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려고 할 때 스스로에게 하는 말 (브루스 보치)
이영미 기자님의 브루스 보치 감독 인터뷰 기사는 코치의 역할에 대한 많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내가 비밀 한 가지를 알려주겠다. 사람들은 경기 중의 내 모습이 항상 평온해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끔은 (손으로 가슴을 문지르며)내 속도 타들어간다. 겉으로 보이는 내 모습을 보고 내가 마음 편하게 경기를 보고 있다고 속지 말라. 나도 선수들이 어이없는 수비 실책을 하거나 참을성 없이 헛스윙하다가 삼진 아웃으로 물러날 때면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대신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은 던지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선수로 있을 때 감독들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갑자기 경기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졌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한테는 그런 아픔을 주지 않으려 한다.”
“믿음은 한순간에 생기는 게 아니다. 그래도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 선수가 성적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나도 사람인지라 그 선수의 재능을 믿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런 조짐이 보이면 내가 선수였을 때를 떠올린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야구는 어려운 스포츠다’라고.
선수의 성적이 좋을 때는 감독은 거의 필요 없다. 선수들 스스로 자신감있게 해나간다. 반대로 감독은 선수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필요한 존재이다. 선수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감독이 그의 능력을 믿고 있다는 걸 옆에서 보여줘야 한다. 내가 옆에서 자신감을 주면 선수가 다시 힘을 낼 수 있지만 가장 믿었던 감독이 선수를 버린다면 그는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건 감독 책임이다. 감독이 잘못한 일이다.”
“베테랑 선수들과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화는 나눠도 내가 조언해줄 게 별로 없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은 내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이 야구에 대해 갖는 신념과 철학도 들어보고, 나도 그들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처음 팀에 들어왔을 경우 일부러 많은 일들을 시키지 않는다. 그들이 갖고 온 재능들을 우선 다 보여줬으면 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을 바꾸거나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싫다. 황재균 같은 경우도 그렇다. 난 황재균이 그가 갖고 있는 재능을 그대로 보여줬으면 한다. 내가 처음부터 황재균에게 많은 것을 시켰다면 그는 나를 불편한 마음으로 대했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겐 신뢰감을 쌓는 게 참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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