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 알파고 이후 바둑계에 벌어진 일들, 그리고 야구
아래 기사를 보고 몇 자 적고 싶어 졌습니다. 야구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데이터와 영상분석 장비의 발달로 선수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이 점점 정교해지고 확률과 통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선수는 점점 ‘실행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마운드와 타석에서 감과 경험을 총동원해 복잡한 수싸움을 할 필요가 줄어들고 있죠.
얼마 전에 이치로 선수도 야구의 재미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거대한 파도를 막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낭만은 대체로 잉여의 가치니까요.
다만 바둑돌을 가만히 놓기만 하면 되는 바둑과 달리 야구는 제 아무리 확률 높은 전략을 준비하더라도 몸을 이용해 그것을 실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수행해야 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사방팔방으로 들끓는 것도 장애물이 되구요. 인간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100%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 어쩌면 야구에는 다행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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