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시즌에는 어린이들에게
오프시즌에는 어린이들에게
[야구친구] http://www.yachin.co.kr/w/73/59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인프라와 야구팀의 숫자를 가지고 있는 일본이지만 어린이들에게 야구를 알리기 위한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생활수준의 상승과 맞물려 다양한 종목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며 운동에 재능이 있는 어린이들이 야구가 아닌 다른 활동을 선택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위기의식으로 일본의 야구계는 어린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여러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야구기구 NPB는 <야구스타일 체육수업>이라는 책을 제작해 전국의 초등학교에 1만부 이상 배포했다. 책에는 어린이들이 체육수업을 통해 야구와 친해지도록 이끌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정리되어 있다. 정기적으로 교사들을 초대해 ‘야구스타일 수업 연구회’도 개최하며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학교를 직접 방문해 교사와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50여년간 명문 요코하마 고등학교에서 선수들을 지도한 와타나베 감독은 야구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인정해야 한다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프로선수들이 이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부탁한다. 오프 시즌 동안 자신의 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삶의 터전인 야구계 전체를 생각해 보다 적극적으로 어린이들에게 다가가 줄 것을 권한다. 위에 서있는 사람은 항상 자신이 몸담고 있는 터전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2013년까지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뛰었으며 일본 대표팀 주장도 지낸 미야모토 신야는 최근 유치원을 방문해 야구교실을 열었다. 초등학교도 아니고 공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유치원 어린이들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미야모토 신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보통 야구 교실은 이미 야구를 시작해서 하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구를 정말 잘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기술이나, 훈련 방법 등을 가르치는 것이죠. 그 전에 야구에 흥미를 가지고 야구를 시작하지 않으면 야구 교실에는 오지 않게 됩니다. 오늘도 아이들이 즐거워했는데요. 이런 시간을 계기로 아이들이 야구라는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야구를 하고 싶다’라는 말을 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올라가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 중에 ‘야구를 하는 것’도 포함되었으면 합니다.”
올 여름, 교류전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소프트뱅크의 한 코치가 오타니 쇼헤이 선수를 언급하며 한 이야기가 의미있게 와닿는다. “오타니? 그건 코치들이 키운 거라고 보긴 어렵지 않나? 오타니가 야구를 하도록 만든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야구의 미래도 육성을 위한 노력만큼이나 운동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야구를 하도록 만드느냐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최고의 인기스포츠라고 해서 최고의 운동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당연히 야구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