차적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그 학생을 대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체계적인 것이 반드시 예측가능한 것은 아니다. 만약 교실을 순회할 때 상호작용하는 학생들의 순서를 학생들이 예측할 수 있다면, 학생들은 교사가 접근할 때 어느 순서로 반응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그러니 늘 동일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행동 패턴을 다양하게 해서 교사의 순회에 대해 예측하지 못하게 하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를 정하라

순회할 때 교사의 목표는 가능한 많은 학생들의 얼굴을 살펴보는 것이다. 한번에 주변에 있는 학생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의 공책을 보고 순식간에 학생의 이해도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등을 돌리는 일은 학생들에게 문제 행동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교사는 스스로를 태양처럼 생각해야 한다. 태양은 동시에 공전과 자전을 할 수 있다.

순회할 때 학생의 어느 측면을 볼지, 학생의 필기 내용을 보면서 책상을 어떻게 돌아갈지, 내용을 읽어주는 동안 교실 전체를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 고려하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리는, 상대방은 당신을 볼 수 없지만 당신은 상대방을 볼 수 있고 상대방이 당신이 자신을 보고 있음을 아는 자리이다.

읽기 수업에서 학생이 정독하게 하려면 학생 뒤에 서있는 것이 좋고, 모든 학생을 수업에 집중하도록 충분히 통제할 수 있으면서도 어떤 주제에 대해 교실 전체가 토의해야 할 경우에도 교실 뒤에 서 있는 것이 좋다.

교육 전문가 더그 레모프의 『 최고의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101~105쪽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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