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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봤니?”

#12 “너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봤니?”

메릴랜드Maryland의 작은 마을, 디스트릭트 하이츠District Heights의 풋볼선수인 나보로 보우먼Navoro Bowman은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전액장학금을 받고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 입학합니다. 자신의 성공에 의기양양해진 보우먼은 2학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폭행사건에 휘말리며 징계를 받게 됩니다.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난 후, 보우먼은 모교인 수트랜드 고등학교를 찾아 존경하는 스승인 린치Lynch 감독을 만납니다. 단단히 혼이 날 줄 알았지만 린치 감독은 보우먼을 야단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도 않고, 가르치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린치 감독은 단지 짧은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너를 응원하는 이 지역의 모든 사람들을 생각해 봤니?”

보우먼이 어린 시절을 보낸 디스트릭트 하이츠 지역은 마약과 갱단으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중학생만 되어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라커에 총을 놓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그 지역의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 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하나는 갱단에 들어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스포츠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보우먼은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운좋게 형과 함께 초등학교 시절부터 스포츠를 할 수 있었습니다.

보우먼은 수트랜드 고등학교에 진학해 린치 감독을 만났습니다. 린치 감독은 어느 선수도 더 나은 존재인 것처럼 대하지 않았습니다. 린치 감독에게 팀은 곧 가족이었습니다. 팀에서 가장 약한 멤버의 수준이 곧 팀의 수준이라 여겼습니다. 그러기에 서로를 돌보는 것이 팀원 모두가 가져야 할 역할이었습니다.

팀에는 불우한 가정형편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연습을 마치면 갈 곳이 없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린치 감독은 그런 선수들의 삶도 챙겨주었습니다. 선수들은 언제든지 린치 감독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학교 안의 사무실이든, 전화든, 심지어는 방과후에 집으로 찾아가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린치 감독의 훈련은 혹독했고, 규율 또한 엄격했습니다. 개인적인 일탈은 조금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마스크나 손목밴드같은 것들을 찰 수 없었습니다. 반드시 같은 유니폼을 입어야 했습니다. 훈련시간에 늦으면 플랭크를 20분 동안 하며 그날의 훈련스케쥴을 들어야 했습니다. 단 한명의 예외도 없었습니다. 제대로된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 완벽해질 때까지 연습을 했습니다. 날이 아무리 추워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훈련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두워지면 자동차를 전부 운동장 쪽으로 세워 라이트를 켜고 완벽해 질때까지 훈련을 하곤 했습니다. 보우먼은 그런 정신이 팀을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린치 감독은 선수들을 사랑했습니다. 보우먼은 린치 감독이 선수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며 감독이 자신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독은 선수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주었고 리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런 린치 감독의 뜻밖의 질문에 보우먼의 가슴 깊숙한 곳에 잠자고 있던 무언가가 꿈틀거렸습니다. 보우먼은 린치 감독과 마주한 바로 그 장면을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그날 이후 보우먼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멀리서 자신을 응원하는 디스트릭트 하이츠 지역의 사람들을 떠올리며 운동에 매진했습니다.

행동심리학자이며 많은 프로선수들을 코칭하고 있는 짐 로허Jim Loehr가 쓴 <몸과 영혼의 에너지 발전소>에는 완전한 몰입을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먼저 신체적으로 에너지가 넘치고, 감정적으로는 유대감을 느끼며, 정신적으로 집중된 상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몸이 아픈 것은 아닌지(신체적), 지도자나 동료 선수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감정적), 운동 외에 다른 고민이 있는 것은 아닌지(정신적)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지만 마지막 하나를 더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영적인 측면입니다. 그것은 바로 눈 앞의 이익을 넘어 더 큰 목적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우먼은 린치 감독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바로 그 순간, 자신이 잊고 있던 더 큰 삶의 목적과 연결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빠져나갈 출구도 없이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고향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간절한 바램이었습니다.

PS. 이 글은 <The Players’ Tribune> 2017년 1월 30일 기사 ‘For Coach Lynch’ 기사의 일부를 번역, 각색하고 약간의 양념을 뿌려 작성했음을 밝힙니다. 안타깝게도 린치 감독은 2009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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