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어두운 얼굴로 훈련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얼마 전 은퇴한 하승진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아마 야구든 농구든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출처 :엠스플뉴스)

한국은 훈련량이 비상식적으로 많아요. 시즌 중에도 오전, 오후, 야간 하루 세 번은 기본이죠. NBA는 우리보다 일정이 빡빡한데 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소화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NBA는 우리처럼 훈련이 많지 않아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하루 딱 한 번 훈련하죠. 나머지 시간은 개인 훈련에 맡깁니다.

어떤 팀은 시즌 중에 새벽 훈련까지 합니다. 하루 네 번이나 훈련을 하죠. 최고의 몸 상태로 코트에 나서야 하는데 회복이 안 된 상태에서 경기를 뛰어요. 경기력 저하가 올 수밖에 없는 시스템입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가려면 충분한 휴식이 보장돼야 해요. 지금처럼 선수들과의 소통 없이 강압적인 훈련 스케줄로는 장래가 어둡죠.

선수들 훈련할 때 표정을 보면 하나같이 어둡습니다. 웃으면 큰일 나요. ‘너 웃어? 지금이 장난하는 시간이야?’란 질책을 듣습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관계는 철저하게 수직적이죠. 성인이고 프로 선수인데 학생선수처럼 코칭스태프 눈치 보면서 훈련하고 시합에 뛰는 게 현실이에요. 유명한 선수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NBA는 훈련 시간이 짧은 대신 그 안에 모든 걸 쏟아냅니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힘들어요. 하지만, 훈련 중 선수들의 얼굴을 보면 한국처럼 어둡지 않습니다. 재밌게 웃으면서 해요. 선수들끼리 떠들기도 하죠. 그렇다고 장난스러운 분위기는 절대 아닙니다. 똑같이 코칭스태프 지시에 따르고 때론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분위기죠. 전 왜 이렇게 어두운 얼굴로 훈련해야 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전)태풍이 형이랑 이런 얘기 많이 합니다. 선수들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일 수 없는 훈련 스케줄,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선 내국인 선수들의 발전이 이뤄질 수가 없다고. 조금 심한 비유일 수 있지만, 선수들이 죄인은 아니잖아요. 프로농구 선수가 코칭스태프 기분 맞춰주려고 운동하는 거 아닌데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갑니다. 진짜 잘못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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