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이기 전에 우리는 모두 인간입니다”

이번 주 야구친구 칼럼입니다.
“운동선수이기 전에 우리는 모두 인간입니다”

(야구친구 http://www.yachin.co.kr/w/73/54)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아담 존스 선수는 얼마 전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국가연주 때 무릎을 꿇은 풋볼선수 콜린 캐퍼닉의 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는 이유로 홈개막전에 김현수 선수에게 야유를 한 관중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무례한 행동이었다며 당당히 자신의 견해를 표현한 바 있다.

아담 존스 선수는 백인이 목소리를 내면 권리로 인정받지만 유색인종이 목소리를 내면 조롱을 받는다고 분노했다. 특히 프로야구 선수들이 사회적 이슈에 침묵하는 것은 야구가 ‘백인들의 게임’이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속한 야구계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야구선수는 야구 이야기만 해야 한다는 생각은 문제가 있으며,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회적 이슈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선수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리우올림픽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27일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김연경 선수가 세월호 합동분양소를 찾았다.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 찾아 왔다’는 월드스타의 한마디에 많은 유족들이 위로를 받았다. ‘운동선수는 운동이나 잘하면 되지’ 이런 메시지를 자주 접하며 우리나라의 운동선수들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에 대해 무관심할 것을 암묵적으로 강요받는다. 또한 어릴 때부터 ‘딴 생각 하지 말고 운동만 잘하면 된다’는 주문에 길들여진 운동선수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정치나 사회적인 이슈와 관련하여 운동선수의 참여가 터부시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김연경 선수의 당당한 행동은 많은 여운을 남겼다.

올림픽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NBA의 농구스타 카멜로 앤서니 선수는 운동선수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행동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자신만의 소신을 밝힌다.

“자신이 믿는 바에 대해 굳건한 관점을 가지고 말하는 것은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팀이나 스폰서들은 정치나 종교 등과 관련한 이슈로부터 멀어지라고, 이런저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말합니다. 제가 목소리를 내면 팀도, 스폰서도 모두 잃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선수들도 어느 시점에는 그런 것들을 밀어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인간human being’이기 때문입니다.”

‘운동선수는 운동만 잘하면 된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 관심을 가지려는 행동을 가로막는 이러한 신념과 관련하여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이런 믿음이 사회 곳곳에 퍼질 때 누가 이익을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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