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묻고 이종열 위원이 답한다 (4) “야구가 잘 안되서 힘들어 합니다”
“야구가 잘 안되서 힘들어 합니다”
사실 리틀이나 초등학교 때는 잘했는데 중학교에 가면 못하는 경우도 많고요. 중학교 때 날아다녔던 선수가 고등학교에서 못하는 경우도 많죠. 프로 1차지명을 받고도 야구를 일찍 접는 선수도 많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참 안타깝죠.
많은 부모님들께서 자녀가 넘어질까봐 두려워서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도록 노력을 하세요. 하지만 넘어지면 그냥 넘어지도록 놔두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그런 시간이 찾아 올 수도 있습니다. 그것 역시도 자녀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도 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프로에 갔는데 겪어보니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정말 좌절했어요. 일본으로 캠프를 갔는데 데려온 선수가 너무 많아서 청백전을 해도 경기에 못나갔습니다. 너무 괴로워서 밤에 바다를 보며 혼자 운 적도 있어요.
학생들도 똑같을 겁니다. 그런데 이건 누구나 겪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런 시기를 제대로 겪을 수 있도록 가만히 놔두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자꾸 뭔가를 해줄 수록 길게 보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때로는 바닥을 한번 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 물론 아이가 야구를 포기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 않고 ‘앞으로 잘해보겠다’ 하는 결심을 하게 되면 발전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이게 답이 될 지는 모르겠는데 아이가 좌절하고 있으면 그냥 좌절을 경험하도록 지켜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