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코칭

자신에게 조금 너그러워져도 괜찮다

“타자라면 누구나 슬럼프를 겪기 마련이다. ‘나쁜 사이클’이라고 생각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게 내 실력이구나’라는 자괴감에 빠졌다.”

운동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일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고백이네요. 선수들이 이런 사고패턴에 빠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운동신경도 타고나는 것이듯 마음의 움직임도 타고난 기질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환경적인 요인을 꼽으라면 어릴 때부터 동작 하나하나에 평가(아마 대부분은 지적과 비난^^)를 받으며 성장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봅니다.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판단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그런 결과로 헛스윙을 하면 “공이 안맞았군.” 하며 가볍게 넘기질 못합니다. “좀 긴장하고 있나?”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를 체크하지 못합니다. 그런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이런저런 판단을 내리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을 다그칠 것을 주문받아왔기 때문입니다.

“물을 쏟았구나. 저기 걸레가 있으니 닦아줄래?”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넌 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니? 이게 도대체 몇번째야?”라고 혼을 내며 물을 쏟았을 뿐인 아이를 졸지에 조심성없는 아이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렇게 일반화시킨 메시지는 대개 최면효과로 인해 현실이 된다고 하지요.

유한준 선수가 ‘이게 내 실력이구나’라는 자괴감에 빠졌다고 말하는 부분에도 마찬가지 맥락이 작용합니다. ‘판단하는 마음’은 자신의 특정한 동작을 넘어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로 발전합니다. “이번 스윙은 좀 빨랐네”라는 생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난 늘 체인지업에 당해.”, “난 타격에 재능이 없나봐.” 이렇게 터무니없이 일반화시키는 것입니다.

유한준선수는 ‘밑바닥을 찍고’ 나서야 그런 사고패턴에서 자유로워졌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도 의미심장합니다. 기존의 ‘애를 쓰고 노력하는’ 방식으로 벗어난 것이 아님을 고백한 것입니다. 유한준 선수가 과거의 자기자신에게 해주는 연민의 말을 어린 선수들도 매일 들으며 운동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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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각 전성기’ 30대 유한준이 20대의 유한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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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자기비하의 패턴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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