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멀쩡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탈이 나는 것이 투수의 부상입니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한 선수의 고백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여도 몸 안에서는 은밀하게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40개를 던지고 다음날 내가 멀쩡한지 확인하기 위해 돌을 잡고 최대한 멀리 던지곤 했다. 나는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어디도 아프지 않았고,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과 1이닝을 던지고 탈이 났고 다음날에는 팔을 펼 수가 없었다.”

“어깨 부상의 문제는 어깨에 이상을 느끼기 전까지 대부분의 선수가 자신의 어깨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아픔의 강도가 천천히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쌓이다가 어느 순간부터 이상을 느낀다는 것이죠.

간혹 많이 던져서 잘 던지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선수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는 예외일 뿐이거나 자신도 모르게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던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많이 던지기보다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던질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외국 스포츠 지도자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참으로 이상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어린 선수들이 시도 때도 없이 너무 많은 시간을 훈련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훈련을 많이 할수록 체력과 기량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수를 장기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춘 외국의 지도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당한 훈련과 충분한 휴식을 강조합니다. 휴식과 함께 적절한 영양 섭취도 훈련의 일부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해야 선수의 체력과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생각하는 야구교과서> 7회초 “잘 던지면 많이 던져야 할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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