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치 않다고 말하지 말라.”
최근에 <배움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조시 웨이츠킨은 한마디로 무언가를 배우는 능력에서는 달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머리로 싸우는 체스와 몸으로 싸우는 태극권으로 세계를 두번이나 제패했습니다. 지금은 창의력과 능력개발을 주제로 강연활동을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책에 자신의 부모님에 관해 언급한 대목이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우리에게는 공감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도 가르치려고 하는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우승을 코앞에 두고 패배의 쓴잔을 마시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정말 진 건가? 아빠엄마가 분명히 실망하셨을텐데.. 공원의 아저씨들, 브루스 선생님, 학교친구들은 또 뭐라고 할까? 도데체 왜 진 걸까?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는 부족한가? 8살 소년은 이런 무거운 질문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상황에서 따뜻하게 감싸주며 위로해준 가족들이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우리 가족은 바다낚시하러 여름 휴가를 떠났다.
해마다 난 뉴욕을 떠나 바다로 갔고, 이것은 체스선수에게는 자실행위나 다름없었다. 경쟁자들이 체스공부에 열중하고 매주 경기에 참가하는 동안 파도를 헤치며 항해를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머릿속에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가득찼고, 몸에는 기운이 철철 넘쳐흘렀으며, 가슴속엔 새로운 결의가 불타올랐다. 바다는 항상 날 치유해주었고 활력을 불어넣었다.”
(중략)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에 졌다. 어머니는 이 순간 아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승패 따위는 중요치 않다고 말하지 말라. 선수는 승패가 중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위로한답시고 그렇게 말했다간 도리어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다.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면 왜 그토록 이기려고 안간힘을 썼단 말인가? 왜 체스를 공부하고, 경기에 참가하려고 아까운 주말을 낭비했단 말인가? 시합의 결과는 중요하고, 대니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함께 공감하는게 문제해결의 시발점이다.
그 상황에서는 따뜻하게 안아줄 필요가 있다. 울고 있다면 실컷 울도록 어깨를 빌려주고 “아들아, 네가 자랑스럽다”라는 격려가 필요하다. 때론 슬픔을 마음껏 표현해보라고 말하는 것도 좋다. 실망은 영광을 얻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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